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내내 치유에 대해 달려왔어도 가장 어두운 분위기를 조성했던 마지막 화가 아이러니하게 치유의 힘이 가장 강한 듯싶었습니다. 치밀한 연출 덕분이 아닌가 생각을 해 봅니다. 우선 평소와 달리 도입부부터 채도가 짙고 어두운 톤의 채색으로 이전과 다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그리고 대사는 대부분이 나카노의 조곤조곤한 독백과 혼잣말로 이루어져 있죠. 삶의 충실한 코엔지, 시로 커플도 평소처럼 너스레와 해맑은 모습을 유지하지만 역시 어두운 배경과 평소와 다른 감각의 채색으로 오히려 밝으면 밝을수록 지금 상황의 이질감과 더불어 불안한 감정을 고양시킵니다. 사실 이 둘의 이별에 가까운 상황에서 일어나는 이야기 자체는 그리 특별성이 돋보이는 건 아닙니다. 나카노의 선조 일로 이미 은인의 소실을 경험했던 센코는 그 후예..
둘의 일상도 점점 무르익어 가네요, 특별히 힘든 날을 거친 나카노를 위해 센코 씨가 마련한 치유는 '센코 이자카야' 몹시 본격적입니다. 마시고 붓고 나카노는 회사에서의 울분을 다 털어내 버리죠. 하지만 평소와 달리 사라지지 않는 검은 기운, 뭔가 해결되지 않은 사건을 암시합니다. 와중에 재밌었던 건 제작진이 일말의 양심이라고 봐야할지 개그의 소재로 봐야할지 술자리가 시작 될 때 센코 씨가 800살이라는 자막이 띄워졌었죠. 차라리 자막이 없었다면 의식 못 하고 넘어갔을 수도 있을텐데 상기시켜줘서 되짚어보니 참 보통의 정서에는 맞지 않는 풍경이네요. 위법까지는 아니지만 도덕성에서 걸리는게 있습니다. 게다가 시로도 어른의 모습은 아니지만 센코 씨 보다 한 술 더 떠서 취한 모습으로 나오죠. 근데 센코 씨와는 ..
눈이 온 나카노의 세계, 이전 화부터 전개의 조짐이 보였죠. 조마조마하게 졸이며 보던 차 예상 외로 눈을 즐기는 모습만 이어져서 폭풍이 일기 전 대비를 주기 위해 평온한 모습을 연출하는가 싶었지만 강적이 등장하긴 했네요. 바로 얼마 전 더운 여름이라 에어컨 혹은 바다 여행을 다룬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갑자기 겨울로 시기를 옮겨온 걸 보니 이야기의 전전, 종결과 더불어 한 해의 마지막으로 이야기의 종결성을 더하려는 움직임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다 에피소드에서 바다의 집에 처음으로 얼굴을 비추었던 '소라', 비범한 포스와 함께 수백년 급인 센코와 시로와는 달리 수천 년 급인 센코의 상사 격인 존재임을 밝힙니다. 대담한 복장과 함께 찰떡같은 말투의 연기가 돋보이네요. 외형에 개성이 잡아먹히지 않게 연기적으로도..
이번 화도 여전히 작가의 욕망으로 점철된 치유가 그득했네요. 눈에 띄는 점은 저번 화의 바다 편에 이어서 이번 화도 둘의 관계를 암시하는 대사가 많았습니다. 저번 화에서는 항상 무슨 사건이 일어나는 배경 중 하나인 밤바다를 보며 불꽃놀이를 하는 장면에서 센코와 나카노의 관계의 지속성에 대해 잠깐 말 했었죠. 그 때는 아직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여우신의 대사 등도 삽입되어 의미를 부각시켰습니다. 하지만 이번 화에서도 그런 장치의 연관으로 은연중에 속속들이 숨어있는 듯 합니다. 새로운 문물을 접하며 나카노에게 양식을 대접하고 싶어하는 센코 씨. 현세에 대한 깊은 연관성과 또한 관심을 드러내는 듯한 모습입니다. 이 기저와 와중에는 당연히 나카노를 위한 마음이 기본이 되고 있고요. 곧 있으면 상실의 화두로 떠오..
바다로 향한 센코 씨 일행, 요즘 작품들에서 바다에 가는 에피소드가 항상 빠지지 않는다는 데에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는 팬들도 있지만 그래도 이제는 빠지면 섭하다고 여겨집니다. 자매품으로는 온천이 있죠. 장소에 따른 복장의 특성상 서비스적인 요소가 가득 있을 법 하지만 퀄리티와 연출의 하락 덕분인지 전체적으로 건전함이 그득합니다. 게다가 일체의 서비스의 뉘앙스 조차 풍기지 않고 신나게 즐기는 데에만 집중을 하는 일행들의 모습을 보며 어쩌면 안심까지 느꼈을 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이런 건전함이 있었기에 유발하는 이야기의 흐름상 유발되는 면모가 돋보입니다. 아무튼 놀고 가는 듯한 편이 되는 것 같아도 엔딩까지의 상정되는 전체적인 흐름으로 보았을 때 이번 화는 결말의 감동을 부각시키는 중요한 장치가 될 듯합니..
다시 나카노의 내부적 이야기로 상당부분 돌아온 7화였습니다. 주변 인물들로 이야기가 많이 돌아가며 다른 재미를 주었던 저번 화 때도 좋았지만 역시 소소하게 둘 만의 이야기로 나카노의 차분한 감상을 듣는 것도 좋습니다. 서로 소박하게 마사지나 식탁 앞에서 등의 이야기들에 어쩌면 크게 의미 없는 대사들의 연속 사이에서 둘의 기뻐하는 모습 자체로도 힐링이 됩니다. 나카노에 자신을 투영시켜 좀 더 의미 깊게 즐기는 방법도 있는 듯 하지만 행복해하는 둘의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행복감이 드네요. 그리고 B 파트에서는 잔업으로 막차를 놓친 탓에 집에 돌아가지 못하게 된 나카노를 다루는데 회사에서 자기 위해 돌아가던 도중 기다리고 있던 하얀쿠션 시로를 마주하게 됩니다. 시로가 나카노를 돌아가게 해준다는 말에..
푹신푹신이 두 개에 안경누님까지 이번 화는 전 방위를 커버하는 치유의 화였네요. 지금 까지는 나카노의 매니악적인 욕구 충족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이야기가 제한적이었죠. 6화에서는 나카노의 분량이 크게 줄고 주변 인물들에게 분량이 많이 확보돼서 다양한 모습들이 나왔습니다. 자연스럽게 시로나 코엔지에게 분량이 넘어감으로써 매니악적인 취향을 즐기기보다는 재밌는 일상물의 느낌이 강해졌습니다. 이제 등장하지 않은 여우도 마저 등장하고 나면 이번 화에서 보여준 모습처럼 센코와 나카노의 신혼살이 보다는 여럿이서 만들어내는 일상물같은 면모가 더욱 비춰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로가 아예 코엔지의 집에 눌러앉는 전개를 전부터 계속 원하고는 있는데 그런 모습은 보여주지 않네요, 개인적인 설레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푹..
작가를 움직이게 하고 작품의 퀄리티를 높이게 하는 요소는 단연코 자신이 쓰고있는 작품에 대한 작가 자신의 애호겠죠. 여러 작법서에서 들을법한 이 내용을 올해들어 가장 와닿도록 느낄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이 창조해낸 취향의 캐릭터들로 작가는 마구마구 자신의 욕망을 투영하는 듯 합니다. 따라서 나올 수 있는 여러 매니악한 상황도 작가의 추진력에 따른 디테일이겠죠. 그런 면에서 새로운 디테일로 무장한 순백의 여우신 '시로'는 이런 면에서 또 충실한 캐릭터로 보입니다. 저번 화에서 예고한 바와 같이 새 여우가 등장했습니다. 아직은 많은 것이 불명인 순백의 여우신 '시로' 말 그대로 새하얗습니다. 같은 여우가 베이스면서도 센코 씨와는 또 다른 방향의 매력을 어필하는 시로에게서 또한 작가의 기쁜 표..
출근을 해야하는 평일의 에피소드가 2화동안 이어졌고 이번 화에서는 주말 동안의 이야기를 담고있네요. 주인공도 주말 동안은 나름 편안한 탓인지 치유에게서는 반 발짝 떨어진 모습입니다. 따라 일상물의 재미와 개그가 한껏 더 느껴질 수 있었네요. 꾸준히 실루엣이나 뒷모습으로 등장하던 옆집 주민 코엔지도 등장해서 재미를 양껏 선사하곤 했네요. 작업 하는 모습이 나와서 직업 여성일까 했는데 거거에 대학생이란 신분까지 있을 지는 몰랐습니다. 행동거지로 보아 충실한 대학생으로 보이지는 않는데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길래 오프닝에서 보여주는 여우 듀오(?)가 강림하게 되는지 궁금해지네요. 그리고 1화 2화에서는 주인공의 치유에만 목적해 일방적인 애호만 쏟아졌다고 하면 이번 화는 장보기 에피소드를 통해 서로간의 사이가..
매 화 마지막에 배치되어있는 슈퍼 센코씨 타임도 그렇고 이 애니메이션은 지친 현대인을 위한 것 인가 봅니다. 아침 일찍 출근에 항상 막차 퇴근이 일상인 주인공과 가사전반 훌륭에 귀와 꼬리까지 함유된 센코 씨의 구도에서 오래되고 어느정도 안정된 작품이 아님에도 애니메이션 화 되는 이유도 언뜻 보이는 듯 하죠. 그리고 마구 치유하고 치유당하는 주인공. 이번 화에서의 차이점은 그저 치유당할 뿐이었던 주인공이 모종의 실수와 오해로 다툼아닌 다툼의 귀여운 상황들이 보이는 점 들이었습니다. 비슷한 장르의 이야기에서 빠질 수 없는 에피소드고 자주 쓰이는 코드이긴 하지만 이 여우천사 센코는 그 마저도 한층 더 폭신한 볼륨감이 더해진 느낌이었네요. 1화 때 부터 꾸준히 복선을 제공하는 주인공의 꿈 장면은 1쿨의 마지막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