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소녀를 떠올릴 때 흔히 색깔과 캐릭터의 특징을 연관짓고는 하죠. 더 이전부터 이어져 온 관습일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꼬마 마법사 레미'나 '프리큐어 시리즈'때 부터는 쭉 이어져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모모는 우리의 기억속에 자리잡은 그런 인식과 정 반대되는 배치의 소녀가 아닐까 싶네요. 분홍빛의 고유 색깔을 지니면서도 쿨페이스, 장신, 무뚝뚝 같은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복숭아라는 의미를 지닌 이름 모모와 같이 은은한 단내가 나는 캐릭터가 아니었나 싶네요. 생각해보면 모모도 그렇지만 캐릭터 성이 자극적이지 않은 매력이 또 등장인물 전원에게 있었네요. 향긋합니다.
편안하게 볼 수 있으면서도 마음 한편에 남겨주는 것 또한 확실했던 애니메이션. 재난, 표류라고 생각하면 고운 생각은 들지 않고 실제로 처한 상황이나 전개도 밝지만은 않았지만 모두의 합심으로 해쳐나가는 공통된 분위기가 이런 걸 잊게 만들어 주었네요. 동화와 연속극의 좋은 점을 흡수해 얼마든지 꾸며낼 수 있다는 게 애니메이션의 특장점이라고 홀로 떠올리고는 합니다. 이런 유연성을 가장 담백하고 적절히 섞어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잘 짜여진 서사와 깊이 있는 주제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작품의 구조는 간단해서 친근하게 마음을 움직여주었죠. 알 수 없는 전이를 통해 처음부터 기저에 깔고 있던 석연치 않은 분위기를 인물의 이야기를 다루며 혹은 기억을 되짚으며 차근차근 심화시켜 나가고 결정적으로 중심적인 배후와 인..
알게 모르게 다른 분기보다 이런 화기애애한 모에물이 드물었죠. 유쾌함과 진지함 사이를 넘나 들며 각자 개성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들은 많았지만 이런 모에풍 작화로 무장한 작품은 특히나 찾기 힘들었습니다. 모든 작품을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기는 하지만 특히나 이런 키라라의 느낌이 짙은 작품을 특히 애정 하는 지라 뜻하지 않은 모에 가뭄과 맞아 떨어져 분기 동안 더욱 소중한 의미를 지녔던 작품이네요. 사실 지금에 와서야 이렇게 말 할 수 있지만 초반의 저조한 퀄리티와 정돈되지 않은 전개에 의심을 품기도 했던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잘라놓고 보는 캡쳐로 봤을 때는 묘사 자체의 퀄리티가 떨어져 보이지는 않지만 단적으로 말하자면 동화의 연결이 부족하거나 단순한 구도가 돋보였죠. 이런 저예산의 기운이 느껴지면서..
첫 만남부터 강렬했던 기억이 납니다. '식빵 물고 달려가는 히로인'이라는 클리셰를 미친것처럼 비틀어버리는 과감한 주인공의 등장. 시작과 함께 이 장면을 보며 작품에 완전히 빠져들었죠. 정말 임팩트의 연속인 작품이었습니다. 이제 와서 세 달 남짓동안 감상했던 개그 하나하나를 곱씹기는 힘들지만 그 순간마다의 충격만은 뚜렷하게 남아있네요. 소꿉친구를 필두로 여러 개성 있는 캐릭터를 내세우며 개그를 하는 작품은 많습니다. 효시는 아즈망가 대왕에 있다고 생각될 만큼 맥락만은 같이 하지만 이런 작품은 또 없었다고 단언할 수 있겠네요. 이제는 여고생이 등장하지 않는 작품이 드물겠지만 여고생으로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쓸 생각을 했을까라는 게 해당 작품의 요점입니다. 여고생의 낭비라는 추측하기 힘든 제목을 가진 이 작품..
이번 분기 10분 내외의 단편 편성 애니메이션 중에서는 가장 완결성 있고 깔끔한 면모를 지닌 작품이 아니었나 싶네요. 종종 보여주는 불안한 퀄리티나 과도한 성적 어필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지을 만 하지만 매 화 충실하게 작품의 소재를 가지고 소담하게 이야기를 늘어놓아서 좋았습니다. 마음과 신경을 몰두해야 하는 작품이 아니지만 그 이상으로 따듯함과 치유를 건네주었죠. 조난이라는 살벌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위 캡처가 보여주듯 온도가 조금 다른 캠핑물이라 생각해도 좋을 듯싶습니다. 중간중간 조난 상황답게 처절하거나 불편함을 감수하는 장면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따듯한 낭만을 전해줬네요. 사실 초반부에서 지나치게 노출을 강조한다든가 단면적인 캐릭터 설정과 개그에서 작품 자체에 그리 큰 기대감을 품기는 힘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분기에서 방영 전부터 가장 큰 관심을 가졌던 작품은 이 덤벨 몇 킬로 들 수 있어? 통칭 덤최몇이었죠. 평소 헬스에 관심이 있던 사실과 더불어 공개된 캐릭터들의 키 비주얼 또한 매우 매력적이었기 때문인데요. 생각 이상의 좋은 모습과 아쉬운 점을 골고루 보여준 작품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갈수록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작품 또한 있었기에 방영이 진행될수록 아쉬운 모습이 두드러졌죠. 분명 매력적인 캐릭터들임에는 틀림없지만 캐릭터의 볼륨도 커지고 덤최몇만의 개그와 운동 정보 등 덤최몇만의 가치가 더해지면서 각자만의 가치가 희미해졌다는 느낌이 듭니다. 초반부 아케미와 히비키, 아야카 까지는 각자의 이야기를 조명하면서도 볼륨이 적지 않은 운동 정보를 전달하기에도 무리가 없었죠. 그 후 타치바나 선생..
새해 첫날 밤을 친구들과 밤을 새고 밝은 표정으로 동네 공터에서 근육 트레이닝을 하는 여고생들. 어디 독재 국가의 교과서에 나올법한 화기애애함입니다. 다만 중반부를 넘어오면서 이런 면모를 기저에 내재된 코미디 요소로 잘 전해지네요. 물론 전면에서는 모든 걸 근육과 연관짓는 에피소드들을 간간히 테클 걸어가며 정상의 범주에서 이야기 하지만 한걸음 더 떨어져 생각해 보면 근육 트레이닝이라는 상황 자체가 인물들에게는 평범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죠. 다만 최근 2, 3화 부터 부쩍 느껴지는 요소중 하나가 어딘가 겉도는 톱니바퀴가 느껴진 다는 것이었습니다. 초반부에는 인물들 개인에게도 확실히 조명하며 덤벨 몇 킬로 들 수 있어?가 가지고 있는 개그 코드에 접목시키는 등 유기적인 모습이었지만 최근 중요 에피..
지금 까지의 에피소드 중 가장 감정선이 다양한 한 편이 아니었나 싶네요. 흔히들 시리어스라고들 하는 부분까지는 도달하지 않지만 그에 준하는 격정까지 이끌어 냅니다. 바다에서 채집을 하기 위해 수영을 못하는 시온은 땟목을 타고 일을 돕죠. 다만 그게 발단이 되어 조류를 타고 표류를 하게 되었다는 게 저번 화에 마지막이었습니다. 작품 바깥에서 조금만 조망하자면 지금까지 보여줬던 모습에 비춰 구조 실패로 인원이 바뀐다든가 하는 일은 없겠죠. 실제로도 그러했습니다. 다만 표류하며 섬에 도착한 시온의 감정표현에서 겉도는 듯한 시온의 이미지가 이제는 확실히 4인 안에 녹아드는 느낌이었네요. 친구들을 회상하며 지나가는 여러 감정들로 하여금 일체감을 보여줍니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조난된 상황에서 한번 더 홀..
저번 화에서 예상치 못한 스가와라의 행동으로 좀 더 어둡고 처절한 전개를 기대했으나 뜻밖에도 역시 사랑과 순정에 대해서 세심하게 다루고 있었습니다. 지금에 와서 각자의 독백이나 사랑에 대처하는 자세를 보면 확실히 초반부 때와는 성장한 모습들이 눈에 띄네요. 전체를 조망했을 때도 진행된 느낌이 들며 내부에 요소를 따져봤을 때도 인물들이 하나씩 진정한 사랑을 이뤄가는 모습에서도 작품과 함께했다는 뿌듯함이 느껴집니다. 지금은 사랑과 맞부닥치면서 위태롭긴 하지만 그래도 불사르는 기운이 있죠. 1화를 보고 '아 특이한 작품이네'라고 생각 했을 때의 인물들의 자세나 태도를 생각하면 지금 와서 조금 숨막히게 느껴집니다. 아직 모모코나 혼고 등 정리가 덜 된 이야기도 있지만 일단은 스가와라가 이야기를 흔드는 모양세가 ..
여고생 일상물에서 기대되는 장면들이 담뿍 담겼던 한 편이었습니다. 주인공 3인방을 비롯한 비정상의 정도가 심한 인물의 비중이 줄어들고 나름 정상에 가까운 3인의 내용이 많았네요. 따라서 여고생의 낭비만이 가지던 믿도 끝도 없는 개그들은 다소 적어 보였으나 훨씬 정돈된 재미가 눈에 띄었습니다. 이렇게 말 해도 여느 애니메이션보다 코미디의 방법이 기상천외 한 건 틀림없지만 나름 이렇게 차분한 것도 나쁘지 않았네요. 이번 화에서 로리를 필두로 여성에 꾸밈에 대한 이야기를 펼쳤는데 보다 보면 작가가 여성이기에 쓸 수 있는 이야기가 참 많은 것 같네요. 물론 남성 작가도 취재나 정보 조사로 반영할 수는 있겠지만 여성만의 고충을 재치있게 다량 섞어내며 자연스래 개그를 풀어내는 건 쉽지 않겠죠. 쓰다 보니 여성 작가..
밀고 당기고 풀고 조이고 완급이 정말로 두드러지네요. 종종 언급하기를 개그나 전개가 특이하고 개성있지만 그걸 펼쳐낼 때의 모습은 다소 획일화 된 것 처럼 보인다고 말이죠. 하지만 그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이만큼의 방대한 완급을 위해서는 장치에 장난을 더했다가는 작품이 흐려질 수도 있었겠네요. 이번 화에서 밝혀진 여행의 음모는 말 그대로 작품 전체를 치밀하게 관통해내기도 하며 사이사이 완급에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었네요. 8화부터 잭의 무뚝뚝한 면을 이용한 철면피 애처가 캐릭터로 지금까지 보여줬던 유쾌한 개그장면들 이상의 모습으로 종종 긴장을 풀어내곤 했죠. 그리고 키트리와 푸니시아의 DNA 검사로 전말이 밝혀지게 된 이후에도 다시금 위기를 동기의식을 전환해 여러 코미디와 함께 다시금 유쾌한 분..
의도된 화염인간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언급 된 건 대략 저번 화 부터겠네요. 그리고 협력을 약속한 제 5대대가 제공한 정보에 한층 더 자세한 정보가 실려있었죠. '벌레'를 이용한 흔적이 있다. 다만 정보가 제시됨과 동시에 말미에 해결의 실마리가 잡힌건 아쉽기 보다는 시원하네요. 물론 대략적으로 구분만 지어 말하자면 비약이 큰 것으로 느껴지지만 역시 이번 화에서도 애니메이션을 이루고 있는 장면이나 연출이 그 틈을 꽉꽉 매워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단순한 식사 장면에서도 인물들의 행동 디테일 그리고 자세한 정경 묘사는 한층 더 작품 속을 체험하고 있다고 느끼게 해 줍니다. 이번 화에서 범인의 강렬한 범죄 행위로 비약이 많이 상쇄받기는 했지만 의도적으로 화염인간화 시킬 때 정보를 흘린 장면에서의 전개는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