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학원의 부적합자 첫인상, 역겨운 맛

풀어내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건지 다짜고짜 주인공의 위대함으로 작품을 시작합니다.

거기에 더불어 위대한 주인공의 위대한 대사들은 덤이죠.

저마다 어떻게 받아들여질 지는 모르겠지만

공감과 자연스러움이 지금의 가장 큰 트랜드라고 봤을 때

이와 같은 중 2스러운 가치는 우선되지는 못하는 듯 합니다.

게다가 작품에서 도입의 일정 부분을 스킵해서 이런 부분이 부각되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사람의 인상은 첫 3초만에 결정된다고 하는데

이게 작품을 감상할 때 바로 연결되지는 않아도 메커니즘은 비슷할 거라 생각이 됩니다.

작품을 재생했을 때 보이는 미형이지만 깔끔하지 못한 선과 붕 뜬 색감의 작화를 마주했을 때

이미 어떤 부류의 작품인지 깨달을 수 있었죠.

 

게다가 애니메이션 도입부에 난데없이 시비를 걸어오는 극히 1차원적인 갈등 구도.

아직 주인공도 시청자의 마음 속에 똑바로 각인이 안 되어 있을 텐데

난데없이 딱 봐도 악역이라는 비주얼의 캐릭터가 거슬리게 시비를 걸어오니

마치 중국 양산형 모바일 게임을 볼 때와 비슷한 감정이 느껴졌습니다.

 

어떠한 기대도 쌓아놓지 않은 상태로 '엄청 강한 우리 주인공은

저 노골적인 양아치에게 참교육을 내릴 것이다'라는 구조를 강요하듯이 작품이 전개됩니다.

이 한가지만 가지고 작품 전체를 아우를 수는 없겠지만 정말 입체적이지 못한 도입부를 가졌네요.

 

게다가 그 위대한 힘을 통감하며 몇번이고 죽었다 부활한 황족들은

끝까지 양아치 근성을 버리지 못하는 공감 안되는 흐름도 눈에 보입니다.

게다가 태연하게 당연하게 옆에 붙어있는 여주인공의 존재까지.

 

설명 안 되고 설명을 하려고 들지도 않는 이런 모습들이 당당하게 펼쳐져

심하게 말하면 역겨운 맛이 나는데 맛이 없지는 않습니다.

선호만 맞으면 주제 자체가 평범하지는 않으니 꽤 괜찮게 볼 수도 있겠습니다.

 

향기는 비슷하지만 차라리 '율리시스:잔 다르크와 연금의 기사'가 더 풍미있고 색이 뚜렷했네요.

반대로 말하면 그보다 편하고 쉽게 소비할 수 있는 작품일 것도 같습니다.

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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