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모퉁이 마족 5&6&7화, 빛의 여고생 어둠의 여고생

그저 단순한 개그 만화 정도의 기대감을 품게 했던 초반부와 달리

중반부부터는 상당히 진한 이야기 또한 전해줍니다.

초반부에는 가볍고 장난스러운 에피소드가 대부분이었는데

료코의 선물을 함께 사러 나가서 카메라를 골라줄 때

새로운 종류의 간섭과 관계가 장면부터 순간 감동의 코드가 확 드러나네요.

 

가볍고 유쾌하게 볼 수 있어서 그래도 이번 분기 중 개인적으로 손꼽는 작품 중 하나였지만

둘의 관계와 유대가 깊어질 수록 그런 차원의 작품 호감을 뛰어넘어 훨씬 더 마음속 깊이 어필되네요.

 

초반에는 과연 이야기가 진전 되기는 할까라고 생각했지만

중반부에 장난스럽지만 묵묵히 나아가는 이야기의 진중함이 놀랍게 느껴집니다.

인물에 빠져들어 사소한 장치라도 깊게 공감하게 된 상황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만큼 인물 자체도 매력적으로 그려냈다고 볼 수 있겠죠.

어떻게 보면 평이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지만

샤미코를 놀리는 재치있는 상황에 더해 찹쌀떡이란 소재로 은근하게 아픔을 드러내는 모습에서

장치 자체의 세련됨도 돋보입니다.

 

사실 인물의 대사와 행동을 보면 여느 양산형 4컷 만화 같은 구도가 종종 느껴지긴 합니다.

다만 그 속에서도 작품의 매력을 인양하는 요소는 캐릭터들의 매력도 크게 한 몫하고 있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면 갈수록 입체적으로 재편성되는 모모와 샤미코의 관계 또한 작품의 재미를 더하죠.

 

따라서 자연스럽게 인물 자체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보통 이런 코미디 애니메이션은 이야기가 진중해질수록 반동이 일기 마련인데

오히려 자연스럽게 빠져들고 싶은 마음밖에 들지 않습니다.

 

흔히 여러 작품을 접하면 현실과 가까운 감각의 작품일수록

생각과 작용이 많이 일어나 오히려 몰입하기 힘들어지는 반면

길모퉁이 마족은 현실에서 상당히 멀어져 있으므로 온 마음으로 감상하게 되네요.

뿔과 꼬리가 난 마족 여고생, 고산지대용 덤프트럭 타이어들 들수 있는 마법소녀 여고생 등

현실에서 가장 떨어져 있기에 현실의 끈 따위는 버리고 온전히 이야기에 신경을 쏟을 수 있겠죠.

 

그밖에 이야기 외적인 면으로는

샤미코의 친절로 인한 뜻밖의 봉인 해제와 그 때문에 유발된 여러 상황들도

몹시 자연스럽고 올바른 수순으로 느껴져 그저 즐겁습니다.

틈틈이 이완을 시켜주는 장면임에도 그 사이에 일어나는 샤미코와 모모의 관계 재정립은

또한 시청자의 마음을 조아지게 만드네요.

 

뜻밖에 봉인 해제로 마력의 이동이 일어나자 

새로운 협력관계로 이전과는 또 다른 재미있는 코미디와 이야기들이 보여서

마치 기름을 새로 채운 자동차 같기도 합니다.

 

부족한 동화의 연출 등이 눈에 띄긴 하지만

그런 부족함을 상회하는 유쾌함으로 작품을 칠합니다.

개인적으로 여러 장르중 이런 모에물을 가장 즐기는 바

여느 애니메이션과 비교해 봐도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 느껴지네요.

 

마치 익숙함 속에서 끊임없이 발견하는 새로움과 같습니다.

코미디물에 그럴게 뭐가 있겠나 싶겠지만

매 화 그런 진주가 새로이 느껴져 은근한 감동이 차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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