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에 품었던 기대에 비해 한동안 떨어지는 퀄리티나 결방으로 인해 아쉬웠던 작품인데 뒤로 갈수록 스포츠물 다운 면모를 보이며 완전히 궤도로 올라타 기대에 준하는 모습을 보여줬네요. 거기에 중후반부까지 스토리의 템포가 나아가지 않는 걸 보고 약간은 의아해했는데 완결까지 더해서 완전한 시작의 이야기로 만든 게 완성도를 더해줍니다. 게임의 홍보만 하는 수준으로 끝나버릴 애니메이션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마지막 전국대회에서는 여느 스포츠물만큼의 집중할 수 있는 열기를 띠어주었습니다. 작화에 대한 여유 탓인지 개인의 감정 묘사에는 그렇게 힘을 쏟지 못한 이전 화들이었지만 전국대회 에피소드에서는 잦은 클로즈업으로 매 상황마다 인물들의 감정을 조명해 저마다의 분량도 확보하고 확실히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습니..
가뜩이나 내용을 온전히 파악하기 힘든 초단편 애니메이션인 데다 지역이 소재가 되는 애니메이션은 흔히 템포가 따라가기 힘든 경우가 많죠. 하지만 야토가메짱 관찰일기 같은 경우는 캐릭터의 수가 많지 않고 저마다의 특색도 확실해서 매 화 명료한 개그와 더불어 완결적인 이야기였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나고야를 알리는 듯한 방향은 맞지만 은근히 냉소적이고 편견이 그득한 시선으로 도입하는 게 유쾌했던 것 같습니다. 뜻밖의 설정으로 정작 야토가메 양을 제외 하고는 나고야사람이 없기 때문에 사실 모두가 편협한 시각을 갖고 있고 결국은 야토가메 양이 홀로 싸워나간다는 구도가 되었죠. 게다가 지역 홍보라는 내용을 따로 놓고 캐릭터만 보더라도 일상, 모에물로써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캐릭터로 만들어내는 개그와..
온갖 상상력과 판타지로 뒤덮인 이야기였네요. 캐릭터성이 녹아들어간 각자마다의 심리 묘사와 독백의 내용은 생각보다 좋은 여운과 이야기를 남겨줄 수 있을 법하지만 작가의 폭발적인 상상력이 이를 덮어버립니다. 판타지라는 언급도 선생님과 학생이라는 관계의 특이성을 지칭하는 게 아니라 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건이 무지막지해서 이 단어 말고는 표현할 길이 마땅치 않았네요. 마치 00년대 즈음 여러 웹 등지에 연재되던 성인 웹툰 같은 상황이 잔뜩 그려지고 있습니다. 초반에는 그마저도 어느 정도 '설마 이러겠어'같이 예상 가능한 수준에서 여러 에로 한 장면을 만들어냈지만 가면 갈수록 예측조차 불가능해졌습니다. 마치 위기탈출 넘버원에서 아주 사소한 단서 하나로 사건을 이끌어내듯이 이런 사소한 복선으로 어마어마한 사건을..
마지막화라고 생각을 하고 보니 전혀 완결성이 보이지 않는 이야기에 원작 자체에 회의를 갖기도 하고 마구 의심이 드는 전개였습니다. 여름축제라는 소재가 쓰이는 건 흔히 중반부 무렵 쉬어가는 화에서 자주 보여주죠. 다만 예고편의 연출에서는 그래도 완결성을 향해 달려가는 듯 보였지만 정작 13화를 확인하니 전혀 그런 움직임은 없었습니다. 다른 수작이라 평가받는 러브 코미디와 비교도 하게 되면서 예전에는 적어도 2 쿨 편성 이상의 볼륨으로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를 시청자에게 전해주었죠. 이제는 러브 코미디라도 완결적인 이야기를 내놓기 힘들게 되는건가 별의별 생각이 다 들 정도였습니다. 다만 확인해보니 이미 분할 2쿨 처럼 2019년 4분기에 2기가 방영 예정이었네요. 저번 화도 그렇고 이번 화도 그렇고 어쩌면 착..
일본에서는 흔히 연인 사이의 관계 진전을 A, B, C로 표현하곤 하는데 그중 C에만 여념이 없던 이야기가 갑자기 A부터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은 뒤틀린 사춘기 여고생의 욕망에 작품 전체가 휘둘렸다면 차분하게 풋내 나는 연인의 모습을 다뤄냈네요. 마지막화에 와서야 드디어 고등학생 커플의 러브 코미디 같은 상황을 연출해줍니다. 그렇다고 이를 이끌어나가는 아오의 텐션까지 차분한건 아니었죠. 여전히 온갖 감정표현으로 개그와 함께 이끌어 가는 가운데 이야기가 차분해져서 더욱 이 둘 커플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지 않나 싶습니다. 보통 작품이 마음에 들면 캐릭터의 성별을 가리지 않고 전부 호감으로 인식되기 마련인데 아오에 비해 키지마의 캐릭터가 너무 일면적이라 애정에 차이가 있는 기분이 드네요. 아오를 부각..
이번 분기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종결이 아닐까 싶네요. 계속 이어지던 실없는 개그 모습에 편히 감상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여겨 왔습니다. 다만 이야기의 완결성과 창의적인 이야기로 깊게 몰입할 수 있었네요. 장난스럽기도 한 움직이는 피규어라는 소재를 가지고 기대 이상의 드라마를 보여준 느낌입니다. 우선 노나와 함께 보게 된 노나가 등장하는 작품 '소녀 행성 탐사'의 마지막 화의 내용도 몹시 인상적이었습니다. 행성 탐사 로봇의 목적과 귀결을 향한 스케일이 정말로 그런 작품이 있을법하게 매력적이고 감동적이었네요. 물론 이 이야기를 통해 노나가 이별을 결심하게 되는 동기의 연관성은 미약하게 느껴지긴 합니다. 다만 감동적인 이야기와 상호작용하며 오타쿠를 표방하는 캐릭터 보우이다 하루토와 그의 애호 대상 노나가..
감상 타이밍들이 꼬여버려서 정신없는 와중에 해당 화를 마지막 화로 착각하고 감상했네요. 게다가 가장 진전이 많았던 타케모토와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어서 제 착각에 박차를 더해 주었습니다. 감상 도중에는 겉모습은 다소 괄괄해도 속마음은 한없이 소녀 같은 타케모토의 이면적인 모습을 귀엽게 다뤄내서 좋았지만 종결적인 이야기를 위해 해당 에피소드로 서둘러 끝맺는 다고 착각하며 생각했습니다. 다만 예상치 못한 다음화 예고를 보고는 러브 스토리 다운 이야기를 간지럽고 풋내 나게 다뤄내어 좋은 에피소드였다고 단숨에 귀결이 나네요. 지금 가장 러브라인 구도를 이루고 있는 각각 오가타와 타케모토 둘이 있죠. 오가타는 캐릭터성이 짙어서 보통의 사랑 이야기와는 특색의 차이가 있지만 오히려 타케모토 쪽이 보통의 기대대는 ..
둘의 만남을 회상하는 에피소드로 끝을 맺었네요, 부담스럽지도 않고 완결성이 느껴지는 좋은 끝맺음입니다. 이전 화 상당수가 주변 인물과 함께 만들어내는 개그 에피소드에 기댄 부분이 있다면 여기서는 순전히 유키시로와 부스지마 둘 만 등장해 둘의 관계 발전 에피소드를 간지럽게 다뤄내고 있네요. 작 중에서도 비슷한 언급들이 있어서 의외성이 돋보이는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둘의 귀엽고 순수한 모습들이 잔뜩 부각되었던 한 화였습니다. 돌발적인 이벤트에도 의지하지 않고 둘의 관계에 대해 잔잔하고 차분하게 이야기 해서 담백한 러브스토리를 보는 듯 했네요. 게다가 마지막까지도 항상 느껴졌던게 이 애니메이션은 묘사 자체의 퀄리티는 높지 않지만 장면과 전체적인 구도와 연출에서 뜻밖의 능숙함을 보여준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마지막화..
봇치와의 일상 이야기가 끝이 났네요. 마지막화라고 완결적인 이야기를 넣거나 시리어스한 이야기를 이끌어내지 않고 잔잔하게 평소대로의 봇치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11화가 퀄리티가 좋았던데 반해 마지막화에서 조금 작화가 덜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평소와 같은 한 편이라고 생각하면 부족하다 생각할 건 없을 듯 싶네요. 1화 때는 그러면 종영이 가까워질 때쯤에는 반 친구들과 전부 사이가 좋아져 있으려나 같은 생각을 했었죠. 다만 같은 반이 계속 이어진다는 설정을 보아하니 아직 여정은 한참 남았나 봅니다. 종업식을 마치고 친구들과 모두 함께 귀가하자는 계획을 세워서 실천한 결과 동참하게 된 인원은 총 6명이네요. 그 후 마지막에 1화 때 처럼 12화 2학기 시업식에서 똑같이 자기소개 하는 장면이 있는데 1화 때와..
이번 분기에 한 쿨동안 이만큼 입체적인 성격을 보여주는 인물이 또 있었을까요. 초반부의 아오는 성적인 것 자체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성격이다가 점점 바뀌어 가며 중후반부에는 아닌 척이라도 하더니 이제는 순수히 키지마를 어떻게 구워삶을까 생각 뿐입니다. 이미 공부에 대한건 뒷전이고 공부할 때의 추진력이 온전히 키지마와의 관계진전을 향해 옮겨온 듯 합니다. 예를 들어 저 캡쳐 같은 경우는 해당 작품을 보지 않은 사람이 저 캡쳐만 접하게 된다면 상상조차 못할 것들을 함의하고 있죠. 어떻게 보면 아오의 목표가 점점 확고해지고 본능에 충실해져 갈수록 감상 후 다룰 이야기들이 줄어드네요. 매 화 저돌적으로 변하다가 선회하길 반복하니 예상이 불가능함을 넘어 예상이 의미가 없어지기도 하고, 그저 아오의 무운만을 빌어줘..
분기 내내 치유에 대해 달려왔어도 가장 어두운 분위기를 조성했던 마지막 화가 아이러니하게 치유의 힘이 가장 강한 듯싶었습니다. 치밀한 연출 덕분이 아닌가 생각을 해 봅니다. 우선 평소와 달리 도입부부터 채도가 짙고 어두운 톤의 채색으로 이전과 다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그리고 대사는 대부분이 나카노의 조곤조곤한 독백과 혼잣말로 이루어져 있죠. 삶의 충실한 코엔지, 시로 커플도 평소처럼 너스레와 해맑은 모습을 유지하지만 역시 어두운 배경과 평소와 다른 감각의 채색으로 오히려 밝으면 밝을수록 지금 상황의 이질감과 더불어 불안한 감정을 고양시킵니다. 사실 이 둘의 이별에 가까운 상황에서 일어나는 이야기 자체는 그리 특별성이 돋보이는 건 아닙니다. 나카노의 선조 일로 이미 은인의 소실을 경험했던 센코는 그 후예..
흡족한 마지막 화가 되었네요 메시지와 여운 모두를 착실히 챙기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보여준 단서와 언급으로 인해 로스트는 통로 같은 개념이 아닌 진앙에 휩쓸린 전부가 완전한 동시 소멸과 더불어 이전 혹은 다른 시간, 세계상으로의 회귀를 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선행되어 유키가 있는 세계에 멸망 직전의 세계 3인의 과학자가 온 것도 전체적인 소멸을 통한 회귀를 위해 왔죠. 서로를 인식하고 관측하는 대상을 구현해내고 유지시키는 '영혼'의 존재가 이들 계획의 원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해당 시간 선의 완전한 전복으로 자기 세계상의 인식 가능한 모든 데이터로 세계를 되돌리며 채워 넣으려는 것이죠. 이런 계획과 유키의 아버지 다이치가 충돌하면서 다이치는 유키가 있는 이 세계를 유지시키고 회귀하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