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분기 10분 내외의 단편 편성 애니메이션 중에서는 가장 완결성 있고 깔끔한 면모를 지닌 작품이 아니었나 싶네요. 종종 보여주는 불안한 퀄리티나 과도한 성적 어필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지을 만 하지만 매 화 충실하게 작품의 소재를 가지고 소담하게 이야기를 늘어놓아서 좋았습니다. 마음과 신경을 몰두해야 하는 작품이 아니지만 그 이상으로 따듯함과 치유를 건네주었죠. 조난이라는 살벌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위 캡처가 보여주듯 온도가 조금 다른 캠핑물이라 생각해도 좋을 듯싶습니다. 중간중간 조난 상황답게 처절하거나 불편함을 감수하는 장면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따듯한 낭만을 전해줬네요. 사실 초반부에서 지나치게 노출을 강조한다든가 단면적인 캐릭터 설정과 개그에서 작품 자체에 그리 큰 기대감을 품기는 힘들었습니다...
지금 까지의 에피소드 중 가장 감정선이 다양한 한 편이 아니었나 싶네요. 흔히들 시리어스라고들 하는 부분까지는 도달하지 않지만 그에 준하는 격정까지 이끌어 냅니다. 바다에서 채집을 하기 위해 수영을 못하는 시온은 땟목을 타고 일을 돕죠. 다만 그게 발단이 되어 조류를 타고 표류를 하게 되었다는 게 저번 화에 마지막이었습니다. 작품 바깥에서 조금만 조망하자면 지금까지 보여줬던 모습에 비춰 구조 실패로 인원이 바뀐다든가 하는 일은 없겠죠. 실제로도 그러했습니다. 다만 표류하며 섬에 도착한 시온의 감정표현에서 겉도는 듯한 시온의 이미지가 이제는 확실히 4인 안에 녹아드는 느낌이었네요. 친구들을 회상하며 지나가는 여러 감정들로 하여금 일체감을 보여줍니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조난된 상황에서 한번 더 홀..
처음 접했을 때는 참 평면적이고 편한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했는데 감상을 계속할수록 예상외로 캐릭터들의 입체감이 기분 좋게 더해집니다. 특히 호마레를 필두로 이뤄지고 있네요. 게다가 초반에는 상황과 에피소드의 연계성이 다소 부족한 느낌이라서 헛바퀴가 도는 게 느껴졌습니다. 이야기가 안정된 지금은 생존에 관한 지식과 에피소드도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코미디와 스토리를 오가네요. 이번 화에서 호마레의 아버지와의 서바이벌 회상과 더불어 그 지식을 표류 인원들과 함께 적용하는 모습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극한 상황에서 자외선 차단제 마련하기와 같은 알쓸신잡이라고 부르기도 힘든 정도의 내용이 반 이상이긴 하지만 이야기와 함께 재미를 자아내는 진행이 두드러집니다. 그리고 이건 작품의 밖에서 바라보기 보다는 내부의 잡담과..
맛있게 먹는 장면 하나도 그냥 넘어가지 않네요. 왠지 야한 장면이 없다 싶더니 예상치 못한 장면에서 작렬. 생선 바베큐의 쾌감인가봅니다.
여고생만 나오고 시리어스 하지 않다는 자체로 감상 목록에 오르긴 했지만 이후로도 큰 기대는 생기지 않았는데 이제 와서는 기대감이 더욱 늘어나고 있습니다. 생존을 다루는 소재도 안정이 되는 느낌이고 인물 또한 안정이 된 느낌이라는 게 확실히 전해 지네요. 초반에는 어떤 형식의 개그가 주를 이루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전체적으로 평범하다는 인상을 전해받았습니다. 다만 5화쯤 온 지금은 확실히 파악되고 있어서 재미가 날로 더해가네요. 마치 여느 단편 모에물 같은 개그 방식이 쓰이고 있는데 지금 인물들이 처한 상황과 색다른 대비가 이뤄져서 매력으로 다가오네요. 실없고 과장된 움직임이지만 기저에는 삶과 생존이라는 목적이 있다는 부분이 특별합니다. 그리고 이번 화에서 처음으로 생존과 심리를 엮으며 시리어스 한 면모가 ..
조난이라는 극한의 상황을 다루고 있으면서 등장인물들의 분위기가 무겁지 않은 것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는데 그 정도였던 초반의 분위기가 오히려 무거운 편이었네요. 이젠 편하고 화기애애하게 개그를 보여줍니다. 소재를 이용한 정보 전달의 부분에서 약해진 건 아니지만 비슷한 내용에서도 한결 더 분위기가 가벼워진 느낌입니다. 사냥과 채집을 하는 와중에도 장난을 치거나 편안해진 호미레의 리액션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위 캡쳐 모습처럼 신나게 소라게를 먹는 모습도 그렇고 사냥이나 생존 팁을 알려줄 때도 다른 인물들과 유쾌하게 녹아들어있습니다. 캐릭터 디자인이 모에계 정도의 극도로 개성을 두는 모습은 아니지만 은근히 각본의 디테일이 있어서 캐릭터마다의 템포로 저마다의 개성을 확실히 살립니다. 이로인해 생존 지식을 전할 ..
조난의 상황에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는 것이 작품의 매력인 듯합니다. 배가 난파돼서 무인도에 표류하게 된 상황이지만 며칠이 지나도 깔끔한 차림에 서바이벌 캠프라도 온 듯한 분위기네요. 사실 소재에 충실해서 온갖 고증을 다 지켜대야 할 필요는 없죠. 그랬다가는 작품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져 지금처럼 가볍게 즐기기 힘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적당히 학생들의 귀여움을 어필하며 서바이벌 상식 정도만 곁들인 지금이 균형 있다고 생각되네요. 이야깃거리마다 개그 페이즈로 마무리해서 그렇지 하나하나씩 전달하는 정보만 보면 어느 정도 상식이 될 만한 것들도 있습니다. 채취한 음식의 독성을 확인하는 패치 테스트라든가 어패류를 잡을 때 자신의 그림자를 이용하라는 지식들은 쉽게 얻을 수 없는 지식들이기도 합니다. 인기를 구가하는 학..
모에가 강타하고 있는 현재 애니메이션 작품들의 세태에 비추어 제목을 보자마자 어떤 작품일지 상상 해 보았는데 대략적인 맥락은 비슷하네요. 자세한 상황 설정은 비행기 사고를 당해 조난을 당한 4명인데 어찌 됐든 무지막지한 상황에 부닥친 여고생들입니다. 우려되는 멘탈 문제 같은 현실적인 건 오히려 신경 쓰면 멋없는 거죠. 작품이 이에 대해 가벼운 묘사만으로 해결하고 필사적으로 무시하고 있는 만큼 이를 신경 쓰면 오히려 스스로 작품에서 멀어지는 행위밖에 되지 못합니다. 그렇게 작가가 이들에게 활기를 불어넣는 만큼 작품의 분위기도 어쩌면 극한 상황에 놓인 캠핑 정도로 부담 없게 계속 볼 수 있게 해주기도 하죠. 내용의 신기함은 꼭 예전 KBS의 스펀지를 보는 듯하고 정작 이 상황을 이용해야 하는 학생들의 반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