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동을 주제로한 학원 일상 장르, 듣자마자 바로 떠오르는 프로토콜에서 크게 벗어난 작품은 아니겠네요. 다만 이는 하나의 기대로도 작용할 수 있습니다. 생각하는 부분에서 이렇게 캐릭터들이 움직여 주는 데에서 오는 쾌감도 결코 작지 않죠. '어떤 장면에서는 어떤 대사로 어떤 반응을 일으키려 하겠지'라며 예상을 하면 크게 빗나가는 일은 없었습니다. 다만 그 속에서 캐릭터들의 존재감이 얼마나 뚜렷하게 남아서 여운을 주는지가 관건이겠죠. 사실 비슷한 장르의 비슷한 기대감을 품는 작품 중에서도 퀄리티로 내세울만한 작품 또한 아닙니다. 오히려 해당 부분은 평균치에도 살짝 미치지 못하는 감이 있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작품의 매력은 캐릭터와 스토리가 가지는 뻔뻔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말 고등학생이 맞을까 싶을..
여느 가벼운 판타지물이 저마다의 방법으로 기상천외한 개그들을 뽐내듯이 '신중용사'에서도 그런 분위기만 만연했죠. 하지만 완결에 와서는 마치 정석적이고 완결성 뚜렷한 마침표에 찾아볼 수 없었던 근본마저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사실 자극적인 연출과 실없는 개그로는 해당 분기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작품이었죠. 특히 여신 리스타르테의 망가지는 장면에서는 애니메이션이 끝나도 계속 회자될 정도인 충격적인 장면이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세계를 이용한 코미디 코너의 하나같은 무게감을 보여주기도 했네요. 사실 초기의 판타지들이 각자의 방대한 세계 때문에 접근 자체도 어려웠죠. 하지만 그런 데이터가 수없이 쌓이고 이제는 그 위에서 얼만큼 기행을 벌이느냐가 요점이 된 듯도 합니다. 시청자의 상상 이상으로 신중해 제목에 ..
좀 더 자극적인 소재를 원하고 내놓게 되는 흐름은 항상 이야기보다는 작품 외적인 면모에 기대왔습니다. 물론 이야기가 먼저 이런 흐름을 이끌어내는 작품이 다수 있기는 하지만 강한 자극을 위해서는 외적 요소에 호소하는 게 보편적이기는 하죠. 장르를 불문하고 이런 흐름에 거의 대부분의 작품이 편승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런 양상에 역행하는 듯한 작품이 하나 보였습니다. 바로 2019년 4분기 '방과 후 주사위 클럽'이라는 작품이네요. '방과 후 주사위 클럽'이라는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가 생각이 나네요. 학원물 일 것 같다는 생각만 품은 채 감상하기 시작한 1화에서 '보드게임'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는 걸 알고 의외인 인상을 받았습니다. 도대체 보드게임으로 어떤 자극을 줄 수 있을까 하며 주제에 ..
판타지 장르, 상상의 산물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데에 1분기, 20분의 총 12번 남짓한 순간은 부족할지도 모릅니다. 그 속에서도 최대한 완결성을 놓치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고 있지만 애니메이션 생태 여건상의 제약이 가장 크지 않나 싶네요. 예전 용자물의 완결과도 같은 맥락 커다란 사건을 하나 해결하고는 '우리의 모험은 계속된다!'라는 식의 결말이 1쿨 마무리 짓기의 용도로 변질된지도 오래됐죠. 여기에 또 하나 그런 운명을 피하가지는 못했던 작품이 있습니다. 문장의 완결성이 돋보이는 제목 '저, 능력은 평균치로 해달라고 말했잖아요!'(이하 노우킨)입니다. 이세계 전생, 신통한 힘을 획득, 현세의 지식과 기술을 전파하는 틀도 똑같이 이어받아 왔습니다. 하지만 이런 냉소적인 언급들과는 반하여 몹시 확고한 작품 ..
판타지 세계에 대한 가능성이 열린 후 수 없는 종류의 판타지 세계가 나타났죠. 그중에서도 가장 어마어마한 수의 세계가 탄생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단어가 조합되어 생기는 문장의 수만큼 이세계가 만들어지고 있는 듯합니다. 이번에는 프로레슬링과 이세계의 만남이네요. 근육과 이세계의 만남은 어디선가 본 적이 있지만 육체를 사랑하는 방식이 한층 더 깊어졌네요. 게다가 특이한 배경 설정만 만들어내고 이후의 전개는 여느 작품과 다를 바 없는 일부 작품들과는 달리 아주 특이한 상황이 하나 설정되어 있습니다. 주인공이 거한의 근육질 프로레슬러인 데에 반해 동물이라면 끔뻑 죽는 귀여운 취미를 갖고 있다는 점이죠. 프로레슬링과 애완동물과 이세계, 역시 듣지도 보지도 못한 조합인 만큼 시작부터 펼쳐지는 모든 광경은 신선함을 넘..
갈수록 수위와 개그의 강도가 강해지네요. 강력한 주인공의 신중함으로 이야기가 싱겁게 진행되나 싶더니 그래도 난관도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구요. 일찌감치 원 패턴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초반부에 들었지만 생각보다 다채롭습니다. 위기를 해쳐나가는 모습은 아직까지는 크게 벗어나는 부분이 없지만 주변 인물과의 상호 대화나 스토리가 꽤나 다양해서 다채롭네요. 후반으로 진행될수록 여러 신들과의 에피소드가 특히 두드러집니다. 천계에서도 통하는 세이야의 미형을 통해 온갖 상황이 벌어지지만 덤덤한 표정으로 그 또한 해쳐나가는 게 매력 아닐까 싶네요. 배경 자체는 그렇게 체계적이지 않지만 그런 짜임새라고 해서 이야기까지 그렇게 가볍지는 않습니다. 언젠가 좋게 해결될 거라는 안심을 갖고 있게 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순간순간의 몰..
그림과 내용이 아기자기해서 가장 편하게 보고 있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화 이후로 본의 아니게 중반부를 몰아보게 됐는데 감상 진도가 거침없이 쭉쭉 나아가네요. 이 애니메이션 마치는 노래의 가사 중에 '즐거운 세계란 정말로 있구나, 여기라서 정말 기뻐' 라는 가사가 있습니다. 이 노래의 가사와 이 주제가를 부르는 마일의 기분과 같이 정말 즐거운 세계를 거닐듯이 모험을 하는 듯 해서 산뜻하네요. 인물에게 얽힌 내용이 무거운 경우도 있죠. 나름 귀여운 캐릭터들의 생김새 덕분에 순화되어 느껴지는 데다 심각성을 북돋워주는 정도만으로 띄워 주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부터는 또 장난스럽고 유쾌해서 이야기가 다른 길로 빠지지는 않습니다. 세계관 최강자의 절반 정도의 힘을 가졌다는 편리하면서 강력한 설정 덕분에 어떤..
알록달록 기상천외, 옛날 광고 문구 같은 단어로 선정하자면 이런 느낌일까요. 이 베이스에 날마다 화목한 이루마와 친구들의 이야기는 가히 치유물의 범주까지 엿볼 수 있습니다. 코믹 판타지이지만 마계를 배경으로 현실과는 전혀 다른 잣대로 이야기가 진행되니 현실과 거리가 있는 만큼 이야기에 빠져들어 정신을 내맡기게 됩니다. 순정 만화로 소녀다움을 뽐내는 학생회장, 파워 텐션 클라라, 일편단심 아스모데우스 시기, 질투, 편견, 계략 같은 건 찾아볼 수 없게 참으로 순수한 이미지 그 자체네요. 지금까지 주요 키워드는 이루마의 행복이기도 하며 전체적으로 편안하고 흐뭇한 감상이 이어졌죠. 다만 학생회장님의 등장이 전면적으로 시작되면서 수위가 약간 높아진 듯한 착각이 듭니다. 학생회장님도 그렇고 이야기도 그렇고 그런 ..
별 이유 없이 눈가가 촉촉해지네요. 울보 주인공보다 보고 있는 스스로가 눈물 더 많이 짓게 되지 않나 싶습니다. 감동 코드를 유발하지도 않고 내용 자체가 무거운 건 더더욱 아니죠. 다만 감정과 속내를 털어놓는 장면에서는 별 꾸밈없이 단순하게 캐릭터들의 이야기만 차분히 풀어내는데 오히려 이런 코드에서 눈물샘이 무너지네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코드에 가장 크게 동요합니다. 거의 옴니버스 식으로 매 화가 진행되고 묶인 이야기로 진행되는 부분은 많지 않다고 볼 수 있죠. 미도리의 보드게임 디자인 이야기나 미키의 트라우마 극복 정도로 아직은 보이지만 이마저도 매 화 지배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진 않죠. 그때그때 등장하는 조연들 마다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며 항상 완결되는 구조가 인상 깊습니다. 보드게임이 주를 이루기..
전체적으로 애니메이션이 비어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네요. 미소녀 부활동물에서 얼마만큼의 치열함을 볼 수 있겠냐는 말이 아니라 이런 부분들을 감안 하고서라도 군데군데가 공허합니다. 작 중 회상에서 지나가는 대사로 '사격부는 운동부야?'라는 대사가 있었죠. 이런 대사의 의미와 같이 다른 스포츠물만큼의 격정을 끌어내기 힘든 것도 사실인가 봅니다. 그래서 잠시 동안은 뜻하지 않은 심심함을 느꼈네요. 다만 이런 부푼 기대감이 가라앉고 편해지고 나서야 다시금 라이플 이즈 뷰티풀의 재미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작은 동물같은 등장인물들에 귀여운 행동 디테일 하나하나 아무 말 같지만 귀여운 대사 전부가 차분히 느껴지기 시작하면서 치유받는 느낌이 전해져 오네요. 그래도 보통의 일상물과는 좀 더 높은 텐션을 지닌 부활동..
1화에서 보여준 화사함에 기분이 좋아져서 여러 칭찬들을 했는데 그 속에 감춰져 있던 부족한 점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네요. 비교적 높은 퀄리티가 유지됐던 1, 2화에서도 개성 있는 의인화 캐릭터들이 예쁘게 묘사되는 와중에 전투 장면이나 인물의 대화 상태 구도의 자유로움 등에서 일말의 불안감을 지울 수는 없었습니다. 이제 초반의 힘이 빠지며 작화에서 부족함이 가장 크게 드러나는데 마치 제 3국들의 웹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하네요. 작품의 주체는 중국이고 제작에는 일본이 백분 참여하고 있지만 다양한 부분에서는 전 세계에 하청이 들어가고 있으니 특정 나라를 지칭하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의 단순한 디테일의 애니메이팅이 노골적이네요. 캐릭터들의 매력에서 큰 힘이 발휘돼 지금까지 게임이 인양됐다고 해도 ..
감상 작품의 수가 확 줄어든 이 시점에서 이상하게도 평소보다 이세계물의 비중은 크게 늘었습니다. 거기에 대부분이 코미디 장르라는 것이 나쁘지 않네요. 이를테면 이번 분기에서는 '저, 능력치는 평균으로 해달라고 말했잖아요!'와 약칭 '신중용사'가 있겠네요. 게다가 셋 다 떨어지는 퀄리티는 아니어서 우연이 겹칩니다. 그 중에서도 '창단! 짐승의 길'은 괜찮은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특정 퀄리티를 집어서 말하지 않은 이유가 애니메이션 외적이나 내적이나 둘 다 가장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작품의 직접적인 평가 기준이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인기작인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 약칭 코노스바의 작가가 스토리 작가로 참여하고 있어서 은근 상통하는 기대감이 있기도 합니다. 코노스바도 무거운 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