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학과 별로 사랑을 할 때의 특징'이란 농담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수학과가 고백을 할 때는 하트모양 그래프가 나오는 수식을 적어서 준다는 식이죠. 그런 상상을 과장한 데에 일본식 러브코미디를 결합시켰습니다. 다만 한국에도 이런 이과에 대한 과장된 상상을 담았던 작품이 하나 있었죠. 러브코미디라는 단적인 주제로 보기는 힘들지만 나름 진보된 주제를 담고 있었던 '공대생 너무만화'라는 작품이었는데요. 공학 계열 전공 학생에 대한 재미있는 상상에서는 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원작 자체가 이야기를 풀어 낼 때 어떤 힘을 갖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애니메이션으로 옮겨진 모습은 그다지 디테일한 모습은 아닙니다. 구도나 장면의 활용이 끊기거나 멈춰있는 모습이 많았고 평면적인 묘사에 그쳤습니다..
저번 화 부터 조금씩 놀라는 부분인데 성장에 대한 에피소드 들을 은근히 여운있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오히려 주인공 듀오는 개그나 환기를 담당하는 일이 많고 주변 사쿠라 선배나 먼로, 이노 선배의 이야기에 더욱 많은 시선이 쏠리네요. 게다가 차분한 화면과 소리의 연출로 사쿠라 선배에 진로에 대한 고민과 나아가 좋아하는 것, 해야하는 것에 대한 괴리의 고민을 진솔하게 풀어냅니다. 웃겨주는 부분에는 과장 없이 필요한 만큼만 깔끔하게 터뜨려 주고 의외로 많은 부분이 드라마에 할애되고 있네요. 동화공방식 일상 코미디물의 장점입니다. 흔히 어른들이 '놀땐 놀고 할땐 해야 성공한다'라고 하는데 그런 이상향 같은 말을 귀신같이 작품에 잘 반영해내곤 하죠. 게다가 언제나 만듦새가 수려해서 귀엽고 극화된 그림들에 비해 구..
정말 커다란 변화네요. 별을 찾는다는 명분 아래 펼쳐지는 깨소금 러브 코미디가 아닐까 싶었는데 정보에 질이나 인물의 진중함이 전혀 간단하지 않습니다. 이런 작품이었나라는 감상이 들 정도로 이전 화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네요. 여름 합숙이라길래 이전에 보여주었던 일상 파트들에서 더더욱 심화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오히려 주제가 전면으로 나서서 한 화를 전부 차지했습니다. 여러 박물관이나 일본 우주항공연구기구 등 합숙의 코스라는 이름 아래 정보의 양이나 이에 임하는 인물들의 마음이 물밀듯이 밀려왔습니다. '소행성을 발견할거야!', '지도를 만들 거야!'같은 생떼같은 목표가 한낱 억지가 아니라는 걸 이번 화에서 확인할 수 있었죠. 이로 인해 정말 다시한번 돌아보게 되네요. '사랑하는 소행성'이라는 주제에 비..
1기의 성공에 힘입은 탓인지 더욱 귀여워지고 다채로운 화면들로 돌아왔습니다. 원작은 접할 길이 없어서 에피소드의 흐름이 어떻게 되는 지는 알 수 없지만 새로운 캐릭터들도 다수 등장해서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만드네요. 1기에서는 여느 지역홍보 초단편 애니메이션이 그렇듯이 광기로 지역홍보를 한바탕 벌려놓고 기억속에서 사라지는 유형처럼 보였죠. 하지만 2기에서는 좀 더 지역홍보 뿐이 아닌 학원 일상물의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 지역 홍보에 대한 내용을 채워 넣느라 다소 호흡 타이밍이 빨랐던 1기에 비해 같은 3분 30초의 편성임에도 불구하고 훨씬 여유있어졌네요. 게다가 이런 여유를 바탕으로 캐릭터에 대한 매력도 다시금 조명되는 느낌입니다. 1기에서도 분위기로만 느꼈지만 캐릭터들의 디자인이 초단편 편성으로 스러..
지역 홍보성 내용들이 중간중간에 들어있지만 그렇게 큰 비율을 차지하지는 않습니다. 2기가 나올 사이에 한번 더 유루캠을 반추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재네요. 언급했다시피 심지어 본편보다 퀄리티가 더욱 좋기 때문에 작품에 대한 좋은 인상이 늘어만 갑니다. 예전에도 배경이나 인물 묘사가 나쁘지는 않았지만 묘사와 더불어 구도의 활용까지 더욱 밀도있어져서 한층 더 격조있게 변했네요. 3분 30초의 짧은 러닝타임 때문에 아쉽기는 하지만 그만큼 본편에 대한 기대감은 커져갑니다. 그나저나 제목은 '실내 캠핑'인데 아직 실내에서 별다른 행위는 하지 않고 있네요. 실내 캠핑보다는 스탬프 캠핑이 더욱 어울리는 모습입니다. 분명 이게 전부는 아니겠죠.
2화에서도 보통의 코미디 학원물과는 다른 낌새가 느껴지긴 했지만 한 편씩 거듭할 수록 더욱 확실해지네요. 10년도 초중반까지 굉장히 유행했던 하렘물의 향기가 짙습니다. 그저 신선한 동물 캐릭터를 만들어서 코미디를 펼칠 뿐이지 않을까라는 인식은 어리석었습니다. 동물의 특성들을 센스있게 활용해서 재미있는 캐릭터도 만들어내고 이를 가지고 톡톡튀는 상황들을 만들어내지만 모든 캐릭터의 시선이 알게 모르게 주인공을 향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첫인상에서 '케모노 프랜즈'를 떠올려서 방심했던 걸까요. 케모노 프랜즈가 동화같은 매력에 집중했다면 모여라! 시튼 학원은 어른의 동화도 아닌 성인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렘을 넘어 흔히 이르기를 '뽕빨'이라고 까지 불리울 법 하지만 일단은 러브 코미디라고 생각하는 게 ..
저번 분기부터 방영중인 '악마에 입문했습니다! 이루마 군'과 비슷한 느낌이 드는 이유는 보통의 학원물에서는 그려낼 수 없는 인간관계가 묘사되기 때문인 듯 하네요. 아무리 부활동을 기반으로 한 일상 4컷이라고 해도 인물 구성이 인간인 이상 감정을 소모해야하는 불편한 이야기가 등장하기 마련입니다. 다만 '악마에 입문했습니다! 이루마 군'과 '모여라! 시튼 학원'은 등장인물들이 주인공을 제외하고는 인간이 아닌 다른 종족을 기반으로 하고 있죠. 인간인 주인공의 시선으로 다른 등장인물을 바라보듯이 사람의 관계에서는 보일 수 없는 단순하고 화목한 인간관계를 그대로 느끼게 됩니다. 이런 부분에서 코미디 일 뿐인 내용이라도 치유받게 되지 않나 싶네요. 이런 부분을 잘 작용시켜 케모노 프랜즈가 열풍을 일으켰듯 또한 비슷..
아직 이번 분기 전부를 본 건 아니지만 이번 분기의 애니메이션 중에서 이야기가 가장 컴팩트 하지 않나 싶습니다. 동물의 특징을 살린 수인들과의 학원물 일상물, 정말 일정한 몇몇 부분이 기대되는건 사실입니다. 케모노 프랜즈와 여느 학원 일상 4컷 만화에서 포인트를 하나씩 가져오면 그게 이 작품이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 아닐까요. 이렇게 핀트가 확실한 만큼 그런 요점들을 얼마나 재미있고 신선하게 보여주느냐가 관건인데 어떤 부분은 유치하기도 하고 어떤 부분은 새롭기도 하며 나쁘지 않은 느낌이네요. 청소년 취향의 4컷 일상 학원물에 동물을 센스있게 접목시켰다,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케모노 프랜즈의 뇌는 반쯤 포기한 영혼의 컨셉놀이와 영어덜트 들의 4컷 만화를 한 그릇에. 이렇게 별 관심 없는 듯한 언급을 이..
1화 감상 후 첫인상을 간단히 읊을 때 해당 애니메이션의 위험한 부분을 나름 역설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1화를 보면서도 정말 무지막지 하다고 생각 했지만 화 수를 거듭할 수록 점입가경이네요. 1화를 보곤 야애니와는 다른 매력이 있다고 했지만 이정도면 거의 야애니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물이 올랐습니다. TV송출용이라는 명목 아래에 성적인 요소가 찐하게 첨가된 나름의 품위아닌 품위는 지켜지는 애니메이션이 아닐까라고 생각을 했지만 제가 소심했네요. 훨씬 대범한 묘사와 대사들로 도배되어 있습니다. 보통 가장 자극적인 장면들을 대표 이미지로 몇개 캡쳐해서 올리기 마련인데 가장 건전한 장면들을 선별해서 올리는 중이니 말 다 했죠. 게다가 중간중간 정사씬들에서는 거의 성인용 오디오 드라마가 아닐까 싶을 정..
여러 종족들이 성접대를 하는 각종 가게들을 탐방하며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사람들에게 리뷰를 해준다는 주제의 애니메이션. 섹스 판타지가 아니라 판타지 섹스네요. 이와 같은 작품을 자본을 들여 제작하고 공공재인 방송에까지 송출할 수 있는 일본이란 나라가 대단합니다. 우리나라의 방송환경이 상대적으로 보면 조금 보수적인 편인 탓도 있지만 이런 작품의 탄생이 가능하기 까지에는 결코 적지 않은 이유들이 오랜기간 쌓여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0세기의 역작(?) '누들누드'같은 작품이 있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사실상 제작 안건 자체가 불가능 하겠죠. 우리나라에 정식 수입되어 방영 되는 것만으로도 지금으로는 대단한 도약이 아닐까 싶네요. 일본은 지금도 심야 시간대에서는 각종 체널이나 지방 방송등에..
애니메이션 중에서도 특히 아니메라고 흔히 이르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감상을 넘어서 제작 전반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제작사, 감독, 성우나 주제가에 참여한 가수와 같은 부분들이 있겠죠. 거기서 한층 더 들어가 애니메이션이 그려지는 전반적인 과정과 기법들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1화에서 애니메이션 제작에 필요한 각종 담당과 과정을 다수 엮어냈죠. 사실 그것만 해도 결코 적지는 않은 내용이었습니다. 여기에 더불어 보통의 애니메이션과는 사뭇 다른 작풍 때문에 본격적임을 느낄 수 있었죠. 이번 화에서는 애니메이션 제작 전반에 사용되거나 사용되었던 도구들을 다루기도 하고 애니메이션 작법의 지식을 풀기 시작하며 더더욱 많은 내용들이 들어있었습니다. 관련 지식의 밀도가 가히 책의 수준이..
부활동을 주제로한 학원 일상 장르, 듣자마자 바로 떠오르는 프로토콜에서 크게 벗어난 작품은 아니겠네요. 다만 이는 하나의 기대로도 작용할 수 있습니다. 생각하는 부분에서 이렇게 캐릭터들이 움직여 주는 데에서 오는 쾌감도 결코 작지 않죠. '어떤 장면에서는 어떤 대사로 어떤 반응을 일으키려 하겠지'라며 예상을 하면 크게 빗나가는 일은 없었습니다. 다만 그 속에서 캐릭터들의 존재감이 얼마나 뚜렷하게 남아서 여운을 주는지가 관건이겠죠. 사실 비슷한 장르의 비슷한 기대감을 품는 작품 중에서도 퀄리티로 내세울만한 작품 또한 아닙니다. 오히려 해당 부분은 평균치에도 살짝 미치지 못하는 감이 있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작품의 매력은 캐릭터와 스토리가 가지는 뻔뻔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말 고등학생이 맞을까 싶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