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는 올해 이내의 작품을 넘어 여태껏 접한 애니메이션을 전부 꼽았을 때도 카쿠시고토는 열 손가락 안에 꼽고 싶습니다. 어느 한 부분이 화려한 애니메이션은 아니죠. 방대한 세계를 치밀하게 담아내고 있다든가, 화려하고 개성있는 액션들이 있다든가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와 딸이라는 테두리만 보면 상투적으로 보이는 주제를 개성있는 감동과 코미디로 밀도있게 담아내었습니다. 매 화 매 장면이 원작자의 코드 그리고 연출부의 재치있는 방법으로 비교적 잔잔한 내용을 담고 있는 작품일지라도 한 순간도 지루하지 않게 해주네요. 이렇게 좋은 옷걸이에 잘 맞는 색감의 옷이 입혀진 느낌 또한 작품의 장점 중 하나일 겁니다. 일각에서는 작화에 대한 투자가 많이 이루어지지 않은 작품이라고 하지만..
'만화가인 직업을 숨기고 싶어하는 싱글 대디의 육아 고군분투기'라고 간단하게 줄일 수는 있겠지만 이런 레퍼런스의 이야기가 너댓개는 함께 진행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다채로운 이야기가 들어있습니다. 간단하게 표현해보자면 '메이저 만화 잡지에 한물간 개그 만화로 위태한 연재를 이어가고 있는 만화가의 나날' 혹은 '딸바보 싱글 대디의 좌충우돌 러브 코미디' 등등 여러개의 플랫이 확실한 재미와 존재감을 가지고 이야기에 섞여 들어있습니다. 게다가 이 하나하나가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라는 중심 이야기에 맞닿아 중요한 요소로 작동하기도 하면서 대주제를 흐리지 않는다는 디테일도 있습니다. 전반부 감상이라 해놓고 싱숭맹숭하게 작품에 대한 나열만 잔뜩 늘어놓은 듯 하네요. 하지만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올해가 넘어갈..
아빠와 딸의 이야기, 여유로워 보이는 분위기의 키 비주얼도 그렇고 차분한 육아 드라마정도가 아닐까 추측되었죠. 하지만 탬포나 이야기가 상상과는 정 반대였습니다. 이야기 전반에 개그들이 적극적으로 침투해대서 여느 코미디 장르 애니메이션과 비슷한 인상까지 전해줍니다. 사실 분류만 놓고 봐도 일상 코미디의 한 부류라고 볼 수 있기도 하고요. 대부분의 전개는 만화가의 일상을 다방면으로 접근해 풀어내는 개그가 많습니다. 이런 주재는 장편을 넘어 만화가의 단편이나 외전으로도 자주 채용되고는 하죠. 하지만 이런 장르의 특성과 매력을 지닌 동시에 아빠와 딸의 잔잔하고 감동적인 드라마도 밀도 있게 들어있습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차별점이 아닐까 싶네요. 기본적으로는 차분한 묘사 위에 딸과 아버지가 담백한 애정을 나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