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당스 첫인상, 영감

퀄리티 있는 애니메이션을 보면 영감이 떠오릅니다.

직접적인 구상을 던져준다기 보다 무언가를 추진할 수 있는 기분으로 만들어주죠.

이 데카당스도 온 힘과 머리를 일깨울 만큼 재미있는 작품이라는 게 느껴졌습니다.

인물의 표정 하나와 세계관의 설정 하나하나 마다 즐거워서 새로운 힘이 됩니다.

 

애니메이션 자체를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항상 명작 반열에 들 법한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의 등장을 기대하고 있죠.

몇 년간 그에 준하게 두드러진 일부 작품들이 있지만

애니메이션이란 범주를 넘어 컨텐츠 자체에도 많은 관심의 분산이 있기 때문에

이전 많은 작품들이 오랫동안 명작으로 거론됐던 것 만큼의 관심과 힘은 받지 못했습니다.

마치 TV의 전체적인 시청률 하락과 비슷한 맥락 일 겁니다.

 

하지만 길이 언급될 명작 까지는 도달 못하고

작품성만은 인정 받았던 해당 작품들의 초반 인상보다

데카당스의 인상이 훨씬 긍정적이네요.

 

더 이전의 시조인지는 모르겠지만 세계관의 형성 방법은

최근의 '달링 인 더 프랑키스'와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절멸에 가까운 세계 속 생존한 인류 집단의 이야기라는 모티브만 보면 '설국 열차'와도 비슷하네요.

 

하지만 당연 이를 구성하거나 지탱하는 방법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다릅니다.

'달링 인 더 프랑키스'는 인류와 우주를 넘어 초월적인 데에 시선을 두었고

'설국 열차'는 인류와 사회에 대한 통찰에 시선을 집중시켰죠.

데카당스의 첫인상에서는 이 중간 정도의 뉘앙스가 느껴지네요.

미지의 에너지와 적들이라는 점에서 좀 더 애니메이션 다운 '달링 인 더 프랑키스'와 비슷한 향기가 난다면

생존 한 인간 집단을 디테일하게 묘사하며 계층과 직업에 대해서도 1화에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특정 사회를 그려내는 '설국 열차'와도 상통하는 점이 있습니다.

 

 

1화에 한정한 관점이라 물론 대략적인 예상일 뿐이지 전혀 빗나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관심도 갖게 만드는 작품 자체의 매력이 있기 때문에

저런 잡설도 풀어볼 수 있는 거겠죠.

 

묘사의 유려함과 인물과 이야기 형성에 있어서 디테일은

첫 눈에 들어오는 부분이니 더 이야기 할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단 1화 만에도 거대 메카 '데카당스'에 대한 디테일한 설정

그리고 인물을 그려나가며 자연스럽게 세부적이고 흥미로운 세계관도 풀어놓는 점이 인상적이었네요.

 

마치 거대한 명작 시리즈의 도입을 보는 기분과 같이 두근대는 심정입니다.

특히 얼마나 많은 설정이 들어가 있을까 싶은 각종 묘사들이

3D로 세부적이고 유려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사실상 TVA 제작 환경에서는 불가능한 수준의 미세하고 거대한 움직임들을

3D에게 맡겨서 풀어내는 방식이죠.

일각에서는 제작비 없는 애니메이션의 임시방편이란 인식도 있고 이는 사실이지만

데카당스에서는 또 하나의 매력으로 다가오네요.

거대 기계들의 눈부시고 디테일한 움직임에서 처음으로 3D는 축복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코로나의 여파 탓인지 유독 신작의 볼륨이 부족한 점이 두드러진 분기라고 생각해서

평소보다는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을 덜 두었고 이 때문에 해당 작품도 지나칠 뻔 했습니다.

인생의 절반 손해 볼 뻔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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