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이유 없이 눈가가 촉촉해지네요. 울보 주인공보다 보고 있는 스스로가 눈물 더 많이 짓게 되지 않나 싶습니다. 감동 코드를 유발하지도 않고 내용 자체가 무거운 건 더더욱 아니죠. 다만 감정과 속내를 털어놓는 장면에서는 별 꾸밈없이 단순하게 캐릭터들의 이야기만 차분히 풀어내는데 오히려 이런 코드에서 눈물샘이 무너지네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코드에 가장 크게 동요합니다. 거의 옴니버스 식으로 매 화가 진행되고 묶인 이야기로 진행되는 부분은 많지 않다고 볼 수 있죠. 미도리의 보드게임 디자인 이야기나 미키의 트라우마 극복 정도로 아직은 보이지만 이마저도 매 화 지배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진 않죠. 그때그때 등장하는 조연들 마다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며 항상 완결되는 구조가 인상 깊습니다. 보드게임이 주를 이루기..
주제도 주제지만 주제와 엮어서 드라마를 풀어내는 방식이 참 매력적입니다. 이번에 등장한 게임은 '잉카의 황금'으로 치킨 레이스 같은 성향을 가진 게임입니다. 이런 대담함을 필요로 하는 게임을 이용해 주인공이 왕따를 당했던 과거를 극복하는 모습을 소박하게 담아냈죠. 거기에 매 에피소드마다 등장하는 걸로 보이는 게스트들도 인물의 감정과 드라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며 각자의 재미를 자아냅니다. 사실 퀄리티랄것도 딱히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네요. 모여서 보드게임을 할 뿐인 전개에서 별다른 스펙터클을 찾기는 힘들죠. 게다가 매 화 등장하는 게임들도 실제 보드게임과 같은 것들인데 어쩌면 소재를 가장 올곧게 드러내는 애니메이션이 아닐까 하네요. 보드게임에는 별 다른 취미가 없긴 하지만 실존하는 소재로 이야..
은근히 치유력이 강한 애니메이션이었네요. 캠핑 애니메이션을 볼 때 받던 감각과 비슷합니다. 2화는 차분하게 보드게임(바퀴벌레 포커)을 즐기는 모습만 이어지곤 했죠. 다만 이 사이에 독백을 통해 인물의 감정이나 내면을 소담하게 풀어낸다거나 상대방에 대한 인상과 마음도 함께 전하면서 이야기 전체에 기분좋은 향기가 퍼지네요. 다른 복잡한 이야기가 난입할 틈 없이 모두가 마음을 통하며 게임을 즐긴다는 모습이 새롭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특히 아야에 대한 마음을 품고 있는 타노우에가 함께 게임을 진행하면서 아야에게 배려하는 플레이를 할 때에 나오는 담백한 표현들이 한껏 풋풋한 느낌을 더해줍니다. 연애물로써 풋풋한 느낌이 아닌 젊은 학생이라는 존재 자체에서 불어오는 풋풋함입니다. 타노우에군의 등장이 그저 보드게임..
소재가 시청자에게도 접근이 용이하고 취미 삼기 좋은 것이라면 작품의 인기에 힘입어 소재로 다뤄지는 취미들도 조금은 붐이 일기도 하죠. 그런 선례들이 이젠 적잖게 들리는 지라 오히려 작품의 가치를 소재에만 둔 듯한 작품이 보이기도 합니다. 다만 해당 작품은 소재의 여하 상관없이 찬찬히 등장인물의 이야기를 함께 들려줄 것 같네요. 제목에서도 떠올릴 수 있듯이 '보드게임'을 소재로 한 일상물입니다. 1화에서는 발단을 소개함과 동시에 주인공의 내면 묘사로 주로 이야기를 풀어갔는데 독백들이 꾸밈없어서 작품의 담백한 묘사와 더불어 매력이 배가되네요. 타인과의 관계가 서툰 주인공이 무진 밝은 타카야시키를 만나며 정처 없이 떠도는 '미아놀이'를 하며 서서히 마음을 여는 과정도 특별한 장치 없이 이들의 나이를 대변하기라..