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선배 완결, 판치라 괴물

보통 단순한 형식의 코미디 만화더라도

중간에 굴곡을 부여해 완결 화에서 끝맺는 분위기를 형성하기 마련이죠.

마술 선배는 그런 장치 없이 정말 1화부터 12화 완결까지 일관된 모습만 보여줬네요.

 

굳이 찾으면 선배의 미행 때부터 조수의 선배를 향한 마음 표현이 약간 진중해진 면모가 있겠습니다.

다만 굳이 짚어 내기도 부끄러울 수준이고 선배와 조수의 관계도 한결같았네요.

 

이 애니메이션의 방향성이 잘 드러난 1화의 한 장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목부터 마술 선배라며 마술을 강조하고 있지만 놀랍도록 그 농도는 옅습니다.

매 화 각종 마술이 깨알같이 등장하지만 제목과 개략적인 설명만 해치우고

선배의 각종 매력에만 조명하는 모습이었죠.

 

바로 위 캡처에서도 정체모를 마술을 하는 선배의 모습 속엔 가슴의 양감이 과하게 부각되어 있네요.

초반 중후반 까지는 저런 장면과 같이 그림과 상황으로 어필을 했다면

후반부터는 음담패설과 같은 개그가 자주 쓰였네요.

노출의 빈도가 많은 것 치고 장난스러운 작품의 분위기로 기묘하게 벨런스가 유지되고 있었는데

AV와 같은 각종 소재를 대사로만 구성할 때는 조금 지나치게 느껴지기도 했네요.

 

실없는 개그와 의식이 결여된 작품의 전개 등 

애니메이션에서 이 이상의 진지함을 원하는 시청자라면 금방 눈길을 돌릴 작품이긴 합니다.

다만 캐릭터 자체에 가치를 부여하며 즐기는 시청자라면

각양각색으로 표현되는 선배의 매력에 충분히 작품을 완주할 수 있을 거라 생각되네요.

 

감상 도중에도 뭘 하는 건가 하는 의구심이 들 때가 있지만

선배의 미모만은 최대한 귀엽게 표현해내는 작화에 빠져들곤 다른 생각을 잊어버리기도 했네요.

 

그 외에도 선배의 언니, 화학부 부장 마다라, 길거리 예술부 사키 등 각자의 캐릭터도

외형 디자인 부터 설정까지 작품이 가진 스케일 이상으로 매력이 있음을 느낄 수 있죠.

 

어차피 10분의 짧은 편성이라 가볍게 보기나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접한 작품이었으나

점점 갈수록 그 10분이 기대감으로 채워졌네요.

뚜렷하고 의미 있었던 작품이라고 내걸기는 힘들지만 

10분이라는 편성안에서 마술 선배 만의 방법으로 재미와 흥미를 선사해주었다고는 전해져 옵니다.

 

부족한 부분들이 여실히 느껴져도 이까지 포함해서

기대감 이상의 모습들을 항상 보여줬던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선배와 조수의 이름은 결국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네요.

역시 성깔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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