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경식 야구에 대해서 알게 된 것도 얼마전 같은 주제를 다룬 애니메이션 '8월의 신데렐라 나인'을 보면서였죠. 마이너한 주제를 담고있는 애니메이션이 짧은 텀 만에 새 작품이 나온 건 신기하네요. 하지만 주제만 같을 뿐 애니메이션이 하고싶어하는 이야기와 지향점은 전혀 다릅니다. 8월의 신데렐라 나인과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를 1화부터 자아내고 있네요. 일단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정통 스포츠물의 기대를 담는 듯한 전개입니다. 8월의 신데렐라 나인은 같은 IP의 게임을 출시하기 위해 선행된 애니메이션은 홍보의 의미가 짙었죠. 야구에 대해서 가볍게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최대한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주며 캐릭터에 대한 어필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타마요미는 야구에 대한 캐릭터들의 생각도 한층 더 진지..
올해 정식발매가 나올 예정이지만 아마추어 번역으로 먼저 접한 사람도 많을듯한 작품이죠. 갸루와 공룡의 애니메이션 화가 결정되었을 때 한국에서도 결코 반응이 적지는 않았습니다. 알음알음 보게 되어 한창 인기가 많을 때이기도 했으니까요. 애니메이션 화 된 갸루와 공룡은 어떤 모습일까 기대를 해 보았을 때는 단편 구성의 일상물을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전혀 상상하지도 못한 방식의 애니메이션으로 나타났네요. 작화 방식이 아닌 온갖 애니메이팅 방법의 등장부터 별개로 실사화 이야기까지, 낯섬의 연속이었습니다. 원작을 보유한 애니메이션은 최소한의 익숙함은 장점중 하나로 갖고 간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익숙함과 갸루와 공룡의 한가로운 이야기는 너무 태평하다고 여긴걸까요. 1화 부터 여러 방식의 예술이 갸루와 공룡을..
공개된 pv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기도 하고 조롱의 목소리를 보내기도 했죠. 하지만 1화 초반부만 보자마자 모두 우환이었다고 느껴지네요. 물론 게임 속에서 자주 보며 익숙했던 대표 일러스트와 캐릭터의 모습이 완전히 일치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이런 언급 자체가 이상할 만큼 캐릭터의 디테일 구현도 뛰어났고 비주얼적으로도 전혀 꿀릴 게 없었네요. 게다가 본작 자체도 전체적으로 무거운 분위기가 아니기는 하지만 개그 코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모습이 신선하기도 했네요. 모험도 모험이지만 '캐릭터에 집중된 각종 에피소드를 어떻게 풀어나갈까'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오히려 정 반대의 방법으로 돌파구를 만들어낸 듯 합니다. 캐릭터가 마구 난입해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즐거움이 이어지네요. 사람들이 퀄리티에 대..
요즘 시대는 많은 기준과 규정이 자유로워지고 서로의 영역을 넘나 듭니다. 공채의 벽들이 무너진 각종 직군이 그렇고, 애니메이션으로 따지면 웹 용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들이 전파를 타기도 하고 그 반대의 일도 비일비재하죠. 이렇게 보호해주는 테두리가 줄어들수록 스스로의 가치를 갈고닦을 수밖에 없습니다. 온갖 선을 넘나들지만 보호받고 인정받을 수 있는 가치또한 지켜낸 애니메이션이 있었네요. 많은 사람들이 '야애니가 아니냐'며 여길 수 있습니다. 사실 한국 기준에서 벗어난 많은 작품을 봐 오며 방송 심의에 대한 기준이 무뎌진 걸 수도 있죠. 하지만 우리 인식들 속에 흔히 야애니라 규정짓는 애니메이션과는 같은 점이 하나 없는 작품입니다. 과격한 성 묘사와 더불어 판타지를 가미한 온갖 성매매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2기에서 팝핀 파티 모두가 한밤중의 무도관 앞에 서서 다짐을 하는 장면이 있었죠. 생각보다 순식간이었네요. 뱅 드림 시리즈를 좋아하고 캐릭터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는 모종의 성취감과 뿌듯함 까지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결실을 표현하는 높은 퀄리티의 무대 장면 연출과 모두가 등장하는 합동곡 연주 장면은 눈과 귀를 흡족하게 만들며 한번 더 감동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고요. 뱅드림의 팬이라면 감사하고 즐거울 결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쉬울 것 하나 없는 엔딩이었죠. 은근하게 마지막 화에서 언급을 피하던 합동 곡은 마지막 무대에서 뱅드림 3기의 마치는 노래임이 밝혀지면서 뜻밖의 완결성을 더해주기도 하고요. 하지만 애니메이션 전체로 봤을 때 완결부 12화 13화의 내용이 아쉽게 느껴지는 건 사실입니다. 내용..
동화공방의 애니메이션인 동시에 원작의 출처가 망가타임 키라라 계열 잡지에서 출판되는 만화라서 전형적인 일상물의 모습을 기대했습니다. 모에와 화목한 내용으로 점철된 동시에 이를 쉽게 수긍하게 만들어주는 동화공방의 연출이겠거니 처럼 간단히 생각했습니다. 예상한 전체적인 틀이 빗나갔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작품이 보여준 모습은 정반대의 것이었네요. 최근 '우리 메이드가 너무 짜증 나!'와 '나에게 천사가 내려왔다'의 인상이 너무 강해서 이야기와 표현 전부 애니메이션 식 장단이 가득할 줄로 알았습니다. 하지만 과장된 애니메이션 식 장단은 극도로 배제되어있고 귀여운 캐릭터 디자인이 무색할 정도로 담백한 드라마를 그려내네요. 캐릭터들의 진솔한 이야기와 주제에 대한 담론이 애니메이션을 차지하는 비율은 가히 신선할 정도로..
동화공방의 애니메이션들은 방영 초기 부터 항상 믿고 봤습니다. 제작하는 애니메이션의 장르가 취향에 맞기도 하지만 이런 가볍고 편한 소재를 유연하게 그리고 지루하지 않게 풀어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움직이는 화면과 인물의 대사와 같은 연출들은 결코 우리가 보듯이 간단하지 않고 복잡하고 치밀하게 사용되고 있죠. 마치 여느 복잡한 내용을 지닌 애니메이션들이 초반에 이야기를 그려내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구도와 기반 작업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고 할까요. 간단한 치유 하나에도 모든 요소들이 열심히 작동해줍니다. 간단한 예로 첫 화의 초반부에서 주인공이 심부름 차 마을 바닷가를 거니는 장면이 있습니다. 편하게 볼 수 있고 그다지 함의가 없는 장면이기도 하지만 배경의 디테일과 다양함 그리고 사운드까지 합세해 모르..
1기 때는 같은 사진부의 맴버들을 제외하면 다른 지방의 이야기는 적극적으로 개입되지 않았었죠. 하지만 2기 후반부 까지 와서는 다른 지역의 입장과 관련한 일화까지 소개되며 풍부한 재미를 더했습니다. '너는 아직 군마를 모른다'와 달리 직접적인 지명이 제목에 표현되지 않기도 했고 충분히 가능한 확장이라고 생각되네요. 게다가 전국적으로 대상 지방을 확대하면서 지방 사이에 에피소드가 소개되는 와중에도 또 다른 지방을 대표하는 캐릭터들의 반응이 참신하기도 하고요. 2기 초반부와 와서 캐릭터가 늘어나면서도 느꼈던 점이지만 원작가의 캐릭터 디자인 능력도 뛰어난 듯 하네요. 조연과 레귤러까지는 아닌 캐릭터들도 디자인이 재치있고 귀엽습니다. 지역색을 재미있게 녹여내면서 귀여움까지 놓치지 않네요. 단편 편성이라 짧은 부..
마법소녀라는 주제가 하나의 장르로 이어져 온건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그만큼 다양한 이야기의 마법소녀들이 있었죠. 밝기도 하고 어둡기도 하고 유아틱하기도 하고 잔혹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며 온갖 부류의 마법소녀들도 생겨왔죠. 겨냥층을 불구하고 극으로 치닫는 작품들의 수도 많고 스토리도 예측을 불허하는 마법소녀 작품들도 심심찮게 나오곤 했죠. 오히려 요즘에서야 아동용과 성인용의 마법소녀가 구분선이 명확합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는 마법소녀의 연력에 당당히 이름을 뚜렷하게 새겼을 테고요. 이런 잔혹동화같은 마법소녀 주제에 대한 인식이 뚜렷해진 데에 '마마마'의 등장이 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걸 아울러서 해당 에피소드는 이 시리즈가 10년 도 초 부터 그어낸 ..
통용되는 의미와는 차이가 있어도 이종족 리뷰어스를 보고 야애니라고 부르곤 하죠. 그만큼 수위가 보통 TV송출용 애니메이션 치고 높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이번 화의 B파트는 단순 비교만 했을 때도 거의 '야애니'의 영역과 상당히 겹칠 수 있었겠네요. 성관계에 대한 묘사는 상황이 전, 후에 대사 정도로만 묘사되어 왔지만 이번 화에서는 그런 액션들도 그림과 소리로 똑바로 묘사되어 있어 당황했습니다. 물론 전부 묘사하지는 않고 구도를 적절히 활용해서 나름의 검열을 취한 모습이지만 그래도 예상 밖이라 또 한번 새로웠네요. 저번 화에서는 그런 욕구 분출(?)에 대한 묘사 없이 판타지적인 요소만으로 이루어져 있었다고 하면 이번 화에서는 판타지는 거들어 줄 뿐이고 갖가지 성적 행위 묘사에 집중되어있습니다. 완전히 정 ..
한번 더 강력한 상상력이 발휘됐네요. 그래도 캐릭터들이 주체적으로 욕망들을 해소한다는 게 이전까지의 전개였는데 스트립 쇼와 같은 이미지로 다가온 건 이번 화가 처음이었습니다. 게다가 올빼미, 펭귄 등등 여러 종족의 수인을 등장시켜 오로지 알을 낳는 행위 자체로만 애니메이션의 A, B파트를 꽉꽉 채운다는게 어떤 면에서는 대단하기도 합니다. 상상력을 넘어서 개인의 판타지적 환상이라고 하는 게 맞겠죠. 이미 여느 이세계물에 맞먹을 정도로 세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갖가지 종족들의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해당 캐릭터들의 모든 기믹을 흡수해 성적인 방면으로 훌륭하게 재가공했죠. 이번 화에서는 성적인 어필 보다는 그런 장난스러운 발상 자체로만 한 화를 전부 이끌었기 때문에 더더욱 이런 부분이 각인됩니다. 알게 모르게 ..
만듦새가 더욱 좋아져서 캐릭터의 각종 움직임이나 노래를 통한 연출에서 오는 즐거움은 배가되었습니다. 다만 3기를 RAS의 주무대로 만든 건 호불호가 갈릴지도 모르겠습니다. 3기의 제목 자체도 부제 없이 Bang Dream으로 그대로 이어 받았으니 뱅드림의 모든 인물들의 이야기를 기대하겠죠. 이런 기대를 위해서 모두가 등장했던 저번 온천 에피소드를 통해 완충시키기는 했지만 이걸로 충분할 수는 없습니다. 이번에 뱅드림 게임에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나온 '모르포니카'와 달리 RAS는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원작에 등장하지도 않고 공연과 음원을 제외하면 근간이 될 수 있는 곳이 애니메이션 밖에 없긴 합니다. 그런 입지 때문인지 3기는 거의 RAS의 이야기라고 봐도 무방할 듯 싶네요. 다만 위에 언급한 내용과 같이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