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 에그 프라이어리티 첫인상, 돌아서서 가까이에

 

초반부를 감상하며 떠오른 몇 가지 주제가 있습니다.

그 중 돌아봄과 소생이라는 키워드가 가장 뚜렷하게 느껴지네요.

1화 첫 장면에서 빛을 발하며 죽어가는 반딧불이가 도로 중간에 있었습니다.

그걸 본 아이는 반딧불이를 감싸쥐고는

클랙션을 누르는 택시에게 못마땅한 눈길을 한 번 준 후 멀어지죠.

장면에서는 택시의 라이트가 비춰지며 한참을 기다리지만

아이는 무시한 채 반딧불이에게 관심을 쏟습니다.

 

아직 초반부라 전체를 작품 관통하는 큰 줄기일지는 모르지만

피해를 받는 작은 것(반딧불이)을 지키며 외압, 무언의 질서(택시)에게서

지키는 모습을 나타낸 장면인 듯 보였네요.

제목에 들어있는 프라이어리티(앞섬, 순서)에 의미를 주인공의 입장에서 실천하는 모습입니다.

세간의 인식(신호, 클랙션)과 반대로 주인공은 관심과 사랑을 우선시 하죠.

 

거창하게 말할 것 없이 초반을 여는 주제가 나오기는 합니다.

제각각 폭력에 대항하지 못해 자살을 선택한 소녀를 지켜내는 게 이 작품의 전개입니다.

 

의미 있는 주제 일 수도 있고 요즘 대두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자칫 의도에 잡아먹혀 작품의 재미를 저버리는 일도 벌어집니다.

하지만 폭력과 관심이라는 대비되는 주제를 원더 에그 프라이어리티에서는

현실적인 배경과 인물 묘사를 통해 혹은 사운드 연출을 통해 대사를 통해

최대한 시청자의 감상 속도에 발 맞추어 인물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만듭니다.

 

무언가를 마실 때의 호흡, 발걸음, 소녀다운 몸짓 하나하나를 신중히 묘사해

인물과 시청자의 마음을 동화하게 만들고 

인간적인 정취를 느끼게 해줍니다.

이를 바탕으로 어떻게 보면 자살까지의 긴 과정들을 거의 묘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짧은 장면들 사이에서 인물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인물의 성격과 아픔, 속내를 헤아리게 됩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현실에는 없을 법한 미형들의 등장인물들만 등장합니다.

시청자가 사는 세상과는 동떨어져 있죠.

하지만 천천히 이 작품만의 문법으로 인물들의 아픔을 공감하게 되며

일상속 사건들에도 다시금 작은 관심을 싹틔우게 되네요.

 

현실과 동떨어진 묘사로 이루어진 애니메이션 만이 가질 수 있는 몰입을

가치있게 엮어내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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