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향 게임의 파멸 플래그밖에 없는 악역 영애로 환생해버렸다 첫인상

작품들의 제목이 점점 길어지고 모두가 농담삼아 비꼬아도

사실은 편성표에 눈길 몇번만 줘도 다들 저절로 외우곤 합니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장르인데 더불어 길이 자체도 더욱 긴 편이니 쉽사리 외워지지가 않네요.

일본 명칭 줄임말은 잘 사용하진 않았지만 정말 일본식인 '하메후라'로 줄여 부르는 수 밖에 없을 듯 싶습니다.

 

하지만 1화를 감상하고 나서 불평 불만은 쏙 들어가고 제목에 대해서 한번 다시 생각해보게 되네요.

이런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은 어떤식으로 제목을 지을 수 있을까 역으로 생각해보니

지금의 제목이 더할 나위 없이 좋아보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이야기가 담고있는 내용을 제목이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죠.

사실상 주제를 풀어 나열한 것이니 이렇게 말 하는 것도 우스울 수 있지만

각각 단어들이 이야기에서 모두 저마다의 비중을 굳건히 차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좋아하는 건 여동생이지만 여동생이 아니야!'라는 제목은 

똑같이 길이가 길지만 길이만큼 이야기를 세밀하게 보여주고 있지는 않죠.

하지만 하메후리는 이야기의 개성을 모두에게 외치듯이 자신감을 드러내는 듯 보입니다.

 

판타지, 이세계 전생, 악역 영애 등 듣기만 해도 상투적인 주제들이 섞인듯 보이지만

이 전부를 아우르는 조합이 흔하지는 않죠.

게다가 이 흔하지 않은 조합을 엮어낸 작가의 방식도 한 몫 보탭니다.

이제는 이런 이세계물을 접할 때 특별한 스토리로 정평이 나지 않은 작품인 이상

인물들의 매력과 스팩터클에 기대고 만들거나 소비되어 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경우와 비슷한 마음가짐으로 이 작품을 접하는 건 큰 실수였네요.

 

주제와 이야기 그리고 인물들의 디자인이 전혀 새로운 것이라  

인물이냐 이야기냐 어느 쪽의 경중을 따지기가 어려워지네요.

이 새로움 때문에 개그나 클리셰를 보여줄 때도 전혀 지루하지가 않습니다.

 

이런 비슷한 경향을 가진 작품들의 기존 클리셰들을 비판하는 류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작품에 위치한 주인공의 시점 자체가

기존 클리셰 비틀기 작품들과는 또 달라서 차별성이 있네요.

 

 

이야기가 가지는 진중함이나 무게 보다는 

시청자들이 어떤 모습을 원하고 어떤 부분에서 공감하며 감동하는지를

몹시 지능적으로 치밀하게 이용하는 듯한 느낌이 드네요.

대략적으로 어떤 식인지 그려 보자면 소녀와 소년의 이미지를 내세우는 사이

이 둘 사이에서 일어나는 시청자가 원하는 모든 요소와 클리셰, 전개 그리고 반응까지

최대한 충족시켜 줍니다.

 

 

이런 것들을 더 자세히 풀어서 말 할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새로움에 기반해 이런 치밀함까지 지니고 있으니 인기가 있을 법 합니다.

천연덕스러운 척 하지만 계산된 치밀함 그리고 이걸 굳이 숨기려 하지 않는 당당함.

쉽게 볼 수 없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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