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애니메이션 중 믿음 있게 재미를 보여주고 있는 캅 크래프트입니다. 이번 화처럼 특유의 세계관을 치열하게 다뤄내지 않아도 퀄리티 있는 연출과 대사의 방식으로 여느 애니메이션 이상의 만족감을 주네요. 분명히 템포를 조절하는 에피소드임에도 불구하고 구석구석에 영혼이 깃든 케이의 권총이 사격 순간 작용하는 모습과 같은 복선도 충실히 챙기고 있는 모습에서 믿음을 줍니다. 하지만 이전 화에서 보여준 충격적인 묘사와 이야기에 비해 놀랄만큼 차분해져서 분위기에 괴리가 있긴 하네요. 조금 안일함이 보이지 않았나 싶은 기색도 있지만 그렇다고 러닝타임이 허투루 쓰인 기색은 전혀 없습니다. 그 외에 평범한 이야기들 속에서 비범한게 있었다면 날로 갈수록 귀여운 면모를 더해가는 틸라나가 있겠네요. 이번 화에서 수확중 하나는..
드디어 새로운 인물에 에피소드가 나왔네요. 안 그래도 정상 편성의 반 정도라서 조금 아쉬움이 남았는데 새로운 인물이 나와서 이야기의 볼륨이 커지니 10분의 러닝타임이 더욱 짧게 느껴지네요. 선배 이야기에 적응이 되면서 생각보다는 집중하며 즐기게 되어 짧은 러닝타임이라도 여유 있게 느껴졌는데 화학부 부장님이 나타나면서 새로운 페이즈로 바뀐 듯합니다. 이런 이야기와 별개로 화학부 부장님의 캐릭터도 몹시 귀엽네요. 마술 선배도 그렇고 익히 보아왔을 소재들을 자그마하게 비틀어서 새로움을 부여합니다. 단 한번 등장한 화학부 에피소드인데도 캐릭터의 신선함과 입체성이 확 전해져 왔네요. 직설적으로 에로를 어필하는 부분에서 작품의 진정한 매력을 전한다고는 보기 힘들고 작가의 캐릭터 디자인 능력이 더욱 돋보이네요. 마치..
어쩌면 식상하다는 생각이 전해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에 상대하게 된 의신병은 '가고일' 정의를 표방하며 사람들을 살육하는 의신병입니다. 군과 이전 집단에 대해 노골적인 적개심과 화려함으로 의신병의 두려움을 각인시켰던 미노타우르스, 온전히 한 사람의 사연으로 인간의 면모를 내세웠던 베히모스 등 이전 의신병들에 비하면 행위에 따른 동기도 평면적이고 특별한 점도 찾기 힘들었죠. 케인과 행크의 이야기 진전을 위한 징검다리 수순의 장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야기에 끼어있는 의신병의 이야기가 너무 볼륨감이 크면 마지막 케인의 등장이 빛바랠지도 모를 일이었겠지요. 캐릭터의 인상 자체는 그렇게 약하지 않았으니 작가의 시점에서 의도대로 조절된 것처럼 보입니다. 이런 와중에도 계속 의신병과 사람의 대립에 대해 고민하고..
시리즈 팬들에게는 생동하는 학원도시를 보는 자체만으로도 커다란 매력이 아닐까 싶네요. 사실 맛있게 식사를 하는 라스트 오더의 모습을 애니메이션으로 볼 수 있는 사실만으로 만족감이 꽤 큽니다. 근데 이런 사실뿐만 아니라 작품 자체의 스핀오프 이야기도 스펙터클은 물론 감정적으로도 끌어당기는 힘이 있네요. 세련된 방식은 아니지만 상기한 이유 때문에 몰입도도 결코 얕지 않습니다. 이번 화에서는 비교적 화려했던 두 화에 비해 긴박감이 덜해서 쉬어가는 느낌으로 감상했으나 어느 순간 몰입해서 끝나갈 쯤엔 벌써 러닝타임이 끝났나 놀라기도 했죠. 일방통행만의 이야기를 펼치면서도 공백이 있었던 팬들을 위해 약간의 설명까지 함께하는 엑셀러레이터 덕분에 의문점들도 쉽게 해결되어 더욱 그러지 않았나 싶네요. 아직은 커다란 단원..
흐뭇함과 므흣함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고삐 풀린 어머니 개그로 쉴 새 없이 개그를 선사하기는 하지만 틈틈이 강조되는 부모 자식 간의 정을 다룬 이야기도 꽤나 중량감이 있습니다. 마사토의 철없는 실언과 와이즈의 어머니 이야기에서 그런 부분이 느껴졌네요. 물론 개그만 밀다가 이렇게 진지해지면 지나친 시리어스로 반감을 사겠지만 그런 와중에도 계속 개그로 시작해 개그로 귀결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어서 전혀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이렇게 흐뭇함을 작품 내내 확인할 수 있는데 므흣함도 역시 확인 가능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여지없이 청소년 관람불가의 심의를 받았죠. 이 부분 외에도 작품 속에 소위 럭키 스케베의 묘사도 디테일한 작화 덕뿐인지 수위가 높고 전체적으로 성적인 소재의 기준이 느슨한 분위기를 품고 있습..
평소처럼 선배의 노출이 전개의 대부분이긴 하지만 그런 와중에서도 좀 더 진정성이 느껴졌습니다. 큰 이유는 안정된 퀄리티의 작화를 계속 보여줘서이기도 하겠지만 평소처럼 짧은 에피소드 속에 동아리 존속에 대한 이야기가 4화를 한 느낌으로 묶어줘서 그렇겠죠. 거기에 구성하고 있는 에피소드들이 평소보다도 좀 더 공이 들어간 듯했네요, 좀 더 실없는 개그나 결말을 짓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그런 모습도 훨씬 원만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런 편한 모습들로 큰 기대는 하지 않고 감상을 시작하던 작품이었는데 평범한 퀄리던 평소와 달리 예쁜 선배의 모습을 더더욱 천진난만하고 예쁘게 묘사함과 더불어 생각 이상의 좋은 모습으로 보는 내내 기분이 산뜻했네요. 그리고 항상 오프닝에서 시선을 강탈하던 다른 등장인물의 존재에 대해서 ..
극 중 '야한 묘사가 있는 책을 읽을 땐 체력소모가 크다'라는 대사가 있었습니다. 성과 사랑에 모든 이목이 쏠려있는 소녀들의 이야기를 지켜보고 있는 건 위험한 염탐 같은 기분이 들면서도 체력소모가 극심하네요. 이야기 내내 성이 전면에 있지는 않지만 항상 이야기가 그쪽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두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조마조마하기도 합니다. 다만 지난 3화 이번 4화까지 어쩌면 터프한 이야기로 쭉 달려왔지만 이번 화에서는 이런 체력소모가 극심한 이야기를 조금은 환기도 시켜줘서 한 숨 돌릴 수 있었네요. 소네자키의 변신과 함께 꽤나 순수한 사랑 이야기가 유입되면서 그 순간 만큼은 편한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가 체력소모가 심하다고 해서 보는 걸 그만두지 않고 계속 보고 있다는 건 그만한 가치가 ..
쿄토 애니메이션 화재의 영향으로 한 주 결방을 했었죠. 3화를 볼 수 있게 된건 작품이 주던 감동이 서서히 잊혀져 갈 때 쯤이었네요. 하지만 희미하게 남았던 작품에 대한 기대는 틀리지 않았습니다. 단 한 화만에 다시 불꽃 소방대에 흠뻑 취한 기분이 드네요. 참사 사건 때문에 일부 연출을 수정했다고도 하는 와중에도 이런 느낌을 전해받은 가장 큰 이유중 하나는 작품에 기대했던 마지막 퍼즐을 채워줘서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1, 2화를 보며 외적으로 확인 할 수 있는 모든 부분에서는 만족을 해 왔으니 최종적으로 남은 건 작품 전체를 견인하는 중심 이야기의 매력이겠죠. 이 중심 이야기를 어쩌면 조금 빠른 타이밍으로 느껴지기도 했지만 멋진 연출과 함께 멋진 이야기로 제시해주었네요. 무의식적으로 작품을 주인공이 속..
방영 이후 가장 담겨있는 이야기가 많았던 한 편이었네요. 여태까지는 가벼운 육아일기와 같은 분위기였다면 이번 화에서는 작품 전체의 주제와도 조금 맞닿아있는 이야기를 다루었지 않나 싶습니다. 인간과 관계 맺고 있는 마인족 라티나라는 한 번쯤은 짚고 넘어갈 만한 사안에 대해서 다루어냈었죠. 인물 간 대사와 인물들의 감정 흐름으로 보아 원작에서 많은 부분이 날 것으로 쓰인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거기에 애니메이션은 내용을 그림으로 옮기는 역할밖에 해주지 않으니 내용이 감동적이거나 심각해도 이런 감정이 고조되기도 전에 전부 까발려지는 듯한 연출로 보이고 있으니 재미가 반감되지 않나 싶네요. 분명 매력있는 아이인 라티나가 사건을 겪으며 감정과 발화에 관객들을 끌어 들일 수 있을 거고 사건에 대응하는 데일의 모습..
해당 작품의 광기는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듯합니다. 눈을 감고 감상해도 작품의 광기가 아주 잘 전해져 올 겁니다. 장난스럽고 신비한 작화도 작화지만 애니메이션의 커다란 축을 담당하는 사운드 또한 평범한 시선으로는 쫓기 힘든 방향성을 가지고 있네요. 여느 애니메이션처럼 정돈되고 명확한 대사들이 아닌 호흡과 괴성에 맡긴 자유로운 연기 마치 락커의 그것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연기의 디렉팅은 최근 '즐겁게 놀아보세'때의 느낌과 흡사하다고 느껴지는데 그 보다는 훨씬 냉소적이고 대사와 괴성 자체에 센스가 녹아있습니다. 이런 작품 자체의 매력에 매 화마다 한 꺼풀 벗어가며 자유로워지는 느낌까지 더해져 텐션은 더더욱 저 별나라로 떠나가네요. 별로 공 들이지 않는 듯이 가볍게 툭툭 던지는 대사들에 최대한의 센스가 녹아들..
극초반 때는 별개의 궤를 달리나 싶었지만 망가타임 키라라의 여느 작품들 같은 특징이 두드러지네요. 특히 개그와 캐릭터들 사이의 관계에서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다른 장편물처럼 뚜렷한 주제의식이 없다며 불호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몹시 선호하는 작품의 형식 중 하나입니다. 특히 저번 분기에 이 같은 일상물이 없어서 더욱 즐겁게 느껴지네요. 세계관과 장르의 유사성 때문에 가브릴 드롭아웃 같은 작품과 비슷하다고 꼽을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개그의 방식이 관조적이고 장난기 있네요. 게다가 킬미베이비 같은 저예산 작품 특유의 단순한 컷 배분이 어우러져 전형적인 작품이면서 전형적이지 않은 모습도 여럿 보여줍니다. 여러모로 퀄리티로 돋보이는 작품은 아니지만 캐릭터 디자인은 세심한 모습이 마음에 드네요..
만화가 가진 형식을 그대로 차용한듯한 장면 움직임이 보일 때는 애니메이션 자체에 실망을 할 때가 있는데 마왕님 리트라이의 기대감 안에서는 그다지 걸림돌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이번 화에 와서 완전히 마왕님 리트라이만의 포지션과 개성을 파악했네요. 이세계물을 크게 둘로 나눈다 할 때 세계가 주인공에게 친화적일 때가 있고 완전히 상극을 달릴 때가 있죠. 그중에서도 절대자의 이미지로 이세계에 나타난 마왕은 친화적인 상태를 넘어 조연은 물론 엑스트라와도 자연스럽게 호흡하며 마치 주인공을 위한 세계처럼 보이기까지 합니다. 이런 배경과 상황에서 여러 히로인들의 매력까지 한 데 모아서 세계관은 세계관대로 즐기고 히로인과의 에피소드는 히로인끼리도 즐길 수 있게 하죠. 어느 한 쪽에 무게가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