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난입니까?를 돌아보며, 조난에 대한 목욕

이번 분기 10분 내외의 단편 편성 애니메이션 중에서는

가장 완결성 있고 깔끔한 면모를 지닌 작품이 아니었나 싶네요.

종종 보여주는 불안한 퀄리티나 과도한 성적 어필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지을 만 하지만

매 화 충실하게 작품의 소재를 가지고 소담하게 이야기를 늘어놓아서 좋았습니다.

마음과 신경을 몰두해야 하는 작품이 아니지만 그 이상으로 따듯함과 치유를 건네주었죠.

 

조난이라는 살벌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위 캡처가 보여주듯 온도가 조금 다른 캠핑물이라 생각해도 좋을 듯싶습니다.

중간중간 조난 상황답게 처절하거나 불편함을 감수하는 장면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따듯한 낭만을 전해줬네요.

 

사실 초반부에서 지나치게 노출을 강조한다든가 단면적인 캐릭터 설정과 개그에서

작품 자체에 그리 큰 기대감을 품기는 힘들었습니다.

노출이나 신체 강조는 엔딩까지 뚜렷한 작품만의 포인트로 남았지만

조성하는 기대감에서 캐릭터나 사건, 상황 인물들의 담백한 심리묘사에서

점점 더 입체적인 작품으로 바뀌지 않았나 싶네요.

 

사실상 절대자인 호마레를 제외하고는 토끼 사냥에서의 무츠의 고민을 비롯해 마지막 화에서는

시온의 구출까지 각자의 심정과 감정 또한 간단하지만 몰입감 깊게 그려낸 것도 인상적입니다.

 

더불어 매 화 알쓸신잡 수준의 생존 팁이나 자연에 관한 정보도 착실하게 전달해주어

장난스러운 작품의 분위기에 비해 전해받은 것이 많았네요. 

 

블로그 심의를 준수하기 위해 온천 씬은 아기자기한 이미지로 대체

사실 작품의 몰입을 해치는 성적 어필에 대해서 방해가 될 뿐이라는 뉘앙스로 표현했었죠.

하지만 작품이 가지는 장난스러움의 정도에 비해서 조난이라는 주제를 다루기에는

이 마저 없었으면 어딘가 비어있거나 균형을 유지하지 못했을지도 모를 노릇입니다.

온천을 발견했던 에피소드에서는 인물들의 노출과 배경 연출이 멋들어지게 어울리기도 했고

작품의 특징 중 하나 정도로만 여기면 좋을 듯하네요.

 

그리고 놓치고 의식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캐릭터의 묘사 자체는 상당히 깔끔하고 예쁩니다.

동화가 부족하고 구도가 단조로워서 애니메이션의 가치를 올려주는 방향은 아니지만

눈을 즐겁게 하는 데는 충분하고도 남았었죠.

 

조난입니까, 조난입니다.

조난 여고생이 처음은 아닙니다.

다만 이들이 협력하고 실없는 개그도 군데군데 붙여가며 나아가는 모습이

기분 좋은 치유를 전해주네요.

 

하지만 역시 이불 밖은 위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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