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공방의 애니메이션인 동시에 원작의 출처가 망가타임 키라라 계열 잡지에서 출판되는 만화라서 전형적인 일상물의 모습을 기대했습니다. 모에와 화목한 내용으로 점철된 동시에 이를 쉽게 수긍하게 만들어주는 동화공방의 연출이겠거니 처럼 간단히 생각했습니다. 예상한 전체적인 틀이 빗나갔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작품이 보여준 모습은 정반대의 것이었네요. 최근 '우리 메이드가 너무 짜증 나!'와 '나에게 천사가 내려왔다'의 인상이 너무 강해서 이야기와 표현 전부 애니메이션 식 장단이 가득할 줄로 알았습니다. 하지만 과장된 애니메이션 식 장단은 극도로 배제되어있고 귀여운 캐릭터 디자인이 무색할 정도로 담백한 드라마를 그려내네요. 캐릭터들의 진솔한 이야기와 주제에 대한 담론이 애니메이션을 차지하는 비율은 가히 신선할 정도로..
귀여움은 날로 더해집니다. 다만 캐릭터의 내면 묘사가 줄어들고 부활동의 비중이 늘어나니 긴장감이 줄어들며 템포가 루즈해지는 듯 했습니다. 때때로 작품에서 집중이 떨어져 있다는 걸 느낄 정도였죠. 이전 동화공방의 애니메이션들에서 보여준 만큼의 퀄리티는 아니지만 그래도 묘사도 귀엽고 퀄리티도 잘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다만 사랑하는 소행성의 매력 포인트는 귀여움 뿐만이 아닌 성장을 위해 꿈틀대는 캐릭터들의 본질에 있죠. 이 면모가 조금 바래지니 일말의 지루함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8화 중반까지도 이런 흐름이 계속되는건가 싶어 실망에 박차를 가할 때 즈음 아오의 전학 이야기가 전환점이 되어주었네요. 물론 이 이전에도 먼로 선배의 시험 좌절 에피소드나 부장이 된 이노의 역할 찾기 등 여러 디테일들이 이..
최근 화들 모습에서는 오히려 캡쳐 속의 인물인 사쿠라가 주인공인듯 보이네요. 청춘물에서는 성장을 주로 다루기 마련인데 그런 틀에 가장 부합한 에피소드를 가진 인물은 사쿠라가 가장 유력합니다. 소행성을 찾는 두 소꿉친구의 이야기가 전체적인 개요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저마다 부원들의 이야기가 워낙 무게가 실려서 이 둘의 작품이라고 보기 어려워지네요. 오히려 형식은 누구 하나가 지나치게 부각되지 않는 일상물의 형태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시작부터 회상 장면을 보여주며 둘만의 이야기를 시작했던 것 치고는 상당히 의외의 상황이죠. 하지만 인물마다의 무게가 고르게 분배된 만큼 오히려 작품이 다채롭게 보이기도 하네요. 원작은 아직 2권 정도의 분량밖에 가지고 있지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런 볼륨에 비해 작품 속에서 여..
저번 화 부터 조금씩 놀라는 부분인데 성장에 대한 에피소드 들을 은근히 여운있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오히려 주인공 듀오는 개그나 환기를 담당하는 일이 많고 주변 사쿠라 선배나 먼로, 이노 선배의 이야기에 더욱 많은 시선이 쏠리네요. 게다가 차분한 화면과 소리의 연출로 사쿠라 선배에 진로에 대한 고민과 나아가 좋아하는 것, 해야하는 것에 대한 괴리의 고민을 진솔하게 풀어냅니다. 웃겨주는 부분에는 과장 없이 필요한 만큼만 깔끔하게 터뜨려 주고 의외로 많은 부분이 드라마에 할애되고 있네요. 동화공방식 일상 코미디물의 장점입니다. 흔히 어른들이 '놀땐 놀고 할땐 해야 성공한다'라고 하는데 그런 이상향 같은 말을 귀신같이 작품에 잘 반영해내곤 하죠. 게다가 언제나 만듦새가 수려해서 귀엽고 극화된 그림들에 비해 구..
정말 커다란 변화네요. 별을 찾는다는 명분 아래 펼쳐지는 깨소금 러브 코미디가 아닐까 싶었는데 정보에 질이나 인물의 진중함이 전혀 간단하지 않습니다. 이런 작품이었나라는 감상이 들 정도로 이전 화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네요. 여름 합숙이라길래 이전에 보여주었던 일상 파트들에서 더더욱 심화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오히려 주제가 전면으로 나서서 한 화를 전부 차지했습니다. 여러 박물관이나 일본 우주항공연구기구 등 합숙의 코스라는 이름 아래 정보의 양이나 이에 임하는 인물들의 마음이 물밀듯이 밀려왔습니다. '소행성을 발견할거야!', '지도를 만들 거야!'같은 생떼같은 목표가 한낱 억지가 아니라는 걸 이번 화에서 확인할 수 있었죠. 이로 인해 정말 다시한번 돌아보게 되네요. '사랑하는 소행성'이라는 주제에 비..
보통 1화를 기점으로 서서히 작화에 힘이 빠지는 작품들은 많이 봐 왔어도 그림은 그대로인데 스토리까지 힘이 빠지는 게 흔한 일인가라고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생각은 곧바로 뒤집히긴 했습니다. 전체적인 형식은 학원 일상물의 형식이 맞는데 특정 구역에 국한된 게 아닌 아르바이트 때라든가 휴일 데이트 등 시간과 장소가 다양합니다. 뜻밖에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일상물이 생각외로 많지 않죠. 특정 주제나 개그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한 대화와 코미디가 연출돼서 일단은 산뜻합니다. 그리고 캐릭터들의 디자인이 독특한 것이 이 작품의 무기 중 하나가 아닐까 싶네요. 인물 하나하나를 되짚어 보면 그 뒤에는 재밌게 만들어거나 입체성을 부여하는 요소들이 꼭 두어개 씩은 떠오릅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