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너머의 아스트라 5화, 우주는 희노애락

이제까지의 에피소드 중에서도 특히 좋게 봤네요.

내용이 전체적으로 무겁지 않았던 이유도 있겠지만 조난 상황에서도 다시 한번

인물들의 관계와 이야기를 센스 있게 조망해냈습니다.

이제 대부분 인물들의 스텐스가 정해지고 다른 이야기로 넘어갈 법 한데

여유 있는 상황을 연출해줘서 감상하는 시청자에 대한 배려인 동시에 작품을 향한 배려이기도 했습니다.

 

마치 적도의 관광지를 묘사한 듯한 행성 아리스페이드에서는

자원은 풍족하고 환경도 마치 휴양지 같은 기운을 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바다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니 템포를 완화시키는 만큼 인물들의 수영복 놀음과 같은

서비스적인 면도 확실했네요.

 

다만 이런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흐르게 되면 분위기가 늘어질 수 있으니

아이들의 조난을 맞이한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중간에 삽입시켜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전제를 제시함과 동시에  긴장감까지 어느 정도 조성합니다.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와 극이라는 완결성을 느낌을 전해주기 위해 시네마 앵글의 연출을 자주 사용해 왔죠.

이번 화에서는 지구의 이야기는 시네마 앵글로 담아내고 다시 학생들에게로 전환될 때는 전체 화면으로 잡으며

둘의 이야기 층위를 구분하는 장치로도 센스 있게 사용됐습니다.

 

조난 학생들의 학부모가 모인 자리에서 각 학부모의 태도 또한 하나의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겠죠.

하지만 아직은 제시된 이야기가 많지 않을뿐더러 모두 타협과 음모의 애매한 리액션을 취하고 있어서

일부러 이런데 신경을 빼앗길 원치 않는 제작진의 의도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센스 있는 진행과 노련함이 돋보이는 연출들로 극을 매력 있게 꾸며가는 와중에도

무언가 작동하고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을 끊임없이 전해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느낌은 결국 엔딩에 와서 해답이 풀렸네요.

평화로운 분위기 사이에서 예상치 못한 전개가 대비를 이루는 방식은 드문 게 아니었죠.

다만 템포를 완화하는 이 한편 안에서도 이 전개를 위해 차곡차곡 진행되어 왔고

퀄리티 있는 연출로 이 갭 사이를 깔끔히 구분해내었다는 점도 인상 깊습니다.

 

정치가의 아들인 루카와 해당 학생들 교장의 아들 울까

둘의 동기가 이전부터 강하게 어필되긴 했지만

이전부터 형성하던 분위기와 이번 화에서의 전개로 강렬한 마지막을 선사했네요.

섣불리 이후를 예측하기는 어렵겠지만

간단하게 말해서 희로애락 전부를 기분 좋게 느낄 수 있는 좋은 한편이라는 사실에 기분 좋은 마무리였습니다.

이후의 기대감은 말할 것도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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