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근히 치유력이 강한 애니메이션이었네요. 캠핑 애니메이션을 볼 때 받던 감각과 비슷합니다. 2화는 차분하게 보드게임(바퀴벌레 포커)을 즐기는 모습만 이어지곤 했죠. 다만 이 사이에 독백을 통해 인물의 감정이나 내면을 소담하게 풀어낸다거나 상대방에 대한 인상과 마음도 함께 전하면서 이야기 전체에 기분좋은 향기가 퍼지네요. 다른 복잡한 이야기가 난입할 틈 없이 모두가 마음을 통하며 게임을 즐긴다는 모습이 새롭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특히 아야에 대한 마음을 품고 있는 타노우에가 함께 게임을 진행하면서 아야에게 배려하는 플레이를 할 때에 나오는 담백한 표현들이 한껏 풋풋한 느낌을 더해줍니다. 연애물로써 풋풋한 느낌이 아닌 젊은 학생이라는 존재 자체에서 불어오는 풋풋함입니다. 타노우에군의 등장이 그저 보드게임..
작품을 직접 접하기 전에 제목으로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떠올려보기 마련이죠. 그중에서도 특별한 함의 없이 제목 그대로의 인상을 올곧게 전해주는 애니메이션이네요. 보통은 상상한 것 이상의 깊이나 굴곡이 있거나 정반대의 인상을 전해주기도 하는데 더 이상의 깊이도 있지 않고 제목의 가벼움처럼 유쾌함만이 있습니다. 물론 그 사이에도 돋보일만한 점이 있었네요. 이세계 장르의 응용들 중에서 특유의 세계관을 구축하며 여러 굴곡을 표현하는 작품이 아닌 이상 단순하거나 부족한 묘사들로 채워진 애니메이션이 많은데 해당 작품은 적은 디테일로도 묘사가 가능할 법한 모에스러운 작화체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움직임이나 인물 묘사의 디테일이 세심합니다. 거기에 더불어 가벼운 내용과 코미디가 맞아 떨어지면서 기분 좋은 상승효과를 일구..
소재가 시청자에게도 접근이 용이하고 취미 삼기 좋은 것이라면 작품의 인기에 힘입어 소재로 다뤄지는 취미들도 조금은 붐이 일기도 하죠. 그런 선례들이 이젠 적잖게 들리는 지라 오히려 작품의 가치를 소재에만 둔 듯한 작품이 보이기도 합니다. 다만 해당 작품은 소재의 여하 상관없이 찬찬히 등장인물의 이야기를 함께 들려줄 것 같네요. 제목에서도 떠올릴 수 있듯이 '보드게임'을 소재로 한 일상물입니다. 1화에서는 발단을 소개함과 동시에 주인공의 내면 묘사로 주로 이야기를 풀어갔는데 독백들이 꾸밈없어서 작품의 담백한 묘사와 더불어 매력이 배가되네요. 타인과의 관계가 서툰 주인공이 무진 밝은 타카야시키를 만나며 정처 없이 떠도는 '미아놀이'를 하며 서서히 마음을 여는 과정도 특별한 장치 없이 이들의 나이를 대변하기라..
재생하고 나서 종잡기 힘들고 단면적으로 보이는 작화의 퀄리티도 우수하지 못해서 그냥 넘어가는 작품이 되려나라고 생각을 했지만 예상외로 재미있는 요소를 지닌 작품이네요. 평범하거나 조금 부족한 만듦새에 비해서 지닌 요소들이 신박하고 재치 있어서 단순히 퀄리티로만 전해져 오는 것 이상의 기대감을 품게 됩니다. 학교가 나오고 곱지 못한 시선을 받는 남자 주인공이 등장하죠. 여기서 남자 주인공의 캐릭터성도 상당히 특이합니다. 평범하고 보편적인 이미지를 표방하지만 겉보기는 괜찮고 젠틀한 주인공이 약속이나 한 듯 여러 작품에 등장하기 마련이죠. 다만 해당 작품의 주인공은 정말로 위와 같은 요소는 걷어낸 채 주인공 같지 않은 주인공의 형태로 보입니다. 묘사 자체도 미형과는 거리가 있고 음성도 보편적인 미성의 방식이 ..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때 부터 한동안 즐기기는 했으나 스토리의 부재가 하나의 이유가 되어 게임을 그만두게 됐었죠. 캐릭터들의 등장현황이나 진행으로 보아 게임과는 또 조금 다른 전개를 보여주는 듯 싶습니다. 다만 등장인물의 볼륨에 따라 모든 인물을 조명하며 개략적인 스토리도 진행시키기 위해 내용면에서는 큰 진전은 없었네요. 애니메이션에서는 물론 다르겠지만 게임 운영 초기 때가 오버랩 되며 웃음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와는 별개로 작품의 외적인 표현들에 대해서 흡족한 마음이 드네요. 흔히 코레류 게임이라고 이르는 작품들 중에서도 벽람항로가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고는 들었는데 애니메이션의 스팩터클을 보니 인기를 실감하게 되는 느낌입니다. 사실 기존 팬들을 움직이는 데에는 그리 큰 움직임이 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