언제부터 사람들은 정신적인 치유에 관해 주목하기 시작했을까. 스트레스를 풀기 위함이라 할진대 정작 이 스트레스라는 말도 생긴 지 세기조차 넘기지 못했고 어쩌면 이 현대에 단어인 스트레스로 우리는 각종 환경과 요인들을 스트레스로 규정지어 치유할 거리를 쌓아 올렸는지도 모르겠다. 이는 삶의 여유와 풍족함에서 따른 행위일지도 모르겠으나 늘어나는 여유와는 반대로 누군가를 위한다는 마음, 자기중심적인 생각이 사람들의 마음속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 상황 속에서 항상 남을 생각하고 남을 위해 고민하는 소녀의 모습으로 현실적인 배경과 상상의 세계 모두를 아울러 치밀한 치유를 펼쳐 보이는 작품이 하나 있다. 바로 2019년 개봉한 ‘옷코는 초등학생 사장님!’이라는 극장용 애니메이션 작품이다. 모든 매체의 성장은 상업적인..
많은 팬들에게 오랫동안 인정받아온 감동 코드로 감동적인 애니메이션을 추천할 때는 항상 이름이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작품이 있다. 그건 바로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약칭 아노하나다. 청춘과 성장을 주제로 한 드라마며 대략적인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소꿉친구 여섯 이서 '초 평화 버스터즈' 하지만 그중 하나인 멘마는 사고로 목숨을 잃고 만다. 그때의 얽힌 기억과 사건들로 외견과 사회에서 바라보아주는 인식은 성장했지만 그때의 일에 마음 한 부분을 사로잡혀 각자의 고통 속에서 살아오게 되는데, 어느 날 주인공인 진땅 앞에 성장한 모습의 멘마가 나타나게 되고, 그때의 아픔과 지금의 속박을 함께 극복하며 성장하는 드라마다. 각자의 갈등이 공통의 갈등으로 개인의 문제가 전체에게 영향을 ..
뱅드림 1기는 흑역사, 없는 취급? 2기는 은총? 방영 당시 일부 한국 팬들에게(어쩌면 상당수 일본 팬들도) 온갖 비판이 쏟아졌던 뱅드림 1기(Bang dream!). 확실히 뱅드림 1기의 작화는 좋지 않았고 작화에 대해서 옹호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감상 당시에도 뱅드림의 이야기와 감동이 전해지지 못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2기까지 감상이 끝난 이 시점 1기의 부각되는 장점도 보였다. 뱅드림의 1기를 현재 종영한 2기에 맞춰 재조명하고 1기와 2기 각자의 의도와 방향성 그리고 애니메이션 내, 외적으로의 특장점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한다. 우선 뱅드림 1기 2017년 1분기 방영작으로 제작사는 'XEBEC'이다 인기작도 많았고 작화가 좋은 작품은 퀄리티도 높은 데다 생긴 지도 어느 정도 된 제작..
올 가을 최대의 감성을 선사하겠다는 거창한 표어로 국내에 발을 디딘 리즈의 파랑새. 그 최대의 감성으로 여학생들 끼리의 우애, 친애 이외의 더 있을 듯한 감정과 관계를 통한 성장을 다루고 있다. 보통 저연령층 이외 애니메이션에게는 그다지 관대하지 않은 한국 스크린 시장에서 그것도 여성간의 미묘한 감정으로 감성을 전달한다는 마이너한 주제의 영화가 한국에 내딛을 수 있었을까. 물론 대형 애니메이션 제작사 중 한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쿄토 애니메이션의 작품이기도 하고 이전부터 원작소설과 애니메이션으로 지속적인 인기를 쌓아오던 ‘울려러 유포니엄!’의 시리즈라는 점에서 진출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영화 내적으로 어떤 힘을 가지고 있고 여러 차례 관람하며 포착할 수 있었던 관객을 끌어들이는 힘에 대해서 이..
80, 90년대 생을 전후해서 꽤나 폭넓은 연령층에 걸친 많은 사람에게 TV에서 송출되던 애니메이션의 추억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공중파 황금시간대에 앞다투어 애니메이션을 송출하던 시기도 있었고 투니버스의 전성기를 기억하는 사람도 많죠. 그때 그 시절의 공통점으로는 로컬라이징을 들 수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에 대해 감복하고 마음을 함께 하며 즐기던 그때의 캐릭터들은 대부분 한국식으로 로컬라이징이 되어있었죠. 일상계와 맞닿아 있는 주제 작품들에 한해서지만 그때 우리의 지명과 우리 식 이름으로 재탄생된 캐릭터들과 함께 새로운 일상을 감상하며 즐겼던 때가 있던 것입니다. 지금도 애니메이션 방송사에서는 수입 애니메이션에 대해 로컬라이징을 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저연령층의 작품들에 한해서만 이루어지고 있..
서브컬처계의 지지 않는 뜨거운 감자 에반게리온, 첫 방영 이후 수많은 추측과 해석으로 온갖 논문과 해석집이 출간될 정도로 하나의 현상으로까지 나타났던 애니메이션이다. 국내 서브컬처계에도 이와 비슷한 혹은 한국 시장만의 특이성이 더해진 파장을 일으켰던 작품이고 지금까지고 그 화제성과 인기는 이어져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인기와 언급 사이에 항상 존재하는 에바의 꼬리표가 있다. 바로 불친절함과 우회적인 묘사로 인한 볼맨 소리가 그것이다. 온갖 추측과 해석이 있다는 사실만 인지하고 실제로 애니메이션에서는 TVA완결에서는 미완성인 이야기를 보여주는 불친절함 까지 보여 이에 반감을 가지는 팬들이 많고 이런 의견들이 계속되어오다 이제는 사람들이 관심을 끌기 위해서 의미 없이 우회적인 언급만을 도배했다는 비약까지 나..
소재의 꿈을 찾아 헤매는 오랜 여정으로 이미 충분한 기존 설정이 넘쳐나는 상태, 당연히 밀리터리를 결부하려는 많은 시도가 있어왔다. 캐릭터를 이해하고 애호하는 일본 애니메이션 팬을 이해한 제작 측의 의도와 새로움을 추구하는 사이에 발견된 밀리터리라는 가능성을 합친 결과물도 많이 있어왔다. 그들은 재해석한 병기를 캐릭터에 입힌다든지 고증을 지켜 외관까지 재현해낸 병기에 소녀들을 직접 태운다든지 각종 방법으로 매력 있는 캐릭터들을 만들어냈다. 그중에서도 이건 전투기에 탑승한 형태로 창공을 가르는 소녀들의 이야기다. 2019년 1분기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은 GEMBA와 Digital Frontier의 협력 제작으로 이 중 디지털 프런티어는 모션 캡처를 이용한 3D의 제작을 하던 업체이며 게임, 영화 등 여러 ..
남성 캐릭터가 많은 작품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여성향 작품의 여부를 떠나 시각적으로나 청각적으로나 지루하게만 느껴질 뿐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스스로의 작품 선정 기준을 가진 터라 '미소년 탐정단'이라는 제목만 보고도 헛웃음을 지었습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화 '가타리 시리즈'의 열렬 팬이기도 합니다. 니시오 이신과 신보 아키유키의 이름이 같이 올라왔으니 이전의 규칙을 깨서라도 해당 작품이 어떤지 확인이라도 해봐야했습니다. 운율감 있는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색채와 활자가 리듬감 있게 화면에 끼어드는 특유의 작풍을 오랜만에 볼 수 있었네요. 사실 다양한 색채나 특유의 활자를 이용한 연출은 해당 감독의 다른 연출작에도 있습니다. 하지만 복잡한 색채나 동화같은 장면들, 빠르게 전환되는 글자들이 원작자 특유의..
한동안 이세계물을 보지 않았습니다. 애니메이션을 보며 머리 싸매지 않고 편하게 쉬는 기분을 받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애니메이션이 전해주는 이야기의 무게나 감동의 정도를 얕잡아 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좀 더 휴식에 초점을 맞추고 싶어서 비교적 서사가 필요한 편인 판타지 물은 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1년 가까이 감상하는 작품의 폭을 너무 제한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전처럼 좀 더 다양한 작품을 보기로 마음먹고 이번 분기 판타지 물을 다시 보기 시작했습니다. 일련의 거창한 과정들이 무색하게 첫번째로 선택한 판타지 물은 1년 동안 끝없이 찾아왔던 치유물 그 자체네요. 작품 시작부터 주인공이 '슬로우 라이프'를 강조 하더니 오로지 시청자를 편하게 해주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1화에서 주변 인..
생각 이상으로 입체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작품 속 캐릭터나 이야기, 중심 주제와 서술, 전개 전부 예상했던 것 보다 복잡했네요. 해당 작품이 이야기를 사람 냄새 나게 전개한다고 첫인상으로 글을 적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면서 소생과 사랑이란 키워드를 떠올렸는데 지금 와서는 해당 작품에 대한 인상이 완전 바뀌었네요. 모든 면에서 기대 이상이었지만 기대와는 달랐습니다. 어두운 분위기 속에 긍정적인 키워드를 초반에 강하게 심어준 후 반대로 다시 작풍을 어둡게 만들어 대비로 인한 효과를 이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소생과 관심이라는 키워드도 틀린 말은 아닌 듯 한데 진짜 하고 싶은 말을 효과적으로 숨겨두었네요. 오히려 사랑이라는 단어의 의미와 통념을 한번 더 꿰뚫어 더욱 본질에 집중합니다. 작품 외적인 완성도에 대..
초반부를 감상하며 떠오른 몇 가지 주제가 있습니다. 그 중 돌아봄과 소생이라는 키워드가 가장 뚜렷하게 느껴지네요. 1화 첫 장면에서 빛을 발하며 죽어가는 반딧불이가 도로 중간에 있었습니다. 그걸 본 아이는 반딧불이를 감싸쥐고는 클랙션을 누르는 택시에게 못마땅한 눈길을 한 번 준 후 멀어지죠. 장면에서는 택시의 라이트가 비춰지며 한참을 기다리지만 아이는 무시한 채 반딧불이에게 관심을 쏟습니다. 아직 초반부라 전체를 작품 관통하는 큰 줄기일지는 모르지만 피해를 받는 작은 것(반딧불이)을 지키며 외압, 무언의 질서(택시)에게서 지키는 모습을 나타낸 장면인 듯 보였네요. 제목에 들어있는 프라이어리티(앞섬, 순서)에 의미를 주인공의 입장에서 실천하는 모습입니다. 세간의 인식(신호, 클랙션)과 반대로 주인공은 관심..
트리거의 최근 오리지널 작품 중에서는 가장 시청자 친화적인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애초에 '달링 인 더 프랑키스'의 의외의 전개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제작사에게 불친절하고 고집있는 작품을 만든다는 프레임을 씌웠었죠. 하지만 최근의 오리지널 TVA들을 쭉 들어 보면 오히려 제작측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를 가장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제작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 2~3년의 작품들을 들어봐도 편성이 길지는 않지만 작품 하나하나 마다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한마디를 꼭 남겨주었습니다. 그건 제작측과 시청자가 다르게 규정할 수 있지만 가장 간단하게 접근하더라도 만남, 희생, 인류 등 각종 요소를 뚜렷하게 전달했죠. 바로 이전 BNA에서도 여러 전하고 싶은 말들을 개성있는 캐릭터들로 비유적으로 표현해냈습니다. 하..
몬스터 아가씨의 의사 선생님, 마치 옛날 이야기의 제목 마냥 어휘가 소박하기도 하고 단어 사이의 관계를 정감있게 적어낸 느낌이 납니다. 이런 생각 처럼 작품의 이야기도 기름기 없이 편안했던 감상으로 남습니다. 물론 매 화 마다 상상되는 혹은 상상을 뛰어넘는 온갖 매니악한 망상과 성욕이 이야기에 들어오기도 합니다. 작가가 상상한 판타지 속 생물의 신체를 이용하는 식이죠. 마치 몸이 분리 가능했던 쿠나이 같은 경우는 다리가 떨어져 있더라도 감각이 본체에 전해지며 뜻밖의 오감을 체험하는 식입니다. 다만 이런 욕구가 투영된 장면들이 전부가 아니라 생사 혹은 고통과 치유라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욕구에 기대어 오갈 수 있는 감정과 대화들을 이야기로 재밌게 풀어 낸 것이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이야기의 방식 자체는 ..
https://www.youtube.com/watch?v=-nI6arhPbhA 일본 서브컬처 관련 상품들을 수입, 배급하는 미라지 엔터테인먼트에서 2019년 정식 발매 예정 작품의 티저를 공개했습니다. 7초가량의 티저에서 릿카네 가게에 있던 오래된 컴퓨터(정크) 화면에 주제가 중 일부였던 '너를 따분함으로부터 구해주러 왔어'라는 문구가 띄워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2018년 4분기에 방영했던 화제작 SSSS.그리드맨 이외에는 다른 추리가 나올 수 없을 정도의 정보입니다. 원펀맨 1기 정식 발매 이후 부터 꾸준히 정식 발매 블루레이에 한국어 음성을 함께 넣어서 발매하던 미라지 엔터테인먼트의 방향으로 보아 이번 SSSS.그리드맨에서도 한국어 더빙 음성이 수록될 것 같습니다. 작품의 방향과 연출을 세심히..
https://www.youtube.com/watch?v=ok0Hzr2lzT8 2008년 방영 당시부터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청춘물 '토라도라!'가 국내의 배급사인 '미라지 엔터테인먼트'에 의해 정식 발매가 결정됐습니다. 미라지 엔터테인먼트는 공식 유튜브에서 4월 8일 차기작 발매 티저를 통해서 팬들에게 영상 속에 토라도라의 OST와 타이틀의 모양을 빌려 힌트를 전달했죠. 영상의 시작 부분부터 '입덕애니'라는 타이틀을 내거는 것으로 보아 오랫동안 사랑받아왔고 좋은 작품인 만큼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는 작품이라 기존의 추억을 간직한 소비자들을 겨냥한 좋은 선택이라고 여겨집니다. 토라도라는 애니맥스가 아직 한국어 더빙을 지원할 당시에 더빙까지 해서 한국에 먼저 발을 들였던 전적이 있던 작품입니다. 당시..
더욱 많고 다양한 사람들에게 쉽고 보편적으로 다가가기 위한 정부(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해외 우수프로그램 우리말 더빙 지원 정책에서 일본 애니메이선 중에서는 '일하는 세포'와 '7o3x 0.01초의 싸움'이 선정되었네요. https://www.kca.kr/boardView.do?pageId=www47&boardId=NOTICE&seq=8335432 2018년 3분기의 화제작이었던 '일하는 세포' 생물의 상식과 관련된 교육적인 내용과 아기자기한 세계관 때문에 국내 팬들도 우리말 더빙 가능성을 제기했었죠. 수입사가 더빙 지원 정책을 중단했던 애니맥스 코리아라서 모두 회의적인 태도로 결론났었지만 우수 프로그램으로 선정되어 더빙이 결정됐네요. 일본에서는 일하는 세포 2기도 제작이 결정됐었으니 1기의 우리말 더..
https://youtu.be/TOYZ1JsDkXY 원판으로 감상하다가 이건 더빙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감상을 멈췄었는데 바로 얼마 뒤 투니버스에서 방영 발표했고 지금은 이렇게 PV까지 나왔네요 카트리에일 레이튼의 무대가 됐던 2세대의 게임 미스터리 저니 일곱 대부호의 음모의 연장선상에 있는 미디어 믹스입니다 한국어로 더빙도 됐었는데 그때의 성우진을 유지하지 않을까 싶네요 카트리에일 레이튼 cv. 윤아영 노아 몬톨 cv. 남도형 셜로 cv. 엄상현 등등... 상대하는 연령층이 낮은 애니라 이야기에 그렇게 복잡한 것을 포함하고 있진 않았지만 간단한 주제 하나하나가 명확해서 온전히 마음에 전해지는 덕분에 매 화 감동하면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 가장 편한 모국어를 사용한 더빙으로 감상하면 더더욱 마음에 잘 ..
자음이 뜻을 더해준다고 하지만 전달력과 명확하고 또랑또랑한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는 모음에 날을 세워야 함을 최근 깨닫는 중이다. 전달력과 발음에 대해 고질적인 고민이 있는 사람으로서 온갖 연습을 거듭하며 생각을 해 왔지만 최근에야 또 하나 깨달음을 얻은 듯 해 오래 기억하기 위해 글로 남기게 된다. 흔히 같은 자음이 오거나 보편적으로 발음이 힘든 'ㄹ'같은 것들에 대해 본인도 많이 힘들어했고 타파법을 찾았지만 최근 이런 자음의 정확한 발음을 살리기보다는 자음들은 가볍게 밟아주고 함께 있는 모음들에 힘을 실어야 한결 더 명확해짐을 느끼게 되었다. 연달아 오는 자음이나 평소에 발음이 힘든 단어가 눈에 들어오면 먼저 입에 힘이 들어가며 주의를 하는 것보다는 모음에 의식을 집중시켜 말 그대로 칼과 같은 발음을 ..
새로이 내 의식 속에 떠올라 오랜 기간 나를 괴롭히던 발음이 또 하나의 해답을 찾았기에 다시 이어서 글을 쓰게 된다. 'ㄹ'이 연속된 발음이나 'ㄷ'와'ㄹ'이 함께 오는 발음 그리고 'ㄴ'이 연달아 오거나 'ㄹ','ㄷ'과 함께 올 때는 발음을 명석히 하지 못하고 뭉개버리는 것이 최근 떠오른 문제였다. 내가 달려가는 길 중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인 이 발음이 안된다는 것은 연습에 집중도 안되고 희망이 떨어짐과 함께 우울함까지 찾아오는 문제였다. 그래서 이 발음을 해결하기 위해 보통은 혼자 연습 중간에 깨닫고 정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이번에는 성우들의 인터뷰나 녹음 현장 모습에서 입모양을 일일이 관찰하고 인터넷에서 아나운서나 스피치 센터의 글을 찾아가며 적용해보기도 하고 온갖 방면으로 노력했다. 하..
지금 이 글을 쓰는 나의 상태는 평소대로의 연습 루틴인 낭독과 시사, 캐릭터 연습을 비교적 안정적인 시간대에 어느 정도 해 둔 상태다. 오후 무렵이면 쏟아지는 잠 때문에 낮잠도 30분가량 체워넣은 상태에서 이 시간이면 연습이 그렇게 안 된 하루는 아니다. 하지만 또다시 나를 괴롭히는 발음 문제 때문에 하루를 괴로워하다 이렇게 다시 모종의 해결안을 찾고 다시 기억하며 이를 의식하고 앞으로 정진하기 위해 글로써 남기고자 한다. 몸의 악기를 다루는 분야의 하나로써 몸 자체의 컨디션에도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전제 하에 지금의 상태는 평소보다 조금은 처지고 피곤함이 깔려있는 상태였다. 때문에 발음이 조금 더 무뎌지고 뭉개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프로를 지망하는 입장에서 이런 일정치 못한 퀄리티의 음성을 ..
나는 독서에 관해 항상 흥미가 있었다. 이런 관심과 연습에 대한 열망을 겹쳐서 낭독 연습을 연습의 중요한 한 축으로 삼고 있다. 낭독이라 하면 편안히 테이블에 앉은 깔끔한 차림의 사람이 찬찬히 품위 있게 읽어 내려가는 모습이 떠오르지만 내가 하는 연습의 실상은 전혀 우아하지 않다. 첫째 이게 내가 알던 낭독이 맞나 싶을 정도로 잘못 읽고 발음 씹고 절고 혀가 지치고 뱃심이 딸리고 아수라장도 아니다. 낭독을 시작한 초반에는 더더욱 심했고 몇 달 동안 십 수권의 책들을 낭독으로 독파한 지금은 조금 나아진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몹시 고통스러운 과정임에 틀림없다. 게다가 낭독이라는 것이 내 무의식에 어떤 것이 수시로 바뀌어 어떤 날은 좋은 발음에 좋은 소리 그리고 좋은 템포로 잘 읽히기도 하지만 어느 날은 ..
공부를 시작한 이래로 항상 떠나지 않는 대표적인 문제점이 있다고 하면 그것은 발음이라고 생각한다. 부모님께 감사하게도 발음 상 구강의 문제는 없어도(외견 상 문제와는 별개) 항상 명확하지 못한 발음과 씹거나 뭉개버리는 발음이 개인적으로 빈번하다. 정말 꾸준한 양으로 밀어붙이는 수련 같은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고 만약 발음이 완성된다면 프로스러운 완성도의 시작이자 기본이 마련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선생님들도 그렇고 공통적으로 하는 말들이 있다, 성우가 되기 전에는 평소 말투가 발음도 엉망이고 말의 속도가 빨라서 알아들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고. 지금 성우로 활동하고 프로가 된 선생님들에게는 없는 과거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이 말에서 발음 문제의 시작과 끝이 모두 담겨있다고 생각된다. 우선 발음을 할 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