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소녀 특수전 아스카 보지 않을래?, 어른이니까
- 애니메이션/애니메이션 추천
- 2019. 4. 5. 00:58
대 테러 특수전 마법소녀?
언제부턴가 친구, 동료와 함께 성장과 협동으로 꿈을 찾고 희망의 빛을 선사하던 마법소녀는 차즘 개인의 감정과 관계, 세계의 모순에 집중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손을 더 넓혀 지구 각지의 테러, 전쟁, 군사업무까지 손을 뻗기 시작했다. 그런 어두워진 마법소녀들의 현재들 중에서 가장 '어른 나름의 사정'을 가장 접목시키려 한 작품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이 작품은 2019년 1분기 방영된 작품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애니맥스 코리아에서 수입, 방영하였으며 스트리밍 서비스 라프텔에서도 서비스 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더빙 방영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다. 일본에서 연재되던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일본과 미국에서는 원작이 발매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발매되고 있지 않다. 애니메이션 제작은 '라이덴 필름'으로 나쁘지 않은 퀄리티로 괜찮은 재미의 애니메이션을 주로 제작해내던 제작사로 다른 말은 있기는 해도 모난 부분이 되거나 장점이 되거나 하는 특이사항까지는 되지 못하는 평이한 제작사다. 작년 방영작으로는 '하네배드', '기숙학교의 줄리엣 씨', '벨제붑 아가씨의 뜻대로' 정도가 있으며 완벽한 작품으로 남지는 않았지만 문제가 될 정도로 부족함은 없었던 작품으로 기억에 남는다. 각본으로는 후카미 마코토가 참여했으며 국내에 '우리 학교 암살부', '질주하는 사춘기의 파라블럼' 등의 정발 된 작품도 있는 라이트 노벨 작가이기도 하다. 특징으로는 한국인 캐릭터를 작품에 넣는 것과 꽤 수위가 있는 백합성을 작품에 녹여낸다는 것인데 이번 마법소녀 특수전 아스카에서도 그의 마수(?)는 어느 정도 뻗쳐있다.
수수께끼의 생물 명수왕(데스 비스트)의 침공으로 위기에 봉착한 인류는, 불가사의한 마법의 힘을 얻은 마법소녀들의 활약으로 구원받았다.
그리고 3년 후, 각자의 생활을 되찾은 그녀들에게, 일상을 깨트리는 새로운 사건이 일어난다. 인류의 구세주가 되어 '전설의 5명(매지컬 파이브)'이라 불리는 마법소녀들은, 운명에 농락당하면서도 필사적으로 지금을 살아간다….
-공식 홈페이지의 줄거리
마법소녀 아스카가 아닌 마법소녀 '특수전' 아스카. 두산백과에서 빌린 특수전이란 단어의 요약한 뜻은 '특별히 훈련된 요원에 의해서 수행되는 유격전·심리전 등이 포함된 정치·군사 및 준군사활동'이라고 하며 이를 포함한 임무를 수행하는 부대는 특수전부대로 특수장비와 특별히 훈련된 인원들로 구성이 되어 있다고 한다. 군사활동 살벌하다. 각종 커뮤니티 등지에서 유행하는 군필 여고생이라는 호칭에 한 치 부끄러움이 없는 등장인물들이다. 이 세계인 '지명계'의 침공을 받아 위기에 처한 인류는 마법을 다루는 정령계와 협력을 맺어 마법소녀를 탄생시키고 위기를 넘기는 데 성공한다. 이후 세계를 이미 한 번 구원한 그녀들의 정치 군사 활동에 참여하던 일상에서 지명계의 재침공을 받는 비일상으로 변해가며 각자의 생활, 이해관계 등을 고찰해나가는 동시에 다시 한번 세계를 지키기 위해 뭉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법소녀의 재결합이라는 소재는 이미 들음직한 그다지 새롭지 않은 듯한 인식이 들지만 기존과 새로운 점은 재결합되는 마법소녀들의 입장과 상황이다. 특수전이라는 현대 용어를 제목에 채택하고 있는 만큼 각자 국적이 다른 마법소녀들은 각국의 군대의 소속되어 나라 사이의 이해관계와 힘의 균형에 한 축으로 기능하는 존재들이며 이미 한번 거대한 전투를 치른 그녀들은 각자 정신의 상처도 품고 있다.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마법소녀가 아니라 이미 전후 경험으로 인한 PTSD를 저마다 치유해나가야 하는 어떻게 보면 치유 대상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의 여정과 목적을 향한 길은 온갖 이익과 비도덕적인 사건, 음모로 점철되어있다. 사실 마법소녀 장르의 분위기가 어두워지기 시작한 것은 꽤 진행된 현상이며 새로운 것으로 인식되는 시기는 지났다. 하지만 마법소녀 특수전 아스카는 어둡더라도 다른 마법소녀물들이 환상의 세계에서 머물며 그들만의 구원과 수복을 꿈꿨던 것과는 다르게 철저히 현실에 입각한 어찌 보면 현실의 더럽고 불편한 부분까지도 거침없이 내뱉고 있다는 것이 이전과 다른 점이다. 이런 그녀들의 입장과 행보는 '마법소녀'는 기존의 구실 좋은 틀일 뿐이고 마법소녀와 다른 새로운 기능을 하고 있는, 어쩌면 어벤저스의 히어로와 더 흡사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야기의 전체적인 구성을 떠나서 직접적인 재미에 대해 언급하자면 단연코 어두움에 있다. 기존의 머리 좀 굴려야 해석을 해봄직한 감정과 생각의 집합 수준의 어두움이 아닌 그저 생리적인 어두움에 입각하고 있다는 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요소인 동시에 마법소녀 특수전 아스카에 빠져들 수 있는 장점인 것이다. 앞서 특수전의 의미를 설명하고 줄거리 설명으로 어떠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지에 대한 대략적인 분위기를 느꼈을 것이다. 전쟁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물론 필자도 전쟁을 겪어본 일이 없고 원작자도 전쟁을 겪어본 적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서로 이해하고 있어도 언급은 피하는, 불편하기에 창작물에서도 흔히 다루지 않는 그런 수준에 조금이라도 미치는 참상에 대한 묘사를 작게나마 여과 없이 우리들에게 보여준다. 어떤 재미(?)와 묘사가 있는지 추후 시청할 때의 과제로 남겨두고 대략적인 심상만 전해보자면, 이 작품의 작화는 그렇게 뛰어나지 않은 덕에 잔혹성이 적절하게 균형이 맞춰졌다고 설명할 수 있다. 만약 흔히 생각되는 극장 장편 애니메이션의 수준으로 특정 장면들을 묘사했다면 이 애니메이션의 자리는 TV 심야 시간대도 아닌 OVA디스크 속 저장공간이 되었을 것이다.
잔혹함의 면으로만 접근했었지만 일본 애니메이션의 세간의 시선은 폭력성과 선정성이 있는데 마법소녀 특수전 아스카는 선정성의 측면에서도 아낌없는 묘사를 보여준다. 앞에서 먼저 밝힌 대로 각본가의 성향에 기인한 여성 등장인물끼리의 여러 농후한 감정과 사랑 묘사가 담겨 있다. 개연성과는 동떨어져 있지만 이 분위기 자체를 마법소녀 특수전 아스카라고 이해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사랑의 이유를 자세히 담아낸 캐릭터는 한 명에 불과하지만 사랑의 무거움은 다른 캐릭터들도 전혀 뒤지지 않았고 캐릭터의 사랑을 떠나서 그 사랑을 담아내는 성우의 현장 분위기가 걱정되는 순간까지 종종 있었다.
설명만 해서는 애니메이션의 매력이 적절히 전해지지 않는다. 아무리 불편한 묘사가 매력을 작용한다고 해도 평범한 사람의 시선으로는 그저 불쾌감만 들 뿐이지 않은가. 이런 생각이 들 와중에 소개할 어쩌면 가장 먼저 소개했어야 할 메인 캐릭터의 미모이다.
현 아니메 업계에 대해 비판하는 외모의 치중함을 필자는 부정할 생각도 없고 이 글이 단순한 외모 찬사를 속에 두고 늘어놓는 변명에 불과하다 해도 부정할 생각이 없다. 이 작품의 묘사에 있어서 불편한 면, 끔찍한 면을 다 참고 그것도 하나의 매력으로 승화시키는 요점은 바로 주인공 '오오토리이 아스카'에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메인 캐릭터의 비주얼은 매력적이다. 어디가 좋은지 설명하면 멋없으니 첨부한 몇 장의 캡쳐로 한 번 느껴보길 바란다.
세계의 구세주인 '매지컬 파이브' 중 한 사람으로 침착하고 과묵한 성격인 그녀는 애니메이션에서 소개되는 바와 같이 많은 아픔과 정신적 피해를 지니고 있다. 그런 상태인 그녀가 새로운 고등학교로 전학 와서 벌어지는 새로운 만남과 교류, 그리고 상상하기 힘들었던 여고생 같은 면모에서 보이는 이야기의 가능성은 그녀가 난관을 헤쳐나가는 것을 지켜보며 응원하게 되는 원동력이 되고 그것이 작품을 끝까지 달리게 만드는 요인중 하나가 된다.
이런 어두운 작풍일수록 하나하나의 실없는 개그가 시청자에게는 단비처럼 느껴진다. 개그 자체가 어두운 경우도 많지만 더더욱 어두운 스토리에서 잠깐씩 시청자와 이야기를 재정비시켜주는 웃음은 실로 각본가의 센스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마법소녀 특수전 아스카만의 잔혹성과 선정성에 기대어 선사하는 개그는 한편으로 어이없기도 하면서 귀여운 면이 돋보여 새로운 웃음을, 평소에서는 느낄 수 없는 방향의 웃음을 선사해준다. 이를 포함해 '이 상황에서 이 캐릭터가 할 듯한 말'등이 상황마다 재치있게 녹아져 있어 여러 상황을 아우르는 개그를 포함해 일상 장면에서도 여러 캐릭터가 자아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작품 특성상 불안한 장면이 많이 포진되어있어도 이를 완화시켜주는 각본가의 완급조절이 뛰어난 듯한 감상을 여러번 받을 수 있었다. 다크 판타지의 흔하게 보이는 작은 행복 정도가 아닌 상황을 반전시키는 정도의 개그와 상황으로 이루어져 확실하게 시청자들을 환기시킴으로써 보기 시작한 시청자들을 알게 모르게 진정시키며 끝까지 시청하려는 마음을 유지하게 만드는 장치일지도 모르겠다.
깊은 심리와 극적 장치를 이용한 생각거리를 던져주지도 않고 전투씬이 많지만 필요한 정도의 긴박감만 조성한 채 전투씬 자체로 가치를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더욱 진행되면 증가되는 잔혹함에 무뎌질 정도로 제한이 없는 전개, 잘 통일되지 않는 작화 등으로 애니메이션의 완성도 자체에서 우러나는 감동과 깊은 여운을 시청자에게 안겨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런 위태위태한 선정성과 폭력성을 심야 애니메이션의 특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면 이런 미모의 여고생들이 벌이는 어두운 센스의 전쟁과 개그를 목격하며 그 특권을 최대한으로 만끽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란 생각에는 다른 추호의 말도 필요 없을 것이다. 마법소녀라는 존재 자체에 매력을 느끼고 마법소녀라는 장르로서의 접근으로써 변화의 현시점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는 애니메이션 팬이라면 한 번쯤 초반부라도 접해보는 것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그저 캡쳐에 현혹되어 보기 시작해도 후회는 없을 것이다.
여기에는 어른같은 어두움이 잔뜩 있으니까.
'애니메이션 > 애니메이션 추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실 나는 보지않을래?, 잊고 지냈던 로컬라이징의 즐거움 (0) | 2019.05.06 |
---|---|
완본 에반게리온 해독, 에바가 나에게 오다 (0) | 2019.05.03 |
황야의 코토부키 비행대 보지 않을래?, 서부극의 맛 (0) | 2019.04.06 |
한국상륙 '논논비요리 : 베케이션' A to Z (0) | 2019.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