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 에그 프라이어리티 감상 소회, 터부

 

생각 이상으로 입체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작품 속 캐릭터나 이야기, 중심 주제와 서술, 전개 전부 예상했던 것 보다 복잡했네요.

해당 작품이 이야기를 사람 냄새 나게 전개한다고 첫인상으로 글을 적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면서 소생과 사랑이란 키워드를 떠올렸는데 지금 와서는 해당 작품에 대한 인상이 완전 바뀌었네요.

모든 면에서 기대 이상이었지만 기대와는 달랐습니다.

 

어두운 분위기 속에 긍정적인 키워드를 초반에 강하게 심어준 후

반대로 다시 작풍을 어둡게 만들어 대비로 인한 효과를 이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소생과 관심이라는 키워드도 틀린 말은 아닌 듯 한데 진짜 하고 싶은 말을 효과적으로 숨겨두었네요.

오히려 사랑이라는 단어의 의미와 통념을 한번 더 꿰뚫어 더욱 본질에 집중합니다.

 

작품 외적인 완성도에 대해서는 뭐라 말 할 것도 없습니다.

제가 본 작품들 중에서 손 꼽을만 합니다.

예쁘거나 분위기 있는 주역들, 조력자들 디자인은 물론

생동감 있는 인물들의 표정과 행동 묘사가 인상 깊었습니다.

 

심지어 작품 내적으로는 더 손에 꼽을만 하네요.

진하게 녹여낸 감동으로 재미를 준 작품은 많았지만

키워드와 주제로 끊임없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어

작품속으로 끌려가게끔 한 애니메이션은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불친절함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어줍잖은 퀄리티로 본질에 대해 다루며 서술을 어지럽게 만들면

보는 걸 그만두지 작품에 애착이 생기진 않았을 겁니다.

훌륭한 외관이 있어서 주제 또한 더욱 빛을 발했습니다.

그리고 순간순간 너무 많은 정보량이 몰려들기도 하는데

하나하나 뜯어보지 않아도 작품을 이해하는데 무리 없게 만들어 놓고 있습니다.

하나하나 뜯어보더라도 대충 넘겼을 때와 감상이 달리지지 않는 걸 확인하고 조금 놀랐습니다.

이런 부분도 완성도의 일부가 아닐까 싶네요.

 

이야기의 감동은 원초적으로 묵직하게 끌고 가지는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캐릭터들의 생동감과 연기 연출을 통해 현실감있게 사람 냄새나게 다루었죠.

이 때문에 담담하게 풀어가는 느낌을 받게 합니다.

하지만 앞선 여러 작품들의 서술 트릭이나 장치, 등장물을 통해 효과적으로 감정을 생각을 자극하죠.

오히려 서술에 있어서는 영악한 면모가 많았습니다.

 

후반부의 막대한 정보량이 어질어질하네요.

모두의 행동 원천은 의심과 이기심입니다.

하지만 이런 마음들이 서로를 이어주는 매개체가 되기도 하고

삶을 성립 시키는 근간이 되기도 하나 봅니다.

이런 사람 사이의 치부를 긍정하는 데에 도달하기 위해 TVA 12편이 소모되었네요.

끝까지 이성을 유지하는 인물들은 작품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작품 내적으로는 주인공이 진국이었습니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