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족 리뷰어스 감상 소회, 프로의 가치

요즘 시대는 많은 기준과 규정이 자유로워지고 서로의 영역을 넘나 듭니다.

공채의 벽들이 무너진 각종 직군이 그렇고, 애니메이션으로 따지면 

웹 용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들이 전파를 타기도 하고 그 반대의 일도 비일비재하죠.

이렇게 보호해주는 테두리가 줄어들수록 스스로의 가치를 갈고닦을 수밖에 없습니다.

 

온갖 선을 넘나들지만 보호받고 인정받을 수 있는 가치또한 지켜낸 애니메이션이 있었네요.

 

많은 사람들이 '야애니가 아니냐'며 여길 수 있습니다.

사실 한국 기준에서 벗어난 많은 작품을 봐 오며 방송 심의에 대한 기준이 무뎌진 걸 수도 있죠.

하지만 우리 인식들 속에 흔히 야애니라 규정짓는 애니메이션과는 같은 점이 하나 없는 작품입니다.

과격한 성 묘사와 더불어 판타지를 가미한 온갖 성매매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삼았다 하여

많은 관심을 끌기도 했죠.

하지만 정작 감상해보면 기대를 배신하지는 않지만 선 안에 잘 안착한 잘 만들어진 하나의 작품이었습니다.

오직 성적 묘사가 목적이 되어버리는 '야애니'의 부류와는 우선 다르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반대로 이종족 리뷰어스에게 성적인 표현들은 각종 판타지와 판타지 세계를 즐기는

흥미 본위를 돋우는 장치에 하나일 뿐이었습니다.

실제로 매 에피소드마다 서너 컷의 은유적인 성적 묘사가 전부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제한된 성 묘사보다는 우리의 상상력과 성적인 부분에 기대하는 심리를 잘 이용해

온갖 재미를 이끌어 내는 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마치 학창 시절에 귀여운 농담들을 판타지스럽게 풀어낸다고 말하면 잘 들어맞겠네요.

 

실생활 밀착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이야기 사이사이에 생리적인 고충이나 인간적인 고민들을

소탈하면서 자연스럽게 녹여낸 부분도 묘미였죠.

이 부분 또한 작품 자체 그리고 작품 감상에 임하는 시청자의 인식으로 하여금

갖은 입체감을 더해서 여러 영역으로 만족감을 더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판타지는 우리의 문화생활에 항상 가까이 존재했지만

이런 과감한 상상들이 전면에 나서지는 못했죠.

어쩌면 동인의 영역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 사이에서도

수준 있는 퀄리티와 묘사들로 표현된 차별점이 있습니다.

감히 입 밖으로는 내지 못했던 온갖 짓궂고 재미있는 상상들이

많은 사람과 자본의 손에서 재탄생된 점 또한 이 작품의 의미라고 생각되네요.

 

 

하지만 이런 의미 없는 공론은 미루어 두고

수위 있는 표현들만 목적을 하더라도 결코 아쉬울 점은 없죠.

일일이 나열하기는 멋없지만 대략적으로 풀어 보자면

연출의 프로, 그림의 프로, 연기의 프로 등등 온갖 프로의 영역이 한데 모여들어

성적인 관심을 돋우는데 사역했다고 볼 수 있죠.

프로의 가치가 곳곳에서 느껴집니다.

 

간단한 소회를 푸는 데에도 점잔 떨었지만

보는 내내 놀람을 넘어 경악하기도 하고 감탄하기도 하고

어쩔 수 없이(?) 몰두하며 집중하기도 하고 아무튼 보는 입장에서도 순탄했던 작품은 아닙니다.

 

작품이 원초적인 모습에 집중했던 만큼

별 다른 고민 없이 작품에 몸과 마음을 맡기면 좋을 것 같네요.

 

종합예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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