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루유리 3기 이후로 오랜만에 돌아온 유루유리의 애니메이션 신작입니다. 그 사이에 나모리 작가의 손길을 느낄 수 있었던 애니메이션으로 '릴리스 더 스파이스' 혹은 '엔드로'등의 작품들이 있긴 했죠. 하지만 강하게 각인된 유루유리 때문에 해당 작품들을 즐길 대에도 유루유리의 정취를 찾기도 했는데 그래서인지 더욱 반가운 OVA가 아닌가 싶습니다. 해당 OVA는 크라우드 펀딩 형식으로 제작이 된 애니메이션이고 짧은 시간만에 목표 금액에 몇 배에 해당하는 금액이 모여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1, 2기 혹은 3기와 나츄야츄미 때와는 또 다른 작풍의 키 비주얼로 모두가 조금씩 불안감을 표출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렇듯 순항하는 분위기에 기대감이 고양되었습니다. 그리고 인고의 기다림 끝에 펀딩 참여자들에게 BD 선발송이..
그림과 내용이 아기자기해서 가장 편하게 보고 있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화 이후로 본의 아니게 중반부를 몰아보게 됐는데 감상 진도가 거침없이 쭉쭉 나아가네요. 이 애니메이션 마치는 노래의 가사 중에 '즐거운 세계란 정말로 있구나, 여기라서 정말 기뻐' 라는 가사가 있습니다. 이 노래의 가사와 이 주제가를 부르는 마일의 기분과 같이 정말 즐거운 세계를 거닐듯이 모험을 하는 듯 해서 산뜻하네요. 인물에게 얽힌 내용이 무거운 경우도 있죠. 나름 귀여운 캐릭터들의 생김새 덕분에 순화되어 느껴지는 데다 심각성을 북돋워주는 정도만으로 띄워 주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부터는 또 장난스럽고 유쾌해서 이야기가 다른 길로 빠지지는 않습니다. 세계관 최강자의 절반 정도의 힘을 가졌다는 편리하면서 강력한 설정 덕분에 어떤..
알록달록 기상천외, 옛날 광고 문구 같은 단어로 선정하자면 이런 느낌일까요. 이 베이스에 날마다 화목한 이루마와 친구들의 이야기는 가히 치유물의 범주까지 엿볼 수 있습니다. 코믹 판타지이지만 마계를 배경으로 현실과는 전혀 다른 잣대로 이야기가 진행되니 현실과 거리가 있는 만큼 이야기에 빠져들어 정신을 내맡기게 됩니다. 순정 만화로 소녀다움을 뽐내는 학생회장, 파워 텐션 클라라, 일편단심 아스모데우스 시기, 질투, 편견, 계략 같은 건 찾아볼 수 없게 참으로 순수한 이미지 그 자체네요. 지금까지 주요 키워드는 이루마의 행복이기도 하며 전체적으로 편안하고 흐뭇한 감상이 이어졌죠. 다만 학생회장님의 등장이 전면적으로 시작되면서 수위가 약간 높아진 듯한 착각이 듭니다. 학생회장님도 그렇고 이야기도 그렇고 그런 ..
별 이유 없이 눈가가 촉촉해지네요. 울보 주인공보다 보고 있는 스스로가 눈물 더 많이 짓게 되지 않나 싶습니다. 감동 코드를 유발하지도 않고 내용 자체가 무거운 건 더더욱 아니죠. 다만 감정과 속내를 털어놓는 장면에서는 별 꾸밈없이 단순하게 캐릭터들의 이야기만 차분히 풀어내는데 오히려 이런 코드에서 눈물샘이 무너지네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코드에 가장 크게 동요합니다. 거의 옴니버스 식으로 매 화가 진행되고 묶인 이야기로 진행되는 부분은 많지 않다고 볼 수 있죠. 미도리의 보드게임 디자인 이야기나 미키의 트라우마 극복 정도로 아직은 보이지만 이마저도 매 화 지배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진 않죠. 그때그때 등장하는 조연들 마다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며 항상 완결되는 구조가 인상 깊습니다. 보드게임이 주를 이루기..
전체적으로 애니메이션이 비어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네요. 미소녀 부활동물에서 얼마만큼의 치열함을 볼 수 있겠냐는 말이 아니라 이런 부분들을 감안 하고서라도 군데군데가 공허합니다. 작 중 회상에서 지나가는 대사로 '사격부는 운동부야?'라는 대사가 있었죠. 이런 대사의 의미와 같이 다른 스포츠물만큼의 격정을 끌어내기 힘든 것도 사실인가 봅니다. 그래서 잠시 동안은 뜻하지 않은 심심함을 느꼈네요. 다만 이런 부푼 기대감이 가라앉고 편해지고 나서야 다시금 라이플 이즈 뷰티풀의 재미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작은 동물같은 등장인물들에 귀여운 행동 디테일 하나하나 아무 말 같지만 귀여운 대사 전부가 차분히 느껴지기 시작하면서 치유받는 느낌이 전해져 오네요. 그래도 보통의 일상물과는 좀 더 높은 텐션을 지닌 부활동..
1화에서 보여준 화사함에 기분이 좋아져서 여러 칭찬들을 했는데 그 속에 감춰져 있던 부족한 점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네요. 비교적 높은 퀄리티가 유지됐던 1, 2화에서도 개성 있는 의인화 캐릭터들이 예쁘게 묘사되는 와중에 전투 장면이나 인물의 대화 상태 구도의 자유로움 등에서 일말의 불안감을 지울 수는 없었습니다. 이제 초반의 힘이 빠지며 작화에서 부족함이 가장 크게 드러나는데 마치 제 3국들의 웹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하네요. 작품의 주체는 중국이고 제작에는 일본이 백분 참여하고 있지만 다양한 부분에서는 전 세계에 하청이 들어가고 있으니 특정 나라를 지칭하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의 단순한 디테일의 애니메이팅이 노골적이네요. 캐릭터들의 매력에서 큰 힘이 발휘돼 지금까지 게임이 인양됐다고 해도 ..
감상 작품의 수가 확 줄어든 이 시점에서 이상하게도 평소보다 이세계물의 비중은 크게 늘었습니다. 거기에 대부분이 코미디 장르라는 것이 나쁘지 않네요. 이를테면 이번 분기에서는 '저, 능력치는 평균으로 해달라고 말했잖아요!'와 약칭 '신중용사'가 있겠네요. 게다가 셋 다 떨어지는 퀄리티는 아니어서 우연이 겹칩니다. 그 중에서도 '창단! 짐승의 길'은 괜찮은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특정 퀄리티를 집어서 말하지 않은 이유가 애니메이션 외적이나 내적이나 둘 다 가장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작품의 직접적인 평가 기준이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인기작인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 약칭 코노스바의 작가가 스토리 작가로 참여하고 있어서 은근 상통하는 기대감이 있기도 합니다. 코노스바도 무거운 이야..
사실 분기 시작 때부터 보려고 마음은 먹고 있었습니다만, 제목도 그렇고 분기 중에 이세계물의 존재감이 수두룩한 점도 그렇고 곧바로 손이 가질 않았었죠. 예전에는 탑승한 작품은 무조건 엔딩까지 함께 한다는 의무감 아닌 의무감 있었는데 세상의 풍파를 체험하며 조금씩 그 기세를 줄여왔습니다. 그리고 해당 애니메이션도 뒤늦게 보기 시작 하며 금방 보기를 그만두지 않을까 싶었었죠. 하지만 해당 분기 이세계 물 중에서 손꼽을 정도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제는 따로 언급할 필요도 없이 이 세계 판타지의 유행을 지나 이 판타지를 비트는 것 마저 더 없을 클리셰가 된 지금 해당 작품도 그런 풍조를 만연히 두르고 있습니다. 게다가 퀄리티만 따놓고 봐도 다른 이세계 물에 비해서 두드러지는 점은 찾기 힘들다고 할 수 있겠죠..
이전 작품들을 보아 오면서 느껴왔던 통일감이 이제는 완성감으로 느껴지는 듯했습니다. 한국인에게도 인지도가 어느 정도 있는 일본인 애니메이션 크리에이터 중에서도 현대 일본을 가장 감각적으로 전해주는 감독입니다. 동시에 이런 사실감을 동양의 사상 혹은 심지와 잘 융합해내어 일본의 애니메이션의 현주소을 가장 뚜렷이 알리죠. 일본의 사상, 색채, 사회, 사람, 예술, 전통 모든 걸 가장 효과적이고 크리티컬 하게 전해주지 않나 싶네요. 이번 작품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 작품 중에서 가장 관객 친화적 애니메이션인 듯합니다. 작가주의적 의식과 복잡한 장치들은 최대한 완만하게 펴져서 일본의 동화를 펴냈었죠. 이런 심지들과 맞물린 일본을 표현한 작화라든가 여러 삽입곡들이 말 그대로 종합예술이라 할 수 있겠네요. 종종 보여..
옛날 투니버스에서 심야 직전 틀어주던 애니메이션의 정취가 느껴지는 감성입니다. 그때 많은 작품들을 접했던 건 아니지만 밤중에 채널을 돌리다 보면 나오는 애니메이션들은 이런 분위기였던 기분이 듭니다. 그때 수입돼서 방영되던 작품들을 떠올려 보면 결코 평범한 작품들은 아니었죠. 소재가 기상천외함은 물론 개그의 코드가 엽기적일 때도 많았습니다. 악마에 입문한 이루마 군, 다짜고짜 마계로 팔려와 점점 악마들의 정점에 서게 되는 모습이 마치 그때의 코드와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네요. 작화의 색감과 형성하는 분위기도 꽤나 아기자기한 면이 있어서 그때의 생각을 더욱 불러일으킵니다. 감독이나 제작사 그리고 방영하는 곳을 볼 때 연령층이 높거나 깊은 이야기를 다루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연령층을 가려서 볼 수 있게 만들..
판타지 배경을 무대로 하는 이번 분기 작품 중 퀄리티가 꽤나 괜찮네요. 거기에 장르가 코미디라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사실 이제는 한번 더 꼬았다고 말하면 멋 없을 정도로 이세계물엔 저마다의 개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죠. 그런 사이에서도 어느 정도 독보적인 차별성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가까이만 봐도 저번 분기의 전체공격 어머님이라던가 마왕님 리트라이가 있겠지만 그 사이에서도 전혀 뒤지지 않고 어떤 면에서는 앞서있는 듯 싶습니다. 주인공이 프로레슬러. 사실 이세계로 전이하는 방법도 다양하듯이 이세계로 떠난 직업군도 참 다양하죠. 사실 프로레슬러같은 직업군도 이미 이세계 씬에서는 드문 직업이 아닐겁니다. 따라서 여느 스러져간 짧은 연재의 만화들 처럼 가볍게 흘러가버릴 지도 모를 일이죠 다만 작가의 캐릭..
1화에 참 많은 것이 들어가있어서 좋네요. 감상 초반부와 마지막의 인상이 180도 달랐습니다. 바로 몰입하기 어려운 분위기의 대사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퀄리티가 받쳐주지 못하는 데에 밑도 끝도 없이 분위기만 잡는 작품인가라는 생각을 품었었죠. 다만 이런 생각은 여느 화려한 구도에만 눈이 익숙해진 데에서 온 착각이었습니다. 다시금 차근차근 인물의 묘사와 배경, 장면전환을 뜯어보니 정돈되고 깔끔함을 전해받을 수 있었네요. 게다가 선언하듯이 기저에 깔고 시작하려는 어둡고 입체적인 분위기가 마지막 절정 장면에서 시청자에게 까지 완전히 녹아들게 만들어 사로잡습니다. 사실상 인물의 전후 관계라던가 상황 등 많은 정보를 전해준 건 아니라 말할 수 있는 사실은 많지 않지만 단순히 보고 듣고 느낀 것만 옮기면 하나의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