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아가씨의 의사 선생님 감상 소회, 망상 동화

몬스터 아가씨의 의사 선생님, 마치 옛날 이야기의 제목 마냥

어휘가 소박하기도 하고 단어 사이의 관계를 정감있게 적어낸 느낌이 납니다.

이런 생각 처럼 작품의 이야기도 기름기 없이 편안했던 감상으로 남습니다.

물론 매 화 마다 상상되는 혹은 상상을 뛰어넘는

온갖 매니악한 망상과 성욕이 이야기에 들어오기도 합니다.

작가가 상상한 판타지 속 생물의 신체를 이용하는 식이죠.

마치 몸이 분리 가능했던 쿠나이 같은 경우는

다리가 떨어져 있더라도 감각이 본체에 전해지며 뜻밖의 오감을 체험하는 식입니다.

 

다만 이런 욕구가 투영된 장면들이 전부가 아니라

생사 혹은 고통과 치유라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욕구에 기대어

오갈 수 있는 감정과 대화들을 이야기로 재밌게 풀어 낸 것이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이야기의 방식 자체는 어릴 때 곧잘 읽는 동화책의 전개와 비슷할지도 모르겠네요.

간단히 하나 떠올려 보자면 '의사 선생님이 사자에게 왕진을 가서 목에 걸린 가시를 빼 준다'와 같은

동화책에서 주로 있을 법한 이런 선들이 그대로 적용되어 있습니다.

다만 캐릭터를 재미있고, 육감적으로 그려내는 동시에 작가의 상상력을 힘껏 발휘한

여러 종족들의 고충과 사연을 녹여낸 부분이 추가되어 있죠.

 

언뜻 보면 흔히 몬무스라 일컫는 특이한 취향을 만족시켜주기 위한

단순한 포르노라고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의사인 그렌이 여러 종족을 치유해주며 얻어지는 이야기들이 더욱 소중하다고 말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 복잡한 스토리 라인을 그리고 있지는 않지만

오히려 솔직하고 알기 쉽게 이야기들이 구성되어 있어서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작품의 전체적인 퀄리티도 분기에 손꼽을만하다 이 정도는 아니지만

항상 감동을 기대하며 감상하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물론 여러 욕망에 기반해 그려낸 각종 캐릭터들이 매력적인 것도 사실이죠.

그리고 앞에서는 계속 의술과 사람 이야기에 대해서 언급을 했었지만

사실상 이렇게 서로 오가는 호감 속 사랑에 대한 이야기도 꽤나 기억에 남습니다.

 

항상 '심각한 상황이 지난 후 환자가 의사에게 환심을 품고, 그걸 조수인 사펜티드가 질투한다'의 플롯이

반복적으로 사용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사펜티드의 호감을 워낙 일편단심으로 그리고 순수하게 그려낸 점 자체도 매력적이었고

이런 사랑 이야기를 자칫 심각하게 발전시키지 않고

3자가 보기에는 항상 유쾌하게 그려낸 것도 이 작품을 부담감 없이 보게 만드는 요소였던 것 같습니다.

의사 그랜이 자신이 치유해준 모든 환자들에게 사랑을 받게되는 애니메이션의 마무리는

보는 내내 예상되기도 했으면서도 끝에 가서는 화목한 이야기로 각인되는 포인트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에 매력을 느낄 수 있었던 가장 결정적인 부분은

아무래도 여러 종족이 등장한다는 점이겠죠.

항상 판타지스러운 종족을 만들어 낼 때에는 공통적으로

해당 종족이 본능에 충실하다는 점과 인간 만큼 영악하지 않다는 전제가 있기도 합니다.

 

어쩌면 우리 생활 속 수 많은 관계와 생각 속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이 투영된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순수한 대상을 만들어내고 이런 존재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편안함을 느끼고 복잡한 현실에서 강하게 도망칠수도 있었죠.

그런 부분에서도 순수한 대상들이 마음가는 대로 솔직하게 호감을 표현하는

이 작품은 더욱 뛰어나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특이한 취향을 가진 애니메이션 팬들이 더욱 호감을 갖고 이 작품에 대해서 접할 수는 있겠지만

그걸 제외하더라도 편하게 마음가는대로 쉬어갈 수 있는 동화같은 부분이 있던 작품이었습니다.

망상 속에서도 행복한 망상으로만 선택 취사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은근히 빠져들게 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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