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중후반부 정도 달려왔네요. 저급 음마와 셀러맨더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선은 진작에 넘었고 검열 등 여러 간섭에 수위가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하나의 관전 포인트로 삼고 있었는데 심하면 심해졌지 아직 풀이 꺾이지는 않았네요. 일부에서는 방송 금지 판정을 받았다는 소리도 들리고 한국에서는 상당부분 장면이 짤려나가는 등 수모를 겪고 있지만 꿋꿋합니다. 심지어 이번 화 초반부에 리뷰어스의 죽음을 암시하며 페이크를 가한 부분에서는 이런 결정들을 비꼬는 듯한 뉘앙스도 느껴졌네요. 저급 음마 에피소드는 작 중에서도 그렇게 녹진하게 다뤄지지 않아서 별 인상은 남지 않았습니다. 다만 셀러맨더 에피소드는 정발본으로 접했을 때도 범상치 않은 기상천외함을 느꼈는데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되니 몇 층은 더 심화되었..
캐릭터가 이전보다 더 익숙해진 탓인지는 몰라도 밴드들의 이야기가 더욱 효과적으로 마음에 들어옵니다. 1기에 비해 2기에서는 인물의 감정 흐름 보다는 전체적인 사건의 흐름에 대해서만 부각시켰기 때문에 조금 아쉬웠죠. 하지만 3기에 와서는 1기 때의 설램과 2기의 퀄리티가 상봉한 듯 합니다. 이야기에 전면으로 등장하는 밴드가 라스, 로젤리아, 팝핀파티 이 셋으로 좁혀진게 가장 크지 않았나 싶네요. 물론 프로젝트의 숙명인 만큼 갖가지 타 밴드 얼굴들이 틈만 나면 존재감을 어필하지만 뱅드림의 팬이라면 결코 신경쓰일 부분은 아니죠. 게다가 이야기의 흐름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고 있기도 합니다. 2기에서는 총 다섯 밴드가 모두 존재감을 갖고 주인공이 되었다면 이번에는 롯카와 포피파, 로젤리아가 주인공처럼 보이네요...
혹자는 전작의 향기가 너무 짙다고 평가하기도 하네요. 다만 전작의 향기가 짙다는 이유 자체는 평가의 요소일 뿐이지 결론을 도출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기를 얻었던 전작이 있고 그 위에 게임이 있고 그 게임을 바탕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이죠. 전작의 많은 업보를 겹겹히 업고 있는 거나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런 사이에서 오히려 구작 캐릭터까지 적절히 활용하며 독자적인 이야기를 성공적으로 풀어낸다는 이야기는 너무나 기대 이상의 모습입니다. 낯익은 평범함에 초반부 감상 때는 오히려 전작의 매력을 답습하기를 기대했으나 이제는 '마마마'의 요소를 이어받았을 뿐 독자적인 작품으로까지 여겨집니다. 시리즈이기 때문이겠지만 그런 부분에 국한된 단적인 모습이 아니라 마마마라는 장르를 흡수해 그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그..
'마마마'를 온전히 받아서 잇고있다는 느낌은 듭니다. 아직은 전작의 명성에 해를 가하지도 덕을 입히지도 않는 중도의 상황이네요. 퀄리티와 스토리는 몰입을 이끌어 내고 있고 캐릭터들도 개성있습니다. 다만 캐릭터들의 개성과는 별개로 각자의 관계 형성이라든지 전체적인 분위기가 일말의 가벼움을 포함하고는 있네요. 게임에 기반을 두고 있어서 그런지 이전 보다 캐릭터의 매력에 기대는 연출들도 많고 이전 작품에 비해 이야기에 몰입하기 보다는 캐릭터에 무게를 더 싣기도 합니다. 마마마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스토리로만 몰아쳤다면 마기아 레코드는 좀 더 2020년도에 맞게 개량된 느낌이네요. 조금 더 심화되면 자본주의의 논리까지 들먹일 참이지만 그런 노골적인 모습은 없습니다. 마마마가 커다란 인기를 구가했던 이유는 캐..
최근 화들 모습에서는 오히려 캡쳐 속의 인물인 사쿠라가 주인공인듯 보이네요. 청춘물에서는 성장을 주로 다루기 마련인데 그런 틀에 가장 부합한 에피소드를 가진 인물은 사쿠라가 가장 유력합니다. 소행성을 찾는 두 소꿉친구의 이야기가 전체적인 개요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저마다 부원들의 이야기가 워낙 무게가 실려서 이 둘의 작품이라고 보기 어려워지네요. 오히려 형식은 누구 하나가 지나치게 부각되지 않는 일상물의 형태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시작부터 회상 장면을 보여주며 둘만의 이야기를 시작했던 것 치고는 상당히 의외의 상황이죠. 하지만 인물마다의 무게가 고르게 분배된 만큼 오히려 작품이 다채롭게 보이기도 하네요. 원작은 아직 2권 정도의 분량밖에 가지고 있지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런 볼륨에 비해 작품 속에서 여..
1, 2화에서는 애니메이션 제작 이전에 필요한 것, 지금은 제작 돌입 후의 문제를 다루고 있네요. 이런 식의 흐름이면 1쿨 전부를 애니메이션의 제작 A to Z 로 구성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3화에서는 애니메이션의 구상과 콘티 작업 등을 다루고 있네요. 애니메이션의 완성까지 사이사이 디테일들을 진중하게 다루고 있어서 잘못된 인식으로 말 해버릴까봐 섣불리 언급하기가 어렵습니다. 3화까지 왔으니 3번이나 반복해서 말 할 필요 없이, 애니메이션 자체로써 충실한 표현들이 가득한 한 편이었습니다. 캐릭터가 나고 애니메이션이 났다든지 애니메이션이 나고 캐릭터가 났다든지 가릴 이유는 없지만 구도와 인물들의 움직임 자체로도 서로가 서로를 잘 살려주네요. 작품 중간에 미즈사키가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지 아니메(일본..
밝지 않은 내용의 마법소녀물들은 나름 유서가 깊은 마법소녀의 세계에서도 적지 않게 그려져 왔죠. 하지만 현대식으로 가장 세련되게 새로운 잔혹 동화를 써내었던 건 11년도 작품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라고 생각됩니다. 잊혀져 가던 어두운 장르의 마법소녀와 샤프트가 그려내는 몽환적인 세계와 더불어 그야말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엄청난 인기를 구사했죠. 당시 온 커뮤니티가 '마마마' 이야기로 가득했던 기억이 납니다. 흔히 이르기를 '꿈도 희망도 없다'라고 했죠. 우리 기억 속에 항상 밝은 존재로 각인되어 왔던 마법소녀라는 존재와 그 아래에 인간으로서 생동하는 갖은 드라마 그리고 이 모든 건 톱니바퀴가 맞물리는 과정일 뿐인 절대자의 시각 등 분홍색과 검정색의 심상이 끊임없이 엎치락 뒤치락 하며 만들어내는 갭들이..
예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학과 별로 사랑을 할 때의 특징'이란 농담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수학과가 고백을 할 때는 하트모양 그래프가 나오는 수식을 적어서 준다는 식이죠. 그런 상상을 과장한 데에 일본식 러브코미디를 결합시켰습니다. 다만 한국에도 이런 이과에 대한 과장된 상상을 담았던 작품이 하나 있었죠. 러브코미디라는 단적인 주제로 보기는 힘들지만 나름 진보된 주제를 담고 있었던 '공대생 너무만화'라는 작품이었는데요. 공학 계열 전공 학생에 대한 재미있는 상상에서는 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원작 자체가 이야기를 풀어 낼 때 어떤 힘을 갖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애니메이션으로 옮겨진 모습은 그다지 디테일한 모습은 아닙니다. 구도나 장면의 활용이 끊기거나 멈춰있는 모습이 많았고 평면적인 묘사에 그쳤습니다..
저번 화 부터 조금씩 놀라는 부분인데 성장에 대한 에피소드 들을 은근히 여운있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오히려 주인공 듀오는 개그나 환기를 담당하는 일이 많고 주변 사쿠라 선배나 먼로, 이노 선배의 이야기에 더욱 많은 시선이 쏠리네요. 게다가 차분한 화면과 소리의 연출로 사쿠라 선배에 진로에 대한 고민과 나아가 좋아하는 것, 해야하는 것에 대한 괴리의 고민을 진솔하게 풀어냅니다. 웃겨주는 부분에는 과장 없이 필요한 만큼만 깔끔하게 터뜨려 주고 의외로 많은 부분이 드라마에 할애되고 있네요. 동화공방식 일상 코미디물의 장점입니다. 흔히 어른들이 '놀땐 놀고 할땐 해야 성공한다'라고 하는데 그런 이상향 같은 말을 귀신같이 작품에 잘 반영해내곤 하죠. 게다가 언제나 만듦새가 수려해서 귀엽고 극화된 그림들에 비해 구..
정말 커다란 변화네요. 별을 찾는다는 명분 아래 펼쳐지는 깨소금 러브 코미디가 아닐까 싶었는데 정보에 질이나 인물의 진중함이 전혀 간단하지 않습니다. 이런 작품이었나라는 감상이 들 정도로 이전 화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네요. 여름 합숙이라길래 이전에 보여주었던 일상 파트들에서 더더욱 심화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오히려 주제가 전면으로 나서서 한 화를 전부 차지했습니다. 여러 박물관이나 일본 우주항공연구기구 등 합숙의 코스라는 이름 아래 정보의 양이나 이에 임하는 인물들의 마음이 물밀듯이 밀려왔습니다. '소행성을 발견할거야!', '지도를 만들 거야!'같은 생떼같은 목표가 한낱 억지가 아니라는 걸 이번 화에서 확인할 수 있었죠. 이로 인해 정말 다시한번 돌아보게 되네요. '사랑하는 소행성'이라는 주제에 비..
1기의 성공에 힘입은 탓인지 더욱 귀여워지고 다채로운 화면들로 돌아왔습니다. 원작은 접할 길이 없어서 에피소드의 흐름이 어떻게 되는 지는 알 수 없지만 새로운 캐릭터들도 다수 등장해서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만드네요. 1기에서는 여느 지역홍보 초단편 애니메이션이 그렇듯이 광기로 지역홍보를 한바탕 벌려놓고 기억속에서 사라지는 유형처럼 보였죠. 하지만 2기에서는 좀 더 지역홍보 뿐이 아닌 학원 일상물의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 지역 홍보에 대한 내용을 채워 넣느라 다소 호흡 타이밍이 빨랐던 1기에 비해 같은 3분 30초의 편성임에도 불구하고 훨씬 여유있어졌네요. 게다가 이런 여유를 바탕으로 캐릭터에 대한 매력도 다시금 조명되는 느낌입니다. 1기에서도 분위기로만 느꼈지만 캐릭터들의 디자인이 초단편 편성으로 스러..
지역 홍보성 내용들이 중간중간에 들어있지만 그렇게 큰 비율을 차지하지는 않습니다. 2기가 나올 사이에 한번 더 유루캠을 반추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재네요. 언급했다시피 심지어 본편보다 퀄리티가 더욱 좋기 때문에 작품에 대한 좋은 인상이 늘어만 갑니다. 예전에도 배경이나 인물 묘사가 나쁘지는 않았지만 묘사와 더불어 구도의 활용까지 더욱 밀도있어져서 한층 더 격조있게 변했네요. 3분 30초의 짧은 러닝타임 때문에 아쉽기는 하지만 그만큼 본편에 대한 기대감은 커져갑니다. 그나저나 제목은 '실내 캠핑'인데 아직 실내에서 별다른 행위는 하지 않고 있네요. 실내 캠핑보다는 스탬프 캠핑이 더욱 어울리는 모습입니다. 분명 이게 전부는 아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