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쿠시고토 전반부 감상, 이야기 숲

'만화가인 직업을 숨기고 싶어하는 싱글 대디의 육아 고군분투기'라고 간단하게 줄일 수는 있겠지만

이런 레퍼런스의 이야기가 너댓개는 함께 진행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다채로운 이야기가 들어있습니다.

 

간단하게 표현해보자면

'메이저 만화 잡지에 한물간 개그 만화로 위태한 연재를 이어가고 있는 만화가의 나날' 혹은 

'딸바보 싱글 대디의 좌충우돌 러브 코미디' 등등

여러개의 플랫이 확실한 재미와 존재감을 가지고 이야기에 섞여 들어있습니다.

 

게다가 이 하나하나가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라는 중심 이야기에 맞닿아

중요한 요소로 작동하기도 하면서 대주제를 흐리지 않는다는 디테일도 있습니다.

 

전반부 감상이라 해놓고 싱숭맹숭하게 작품에 대한 나열만 잔뜩 늘어놓은 듯 하네요.

하지만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올해가 넘어갈 즈음 인상깊은 작품을 몇 개 꼽아보라 하면 무조건 생각날 작품입니다.

아버지나 만화가, 학부형 등의 여러 입장을 이용한 개그의 타이밍과 퀄리티,

주변 인물과 자아내는 뜻밖의 러브 스토리나 성장 이야기

진한 감동이 밀려오는 가족애 등 갖가지 짙은 색깔이 넘쳐나는 작품입니다.

 

저마자 자기 주장이 강한데도 모두 한데 조화롭게 섞여서 기분좋은 시너지를 내는 점 또한 좋네요.

이야기 자체도 부담없이 담백하고

거기에 묘사나 연출 또한 기름기 없이 이야기만 살려주는 데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마음이 가고 편안한 작품이 아닌가 싶네요.

 

가벼운 마음으로 뭘 먹으면서 즐겁게 보다가

깜빡이 없이 치고 들어오는 진한 감동 때문에

입에 음식물을 문 상태로 울상을 짓고있는 스스로를 보게 되는 점이 단점이라면 단점이겠습니다.

 

그럴 때면 작품이 좋은 감정과 강력한 자괴감이 함께 느껴져서

새로운 감정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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