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분기 시작 때부터 보려고 마음은 먹고 있었습니다만, 제목도 그렇고 분기 중에 이세계물의 존재감이 수두룩한 점도 그렇고 곧바로 손이 가질 않았었죠. 예전에는 탑승한 작품은 무조건 엔딩까지 함께 한다는 의무감 아닌 의무감 있었는데 세상의 풍파를 체험하며 조금씩 그 기세를 줄여왔습니다. 그리고 해당 애니메이션도 뒤늦게 보기 시작 하며 금방 보기를 그만두지 않을까 싶었었죠. 하지만 해당 분기 이세계 물 중에서 손꼽을 정도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제는 따로 언급할 필요도 없이 이 세계 판타지의 유행을 지나 이 판타지를 비트는 것 마저 더 없을 클리셰가 된 지금 해당 작품도 그런 풍조를 만연히 두르고 있습니다. 게다가 퀄리티만 따놓고 봐도 다른 이세계 물에 비해서 두드러지는 점은 찾기 힘들다고 할 수 있겠죠..
옛날 투니버스에서 심야 직전 틀어주던 애니메이션의 정취가 느껴지는 감성입니다. 그때 많은 작품들을 접했던 건 아니지만 밤중에 채널을 돌리다 보면 나오는 애니메이션들은 이런 분위기였던 기분이 듭니다. 그때 수입돼서 방영되던 작품들을 떠올려 보면 결코 평범한 작품들은 아니었죠. 소재가 기상천외함은 물론 개그의 코드가 엽기적일 때도 많았습니다. 악마에 입문한 이루마 군, 다짜고짜 마계로 팔려와 점점 악마들의 정점에 서게 되는 모습이 마치 그때의 코드와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네요. 작화의 색감과 형성하는 분위기도 꽤나 아기자기한 면이 있어서 그때의 생각을 더욱 불러일으킵니다. 감독이나 제작사 그리고 방영하는 곳을 볼 때 연령층이 높거나 깊은 이야기를 다루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연령층을 가려서 볼 수 있게 만들..
판타지 배경을 무대로 하는 이번 분기 작품 중 퀄리티가 꽤나 괜찮네요. 거기에 장르가 코미디라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사실 이제는 한번 더 꼬았다고 말하면 멋 없을 정도로 이세계물엔 저마다의 개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죠. 그런 사이에서도 어느 정도 독보적인 차별성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가까이만 봐도 저번 분기의 전체공격 어머님이라던가 마왕님 리트라이가 있겠지만 그 사이에서도 전혀 뒤지지 않고 어떤 면에서는 앞서있는 듯 싶습니다. 주인공이 프로레슬러. 사실 이세계로 전이하는 방법도 다양하듯이 이세계로 떠난 직업군도 참 다양하죠. 사실 프로레슬러같은 직업군도 이미 이세계 씬에서는 드문 직업이 아닐겁니다. 따라서 여느 스러져간 짧은 연재의 만화들 처럼 가볍게 흘러가버릴 지도 모를 일이죠 다만 작가의 캐릭..
1화에 참 많은 것이 들어가있어서 좋네요. 감상 초반부와 마지막의 인상이 180도 달랐습니다. 바로 몰입하기 어려운 분위기의 대사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퀄리티가 받쳐주지 못하는 데에 밑도 끝도 없이 분위기만 잡는 작품인가라는 생각을 품었었죠. 다만 이런 생각은 여느 화려한 구도에만 눈이 익숙해진 데에서 온 착각이었습니다. 다시금 차근차근 인물의 묘사와 배경, 장면전환을 뜯어보니 정돈되고 깔끔함을 전해받을 수 있었네요. 게다가 선언하듯이 기저에 깔고 시작하려는 어둡고 입체적인 분위기가 마지막 절정 장면에서 시청자에게 까지 완전히 녹아들게 만들어 사로잡습니다. 사실상 인물의 전후 관계라던가 상황 등 많은 정보를 전해준 건 아니라 말할 수 있는 사실은 많지 않지만 단순히 보고 듣고 느낀 것만 옮기면 하나의 작..
신랄하게 한 방 먹었네요. 초반 사이좋은 소꿉친구나 어프로치하는 학생회장 등 남주인공의 희망 편 속에서의 초반 전개를 보고 실망을 하려던 찰나 였습니다. 다만 이런 시청자의 흐름을 과감하게 붙잡고 흔들어 놓았네요. 러브 코미디 속 흔한 엑스트라를 표방한다는 줄거리를 주워들은 적이 있어 대략적으로 예상을 하고 마음의 준비는 해보았으나 그보다 훨씬 더 상회하는 신박함이네요. 소꿉친구와 회장님이 보여준 전형적인 모습 또한 너무 강했기 때문에 아직 인물들의 형태가 개성있다고는 말하기 힘들겠지만 앞으로 이들의 행보도 남주인공의 제 2의 인격 마냥 변화할걸로 예상되는 모습입니다. 연애나 사랑이라는 소재로 점도 있게 티키타카 하는 내용은 개인적으로 보기만 해도 에너지가 소비되는 부분이 있어 크게 반기지는 않습니다. ..
코미디는 코미디지만 그 사이에서도 층위가 다릅니다. 이세계에서 펼쳐지는 코미디물도 참 많지만 역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법, 비슷할 법한 작풍이라도 뚜렷한 개성을 지니고 있네요. 이세계에서의 개그라고 생각하면 모험을 쌓는 도중에 이세계와 그 속 인물들과 호흡하며 웃음을 이끌어 내는데 해당 작품은 주인공인 마일이 끊임없이 본래 세계와 결부시키는 점이 특별하네요. 여러 애니메이션의 패러디 이외에도 인물의 리액션같은 상황에도 마치 현실이 배경인 일상물 같은 반응을 보입니다. 이세계와 코미디를 합치하는 작품들 중에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갖고 있네요. 가까이만 봐도 '저번 분기의 일반공격이 전체 2회 공격인 엄마는 좋아하세요?'에서 비슷한 장르를 표방하고 있지만 그 작품이 개성을 가진 만큼 이..
묘한 괴리가 느껴지지만 결론적으로는 재미가 나쁘지 않은 듯합니다. 괴리란 게 여기서는 어떤 걸 뜻하냐면 대충 이런 느낌이겠네요. 저번 분기에 '흔해빠진 직업으로 세계 최강'이라는 작품이 있었죠. 초반부만 보고 그만뒀기에 그 이후에는 알 수 없지만 이야기가 가진 옹색한 스케일에 비해 나쁘지 않은 작화를 가지고 있어서 어딘가 헛도는 느낌을 전해 받았습니다. 해당 작품 '초인 고교생'에서는 등장인물들의 디자인이나 소개하는 장면 대놓고 승천하는 흉부를 가진 엘프 등 모두 퀄리티만 놓고 보면 우수했지만 그 속의 이야기는 급작스럽거나 커다란 이야기를 그려내지는 않았죠. 다르게 생각하면 간결하고 직관적인 초반부 전개지만 평면적으로 받아들여졌네요. 하지만 이런 괴리감이 해당 작품에서는 별다른 네거티브한 감정을 불러일으..
주제도 주제지만 주제와 엮어서 드라마를 풀어내는 방식이 참 매력적입니다. 이번에 등장한 게임은 '잉카의 황금'으로 치킨 레이스 같은 성향을 가진 게임입니다. 이런 대담함을 필요로 하는 게임을 이용해 주인공이 왕따를 당했던 과거를 극복하는 모습을 소박하게 담아냈죠. 거기에 매 에피소드마다 등장하는 걸로 보이는 게스트들도 인물의 감정과 드라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며 각자의 재미를 자아냅니다. 사실 퀄리티랄것도 딱히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네요. 모여서 보드게임을 할 뿐인 전개에서 별다른 스펙터클을 찾기는 힘들죠. 게다가 매 화 등장하는 게임들도 실제 보드게임과 같은 것들인데 어쩌면 소재를 가장 올곧게 드러내는 애니메이션이 아닐까 하네요. 보드게임에는 별 다른 취미가 없긴 하지만 실존하는 소재로 이야..
개인적인 여유의 부재로 예전만큼 많은 작품을 동시에 감상하기가 힘들어졌습니다. 30개 내외는 기본으로 보던 것이 최근에는 10개 내외로 줄어버렸네요. 그만큼 계속 분기 동안 함께 하는 작품을 고를 때 기준이 깐깐해졌겠죠. 그런 만큼 이번 새 분기의 Z/X Code reunion은 새로 적용된 기준에 적합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스토리의 가치는 어쨌든 대사의 방식이나 작화의 퀄리티를 중요하게 따지는 기준에서는 해당 작품은 평이한 수준의 모습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네요. 아직은 정돈되지 않은 1화뿐인 상황이라 대사의 방식까지는 전부 파악하지 못했지만 작화는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보통은 다른 화수 보다 공이 들어가 있기 마련인 1화에서 이 정도의 작화를 보여준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조금은 예상이..
2기의 첫인상이라고 하니 조금은 이상하네요. 거기에 1기에서 보여주었던 모습 그대로의 퀄리티와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는 듯 보입니다. 혹시나 차이점이 있지는 않을까 했지만 평이했네요. 다만 다시금 최근 뽕빨과 하렘의 장르 부재를 확인하게 됐습니다. 요즘 '바보와 시험과 소환수'라는 작품을 다시금 접하고 있었습니다. 2000년대 후반 10년대 초반에 걸친 작품이라서 한창 뽕빨과 하렘이 증대했던 시기의 작품이라 지금과는 미묘하게 다른 그 때의 감성이 느껴지곤 했는데 해당 작품에서도 그런 정취가 느껴지곤 하죠. 대략적으로 표현하자면 상상도 못한 전개로 사춘기의 감성을 자극하는 식이라고 할까요. 캐릭터의 디자인과 애니메이션에서의 표현과 전개, 클리셰등은 최근의 감각과 같다고 할 수 있지만 인물 사이에 벌어지는 사..
제목과 키 비주얼만 보곤 이세계에 떨어진 여고생 사수들이나 총기 모에화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훨씬 편안했네요. 학교에서 부활동을 하는 일상물, 제가 가장 선호하는 장르 중 하나여서 첫 번째 신을 확인하자마자 마음이 놓였습니다. 사격용 슈트는 마치 미래 제복 같은 이미지여서 멋지네요. 일상물이 많은 만큼 세부적인 부분으로 나뉘어서 이해할 수 있을 텐데 일상물들 중에서도 소재와 개그, 모에의 안배가 균형적인 것으로 느껴지네요. 빈정거리는 의미로 많이들 '미소녀 동물원'이라 칭하곤 하지만 해당 작품은 그 사이에서도 알게 모르게 근본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특유의 과장되고 귀여움이 돋보이는 표현들이 역시 곳곳에 자리 잡고 있지만 1화임에도 불구하고 라이플을 다루는 장면이 많이 나와서 그렇지 않나 싶네요..
1화에서는 캐릭터의 묘사나 작화에서 화사함이 돋보였죠. 전투 장면 같은 곳까지는 완벽히 채워진 퀄리티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우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2화에서도 그런 부분을 중점으로 보게 되었는데 생각 이상으로 힘이 빠져있네요. 작화나 채색, 배경의 방식 등 이런 부분에서는 최대한 유지를 하며 괴리감을 없애려 하지만 특이한 흐름이 없는 장면에서는 캐릭터의 묘사가 힘이 쭉 빠져있습니다. 다만 새로 등장한 주요 함선이나 전개에 있어서 의미 있는 장면들은 1화 때 처럼 화사한 묘사로 이목을 사로잡네요. 1화에서 전체적인 이야기를 아우르며 애니메이션을 위한 심화시킨 설정들을 내보일 때는 작품 내부적으로 다른 의미도 지니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다만 2화에 와서 카가의 불장난과 같은 어필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