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너무 길어서 줄이 넘어가기에 본문에 전체 제목을 적어봅니다. '여성향 게임의 파멸 플래그밖에 없는악역 영애로 환생해버렸다' 비단 실버링크의 전부를 설명하지 못하지만 이번 작품도 그렇고 실버링크를 봤을 때 이런 생각이 드네요. 해당 작품과 같은 유행 코드와 일본스러움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소위 '틱'한 작품을 적절한 퀄리티로 재미있게 살려냅니다. 작화 퀄리티도 무너지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필요한 만큼만 성의있게 표현해내고 예전 만큼은 아니지만 각종 연출적 시도도 무난하게 들어가있습니다. 무던한 퀄리티에 무던히 이목을 끌만한 이야기로 기대만큼의 기분좋은 작품을 만들어주죠. 무난하다고만 했지만 사실 요즘 대부분의 애니메이션을 놓고 상대적으로 평가했을때는 오히려 묘사 면에서는 뛰어난 편이라고 생각되기..
개인적으로는 올해 이내의 작품을 넘어 여태껏 접한 애니메이션을 전부 꼽았을 때도 카쿠시고토는 열 손가락 안에 꼽고 싶습니다. 어느 한 부분이 화려한 애니메이션은 아니죠. 방대한 세계를 치밀하게 담아내고 있다든가, 화려하고 개성있는 액션들이 있다든가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와 딸이라는 테두리만 보면 상투적으로 보이는 주제를 개성있는 감동과 코미디로 밀도있게 담아내었습니다. 매 화 매 장면이 원작자의 코드 그리고 연출부의 재치있는 방법으로 비교적 잔잔한 내용을 담고 있는 작품일지라도 한 순간도 지루하지 않게 해주네요. 이렇게 좋은 옷걸이에 잘 맞는 색감의 옷이 입혀진 느낌 또한 작품의 장점 중 하나일 겁니다. 일각에서는 작화에 대한 투자가 많이 이루어지지 않은 작품이라고 하지만..
게임 이야기를 원작으로 가지는 작품들에 비해 다른 궤도를 보여주긴 한 것 같습니다. 당연히 한계도 있었지만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는 다른 한계를 또 뛰어넘기도 했죠. 우선 프린세스 커넥트 자체가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 게임으로 인해서 일정 이상의 인지도와 인기를 얻게 된 IP이니 신규 유입에 대한 우려 보다는 기존 팬들을 만족시켜 주는 방법을 택한 듯 하네요. 기초부터 서사를 차근차근 만들어나가기 보다는 기존의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이야기나 외적으로 만족시키는데 중점을 둔 부분이 엿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에서 스토리나 전체적인 서사를 그려나가는데 부족함이 보여서 아예 2기를 상정해두고 1기는 어필타임으로 가져가나라는 이야기도 많이 나왔죠. 직접 확인해봤을때도 미식전의 만남 정도만 탄탄하게 그려두고 ..
BNA 1화를 보고 느꼈던 첫인상은 퀄리티와 감동 모두 있을 재미있는 작품이라며 두루뭉술하게 추측하며 좋은 인상으로 넘기다시피 했죠. 하지만 트리거의 작품이 어떤 작품을 내 왔는지, 어떤 세계를 그려 왔는지에 대한 생각을 조금만 추가했더라도 조금은 더 알고 보게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이전 작품들을 보아오며 이번 작품에서도 느낀 점은, 트리거의 애니메이션은 괴성과 함성 그리고 사람 사는 이야기가 가장 잘 어우러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살면서 소리를 지를 일이 얼마나 있을까요. 이런 현실에 없을 애니메이션 표현과 내용에 더불어 사람을 공감캐 하는 사람냄새나는 이야기를 가장 풍미 넘치게 담아냅니다. 이전 작품들을 통틀어 표현의 특색과 표현하려는 인간군상, 철학에 대해 가장 세련되고 알기 쉽게 담아낸 듯 합니다 ..
방영 당시에도 별다른 인상은 받지 못하고 지나쳤던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캐릭터 디자인도 자연스러운 방향에 퀴즈라는 주제도 개인적으로 큰 흥미가 생기진 않아서 보지 않았던 것 같네요. 하지만 작년 말 우수프로그램에 선정되며 우리말로 더빙이 되었죠. 요즘 다시 우리말 더빙 작품들이 다양해지고는 있지만 이런 학원물 더빙은 가뭄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반가운 마음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오픈해보니 계속 봐야할까 말아야 할까 커다란 마음의 갈등과 마주하게 된 것 같습니다. 최근 우수한 우리말 더빙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있는 대원방송이죠. 거기다 정부지원사업 작품들 특성상 다양한 성우들로 캐스팅되어 신선함까지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런 좋은 상황이지만 작품이 깔끔함을 넘어서 무미건조하기 까지 느껴져서 고민이네요..
'만화가인 직업을 숨기고 싶어하는 싱글 대디의 육아 고군분투기'라고 간단하게 줄일 수는 있겠지만 이런 레퍼런스의 이야기가 너댓개는 함께 진행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다채로운 이야기가 들어있습니다. 간단하게 표현해보자면 '메이저 만화 잡지에 한물간 개그 만화로 위태한 연재를 이어가고 있는 만화가의 나날' 혹은 '딸바보 싱글 대디의 좌충우돌 러브 코미디' 등등 여러개의 플랫이 확실한 재미와 존재감을 가지고 이야기에 섞여 들어있습니다. 게다가 이 하나하나가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라는 중심 이야기에 맞닿아 중요한 요소로 작동하기도 하면서 대주제를 흐리지 않는다는 디테일도 있습니다. 전반부 감상이라 해놓고 싱숭맹숭하게 작품에 대한 나열만 잔뜩 늘어놓은 듯 하네요. 하지만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올해가 넘어갈..
pv부터 불안한 퀄리티로 우려를 사기도 했죠. 거기서 먼저 보여준 바가 있으니 본작에 와서도 달라진 모습은 없었습니다. 다만 감상을 하면서 포착되는 부분은 이야기와 상황의 준수한 퀄리티였네요. 장르가 장르다보니 여자 경식 야구라는 흔치 않은 주제를 가지고 있더라도 예상되는 부분들이 많이 있죠. 아니나 다를까 많은 의외성을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예상되는 캐릭터와 에피소드 안에서도 충분한 긴장감과 흡입력을 만들어내네요. 특이한 캐릭터가 있거나 반전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우리가 기대하는 타이밍을 매 순간 충족시켜주며 부담감을 줄이고 거기에서 생긴 여유로 캐릭터를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해줍니다. 다르게 말하면 왕도적인데다 캐릭터로 밀어붙이는 단순한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할 수 있죠. 하지만 이야기를 ..
아빠와 딸의 이야기, 여유로워 보이는 분위기의 키 비주얼도 그렇고 차분한 육아 드라마정도가 아닐까 추측되었죠. 하지만 탬포나 이야기가 상상과는 정 반대였습니다. 이야기 전반에 개그들이 적극적으로 침투해대서 여느 코미디 장르 애니메이션과 비슷한 인상까지 전해줍니다. 사실 분류만 놓고 봐도 일상 코미디의 한 부류라고 볼 수 있기도 하고요. 대부분의 전개는 만화가의 일상을 다방면으로 접근해 풀어내는 개그가 많습니다. 이런 주재는 장편을 넘어 만화가의 단편이나 외전으로도 자주 채용되고는 하죠. 하지만 이런 장르의 특성과 매력을 지닌 동시에 아빠와 딸의 잔잔하고 감동적인 드라마도 밀도 있게 들어있습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차별점이 아닐까 싶네요. 기본적으로는 차분한 묘사 위에 딸과 아버지가 담백한 애정을 나누는..
1화에서 얼마나 많은 정보를 보여주나에 따라서 작품의 매력이 결정되지는 않는 것 같네요. 인물과 배경의 설명이 많이 들어간 작품이라도 매력적일 수 있고 글레이프니르처럼 정보를 제한해도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보를 제한한다고 해도 시청자를 헤매이거나 아리송하게 만드는 것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죠.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거나 내용도 뚜렷하지 않은 와중에 집중까지 잃게 만들면 시청자를 헤매이게 만드는 전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야기는 제한하되 집중력은 잃지 않게 만드는 글레이프니르의 전개는 이후의 내용에 기대감을 품게 만들어 주네요. 다만 흥미를 유지시키는데 사용한 작품의 장치는 조금 치사하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화면과 음향 등 바로 드러나는 스케일들만 접했을 때도 괜찮은 작품이라는 생..
모두들 정도만 다를 뿐이지 저마다 진지해지기 힘든 병을 가지고 있겠죠 이는 작품 선택의 기준이 되기도 할테고요. 이런 드라마나 생활의 향기가 짙은 이야기들은 갖은 핑계를 대며 기피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현실과 더더욱 거리가 있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을 찾는 사람이 대표적일 듯 하네요. 스스로도 이와 비슷한 부류라고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선뜻 이 작품을 감상하기가 어려웠네요. 작품의 줄거리만 접했을 때 '삼각관계' 등 연애의 이야기가 대두되며 쉽사리 상상이 가지 않기도 했죠. 이런 군더더기 가득한 마음으로 작품을 접했습니다. 하지만 작품이 그려 낸 건 모두에게 흡입력이 있는 자연스러운 세계였습니다. 가장 기초적이면서 민감한 주제인 사랑을 다루고 있죠. 이를 견인하는 인물들의 대사와 배경 등 갖은 연출..
작품들의 제목이 점점 길어지고 모두가 농담삼아 비꼬아도 사실은 편성표에 눈길 몇번만 줘도 다들 저절로 외우곤 합니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장르인데 더불어 길이 자체도 더욱 긴 편이니 쉽사리 외워지지가 않네요. 일본 명칭 줄임말은 잘 사용하진 않았지만 정말 일본식인 '하메후라'로 줄여 부르는 수 밖에 없을 듯 싶습니다. 하지만 1화를 감상하고 나서 불평 불만은 쏙 들어가고 제목에 대해서 한번 다시 생각해보게 되네요. 이런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은 어떤식으로 제목을 지을 수 있을까 역으로 생각해보니 지금의 제목이 더할 나위 없이 좋아보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이야기가 담고있는 내용을 제목이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죠. 사실상 주제를 풀어 나열한 것이니 이렇게 말 하는 것도 우스울 수 있지만 각각 단어..
수인, 펑크, 이데올로기, 귀여움 흥미롭습니다, 단 한순간도 흥미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20분의 러닝타임동안 계속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주네요,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습니다. 원래 트리거의 작품들을 좋아했기 때문에 호의적인 시각으로 접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 기대를 감안하고도 훨씬 기대 이상의 모습이네요. 특이하고 감각적인 채색 만큼이나 그 이상으로 자신의 색감이 가득하고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주제 자체도 흥미롭다고 할 수 있지만 그보다 온갖 상상력의 활용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상상력으로 묵직하게 밀고 들어온다고 할까요. 인간과 수인의 대립이라는 주제 부터가 상상력 가득한 시도인 건 맞지만 그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각종 묘사와 연출이 한술 더 뜨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이 집중력을 더해주고 더불어 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