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한 아오는 공부를 할 수 없어 12화, 결국은 고등학생

일본에서는 흔히 연인 사이의 관계 진전을 A, B, C로 표현하곤 하는데 

그중 C에만 여념이 없던 이야기가 갑자기 A부터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은 뒤틀린 사춘기 여고생의 욕망에 작품 전체가 휘둘렸다면

차분하게 풋내 나는 연인의 모습을 다뤄냈네요.

마지막화에 와서야 드디어 고등학생 커플의 러브 코미디 같은 상황을 연출해줍니다.

 

그렇다고 이를 이끌어나가는 아오의 텐션까지 차분한건 아니었죠.

여전히 온갖 감정표현으로 개그와 함께 이끌어 가는 가운데

이야기가 차분해져서 더욱 이 둘 커플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지 않나 싶습니다.

 

보통 작품이 마음에 들면 캐릭터의 성별을 가리지 않고 전부 호감으로 인식되기 마련인데

아오에 비해 키지마의 캐릭터가 너무 일면적이라 애정에 차이가 있는 기분이 드네요.

아오를 부각하기 위한 장치로 기능할 지는 몰라도

범상치 않은 아오의 사고회로에 비하면 남자 주인공이 조금 더 입체적이어도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12화 완결이 되어서야 서로 마주 보고 얼굴 붉힐 수 있게 된 커플입니다.

제목의 과감함 만큼 풋내의 끝판을 달리는 둘의 서투름이었네요.

 

다른 인물들의 볼륨과 비중이 적어서 짧은 템포로 단편 편성에 어울리는 형식이기도 했고

그만큼 가벼우면서도 특이한 인물의 설정과 내면 묘사 덕분에 이상으로 집중도 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생각은 속물 그 자체지만 겉으로 나오는 모습은 풋풋함 그 자체 

제목의 비범함 보다는 소소하고 차분한 둘의 러브스토리였다는 여운이 남네요.

 

뭐라 해도 고등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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