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제방 일지 첫인상, 슬로우 카우

동화공방의 애니메이션들은 방영 초기 부터 항상 믿고 봤습니다.

제작하는 애니메이션의 장르가 취향에 맞기도 하지만

이런 가볍고 편한 소재를 유연하게 그리고 지루하지 않게 풀어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움직이는 화면과 인물의 대사와 같은 연출들은 결코

우리가 보듯이 간단하지 않고 복잡하고 치밀하게 사용되고 있죠.

 

마치 여느 복잡한 내용을 지닌 애니메이션들이 초반에 이야기를 그려내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구도와 기반 작업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고 할까요.

간단한 치유 하나에도 모든 요소들이 열심히 작동해줍니다.

 

간단한 예로 첫 화의 초반부에서 주인공이 심부름 차 마을 바닷가를 거니는 장면이 있습니다.

편하게 볼 수 있고 그다지 함의가 없는 장면이기도 하지만 배경의 디테일과 다양함 그리고 사운드까지 합세해

모르는 사이에 시청자들에게 어촌마을이라는 인상을 깊게 심어주죠.

그것도 도시와는 꽤 동떨어진 바다내음 그득한 곳이라는 것 까지 별다른 언급 없이 각인시켜 줍니다.

 

보통의 성의없는 연출이라면 배경 묘사를 담은 내레이션 한 줄로 끝내기 마련이지만

현장 조사의 흔적이 느껴지는 바다 마을의 세심한 묘사 등등

갖은 방법을 더해 작품의 입체적인 매력을 더해줍니다.

 

작품의 소재 자체도 조금은 기분좋게 다가옵니다.

부활동을 다루거나 혹은 일상을 다루며 편안함과 치유를 전해주려는 작품들은 많았지만

이만큼 소재 자체부터 차분함을 전해주며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주는 작품은 얼마만인가 싶네요.

바로 전 분기만 해도 '사랑하는 소행성'이란 작품도 여러 편안한 모습을 그려냈지만

학문이라는 소재가 무언가의 끈을 놓지 않고 있죠.

다만 낚시라는 주제는 편안함에 있어서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기억과 느낌을 전해주네요.

 

게다가 잡은 물고기로 요리까지 하며 나눠먹는 인간미 넘치는 장면까지,

요즘 예능에서도 유행하는 코드가 언듯 스쳐지나갑니다.

이런 기대 만큼 정말 이번 분기 이 작품을 볼 때에는 

온 몸을 이완시켜 편하게 쉴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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