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하게 볼 수 있으면서도 마음 한편에 남겨주는 것 또한 확실했던 애니메이션. 재난, 표류라고 생각하면 고운 생각은 들지 않고 실제로 처한 상황이나 전개도 밝지만은 않았지만 모두의 합심으로 해쳐나가는 공통된 분위기가 이런 걸 잊게 만들어 주었네요. 동화와 연속극의 좋은 점을 흡수해 얼마든지 꾸며낼 수 있다는 게 애니메이션의 특장점이라고 홀로 떠올리고는 합니다. 이런 유연성을 가장 담백하고 적절히 섞어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잘 짜여진 서사와 깊이 있는 주제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작품의 구조는 간단해서 친근하게 마음을 움직여주었죠. 알 수 없는 전이를 통해 처음부터 기저에 깔고 있던 석연치 않은 분위기를 인물의 이야기를 다루며 혹은 기억을 되짚으며 차근차근 심화시켜 나가고 결정적으로 중심적인 배후와 인..
밀고 당기고 풀고 조이고 완급이 정말로 두드러지네요. 종종 언급하기를 개그나 전개가 특이하고 개성있지만 그걸 펼쳐낼 때의 모습은 다소 획일화 된 것 처럼 보인다고 말이죠. 하지만 그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이만큼의 방대한 완급을 위해서는 장치에 장난을 더했다가는 작품이 흐려질 수도 있었겠네요. 이번 화에서 밝혀진 여행의 음모는 말 그대로 작품 전체를 치밀하게 관통해내기도 하며 사이사이 완급에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었네요. 8화부터 잭의 무뚝뚝한 면을 이용한 철면피 애처가 캐릭터로 지금까지 보여줬던 유쾌한 개그장면들 이상의 모습으로 종종 긴장을 풀어내곤 했죠. 그리고 키트리와 푸니시아의 DNA 검사로 전말이 밝혀지게 된 이후에도 다시금 위기를 동기의식을 전환해 여러 코미디와 함께 다시금 유쾌한 분..
좋은 작품은 언제나 시청자들의 기대와 예상에서 웃돌며 신선함을 선사하죠. 작품들의 이러한 취지를 생각했을 때도 저 너머의 아스트라는 모종의 상상력마저 아득히 뛰어넘습니다. 작품을 접할 때의 기대가 안일한 정도가 아니었나 생각이 들 정도네요. 서사에서 치밀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보여주며 생존이 주제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로 재미있게 구성한 작품이구나 정도로 작품의 묶일 수 없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재미를 선사하던 인물들의 내면 이야기와 그에 더불은 복선 배치도 내용 면에서는 각자마다 커다란 가치를 지니고 있어서 작품의 가치를 한껏 부풀려주네요. 윤화나 키트리 등등 저마다의 이야기 자체에 포함되어 있는 감동과 이야기 전체에 직접 닿아있는 수많은 복선들도 느낄 수 있게 해 주며 작품의 기대감을..
이제까지의 에피소드 중에서도 특히 좋게 봤네요. 내용이 전체적으로 무겁지 않았던 이유도 있겠지만 조난 상황에서도 다시 한번 인물들의 관계와 이야기를 센스 있게 조망해냈습니다. 이제 대부분 인물들의 스텐스가 정해지고 다른 이야기로 넘어갈 법 한데 여유 있는 상황을 연출해줘서 감상하는 시청자에 대한 배려인 동시에 작품을 향한 배려이기도 했습니다. 마치 적도의 관광지를 묘사한 듯한 행성 아리스페이드에서는 자원은 풍족하고 환경도 마치 휴양지 같은 기운을 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바다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니 템포를 완화시키는 만큼 인물들의 수영복 놀음과 같은 서비스적인 면도 확실했네요. 다만 이런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흐르게 되면 분위기가 늘어질 수 있으니 아이들의 조난을 맞이한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중간에 삽입시켜..
처음에 여겼던 작품의 방향성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동시에 이런 면들이 작품의 입체성을 더해주어 독창적인 작품만의 분위기로 여겨지네요. 특이한 공간에서 생존에 대한 이야기 만을 심도 있게 다뤄낼 줄 알았던 초창기와 달리 오히려 인물의 내면과 드라마가 한 편마다 진행되면서 인물들을 커다란 이야기의 한 축으로 차츰차츰 끌어들이는 모습입니다. 물론 서바이벌에 협력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는 계기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여러 복선과 암시를 치밀하게 이야기 내에 이용하는 걸 보면 이러한 개인 에피소드도 하나의 이야기 축을 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번 4화에서는 그 중 항상 무언가를 암시하는 컷들로 등장하던 윤화의 이야기였습니다. 매 화 의미심장한 컷들로 등장했던 상황들을 전부 보상하기에 조금은 힘이 ..
2화에서 재고한 것 처럼 생리적으로 삶과 생존에 직결된 문제와 싸우기 보다는 이야기 속의 배후와 인물 사이의 신뢰같은 서사적인 중심으로 재미를 선사해주네요. 2화 마지막에 통신기구가 의도적으로 부숴져 있다는 내용에서 더 심화되어 'B-5반(해당 우주여행 반)에 넣어 살처분'한다는 대목의 암시까지 한 층 더 방항성을 짙게 드러냅니다. 이런 배경이 드러나는 타이밍과 자연스러움이 아주 매끄러운 건 아니지만 소재에 금방 집중하게 만들어 생각하며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하여금 서로 보완해주네요. 마치 8명의 인물 사이에서 인물의 행동 하나하나 그리고 복선과 장치들을 생각해 가며 추리물과 같은 매력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다만 인물의 개성도 마치 누가 부여한 듯 명확하고 우연성이 짙은 듯 한 느낌이 들기는 합니다. 특정..
1화 감상 후에 떠올린 예상과는 약간 다른 전개인 듯하네요. 개인적으로 품은 생각은 미지의 행성마다 연출되는 여러 생존과 직결된 상황이 펼쳐지면서 극한의 상황에서 인간관계와 군상에 대한 변질과 변화에 대해 다루어 나가는 작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원초적인 내용은 나중에 다루어질지는 몰라도 생각한 만큼 메인 스트림으로 다뤄지지는 않을 것 같네요. 미지의 행성에서 극 중에서 인물을 나타내는 기재로 작용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채취한 열매를 거리낌 없이 먹어버린다거나 간단히 독성 판별기 등을 만드는 모습에서 생존에 대해 필요 이상의 잔혹함과 극적인 상황은 만들어내지 않을 모양입니다. 다만 인물 개인의 스토리와 드라마 그리고 사람 사는 이야기에 더 초점이 가 있네요. 1화부터 불안한 조짐을 보이던 키트리..
굳이 다시 한번 풀어 쓰면 작품의 매력이 반감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우주캠프를 떠난 학생들이 사고를 겪고 생존을 위해 해쳐나가는 내용이라 할 수 있겠네요. 같은 분기에 조난입니까?와 맥락 자체는 같을 지 몰라도 이야기의 스케일은 상당히 다릅니다. 아무튼 이야기를 정리해도 단순하고 평범해보일 수 있지만 이 이야기를 풀어내는 캐릭터의 매력과 그걸 능수능란하게 엮어내고 진전시키는 이야기들로 한껏 매력적으로 다가오네요. 직접 보는게 어떤 말인지 느끼기 쉽겠습니다. 이야기와 연출 전부 빡세게 돌아가고 있네요. 1화부터 치밀한 이야기와 적합한 연출로 최대한의 볼륨을 펼쳐보입니다. 첫 화는 도입을 40분의 편성으로 다뤄냈죠. 인물의 이야기 그리고 위기상황과 이야기의 본격적인 도입까지 유려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