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받는 표정이나 리액션이 아주 풍부했던 주인공이었네요. 죽은 눈이 일품입니다. 온순하고 상냥한 점을 이용해 부원들이 은근하게 놀려먹는 점이 있었죠. 생각해보니 이렇게 고통받는 주인공은 흔치 않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귀여워요.
트리거의 최근 오리지널 작품 중에서는 가장 시청자 친화적인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애초에 '달링 인 더 프랑키스'의 의외의 전개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제작사에게 불친절하고 고집있는 작품을 만든다는 프레임을 씌웠었죠. 하지만 최근의 오리지널 TVA들을 쭉 들어 보면 오히려 제작측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를 가장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제작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 2~3년의 작품들을 들어봐도 편성이 길지는 않지만 작품 하나하나 마다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한마디를 꼭 남겨주었습니다. 그건 제작측과 시청자가 다르게 규정할 수 있지만 가장 간단하게 접근하더라도 만남, 희생, 인류 등 각종 요소를 뚜렷하게 전달했죠. 바로 이전 BNA에서도 여러 전하고 싶은 말들을 개성있는 캐릭터들로 비유적으로 표현해냈습니다. 하..
몬스터 아가씨의 의사 선생님, 마치 옛날 이야기의 제목 마냥 어휘가 소박하기도 하고 단어 사이의 관계를 정감있게 적어낸 느낌이 납니다. 이런 생각 처럼 작품의 이야기도 기름기 없이 편안했던 감상으로 남습니다. 물론 매 화 마다 상상되는 혹은 상상을 뛰어넘는 온갖 매니악한 망상과 성욕이 이야기에 들어오기도 합니다. 작가가 상상한 판타지 속 생물의 신체를 이용하는 식이죠. 마치 몸이 분리 가능했던 쿠나이 같은 경우는 다리가 떨어져 있더라도 감각이 본체에 전해지며 뜻밖의 오감을 체험하는 식입니다. 다만 이런 욕구가 투영된 장면들이 전부가 아니라 생사 혹은 고통과 치유라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욕구에 기대어 오갈 수 있는 감정과 대화들을 이야기로 재밌게 풀어 낸 것이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이야기의 방식 자체는 ..
1화를 감상 하면 보통 새로움 때문에라도 의아한 표정을 짓기 마련인데 그런 부분이 일체 없었네요. 감탄할 부분도 없긴 했습니다, 다만 편안하게 웃으며 보기 너무 좋았네요. 사실 감상 전에는 판타지에 아이돌물이라길래 이 무슨 혼종인가 싶어 봐야겠다 생각만 하곤 의심하며 미루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전에 게임이나 각종 미디어믹스 프로젝트의 선행된 애니메이션에 대한 여러 기억들이 있어서 더더욱 그랬던 것 같네요. 하지만 라피스 리라이츠는 비슷한 분류의 작품들과 꽤나 다른 양상을 보여줍니다. 이야기에 대해서는 별 특이한 점 없이 말 그대로 편안함, 잔잔함 뿐이어서 언급할 부분이 없습니다. 보통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건 작화고 작화로 작품 전체를 판정할 수는 없지만 대개는 부정할 수 없는 맥락이 있습니다. 그..
퀄리티 있는 애니메이션을 보면 영감이 떠오릅니다. 직접적인 구상을 던져준다기 보다 무언가를 추진할 수 있는 기분으로 만들어주죠. 이 데카당스도 온 힘과 머리를 일깨울 만큼 재미있는 작품이라는 게 느껴졌습니다. 인물의 표정 하나와 세계관의 설정 하나하나 마다 즐거워서 새로운 힘이 됩니다. 애니메이션 자체를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항상 명작 반열에 들 법한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의 등장을 기대하고 있죠. 몇 년간 그에 준하게 두드러진 일부 작품들이 있지만 애니메이션이란 범주를 넘어 컨텐츠 자체에도 많은 관심의 분산이 있기 때문에 이전 많은 작품들이 오랫동안 명작으로 거론됐던 것 만큼의 관심과 힘은 받지 못했습니다. 마치 TV의 전체적인 시청률 하락과 비슷한 맥락 일 겁니다. 하지만 길이 언급될 명작 까지는 도달 못..
풀어내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건지 다짜고짜 주인공의 위대함으로 작품을 시작합니다. 거기에 더불어 위대한 주인공의 위대한 대사들은 덤이죠. 저마다 어떻게 받아들여질 지는 모르겠지만 공감과 자연스러움이 지금의 가장 큰 트랜드라고 봤을 때 이와 같은 중 2스러운 가치는 우선되지는 못하는 듯 합니다. 게다가 작품에서 도입의 일정 부분을 스킵해서 이런 부분이 부각되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사람의 인상은 첫 3초만에 결정된다고 하는데 이게 작품을 감상할 때 바로 연결되지는 않아도 메커니즘은 비슷할 거라 생각이 됩니다. 작품을 재생했을 때 보이는 미형이지만 깔끔하지 못한 선과 붕 뜬 색감의 작화를 마주했을 때 이미 어떤 부류의 작품인지 깨달을 수 있었죠. 게다가 애니메이션 도입부에 난데없이 시비를 걸어오는 극히 1차원..
고대 신화에 나오듯 인외의 존재가 섞인 여성상에 대해 특별한 애정을 품은 사람들도 많습니다. 정도나 대상에 따라 여러 용어로 불리는 듯 하지만 해당 작품은 '몬무스'라는 용어로 통칭되는 장르인듯 하네요. 개인적으로도 해당 장르에 각별한 애정이 있기 때문에 서슴없이 보게 되었습니다. 완전 다른 작품이긴 하지만 인물들의 뉘앙스만 비슷한 작품으로 최근 이종족 리뷰어스가 있었죠. 다만 퀄리티도 꽤 다른 점이 눈에 띄네요. 아직까지 감상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부자연스럽거나 부족한 묘사는 보이지 않죠. 미형으로 인물들을 잘 표현해내고 인외의 움직임도 나름대로 풀어냅니다. 다만 중간중간 3D의 활용이나 그렇게 유려하지 못한 컷의 움직임으로 봤을 때 불안불안한 건 사실이네요. 다만 디자인들 자체만 놓고 보면 유려하다고..
한때 국내에서도 어느 정도의 인기를 구가했던 만화이기는 하지만 어떤 매력 때문이었는지는 확실히 기억이 안 나네요. 원작이 정식 발매 되어 만화책으로도 보유하고 있지만 크게 인상에 남은 점이 없긴 합니다. 다만 애니메이션에서 새로이 확인되는 점이 있긴 하네요. 수수하고 평범한 듯한 주인공을 앞세워 갑자기 가슴 크고 귀엽게 생긴 후배가 사사건건 엉겨붙는 게 이야기의 주 내용이었죠. 원작도 이랬는지 기억이 확실지는 않지만 애니메이션에서는 대리만족적 성향이 더더욱 돋보이네요. 아무 관계도 없이 소위 아웃사이더 생활을 이어가는 대학생 남주인공에게 우연찮게 찾아온 여후배, 뭘 말하고 싶은지 일정 부분 예상이 되긴 합니다. 흉부의 발달이 출중한 후배에 대한 묘사도 만화책에서는 적지 않았지만 컷과 묘사의 제한 때문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